경남 김해의 한 고등학교와 창녕의 중학교에서 남자 교사들이 여자화장실에 불법촬영카메라를 설치한 사건<지난 9일자 프레시안 보도>과 관련해 교육‧시민사회단체가 철저한 조사와 엄정한 처벌을 촉구하고 나섰다.
이들 현직 교사 2명은 불법촬영카메라를 설치한 혐의로 경찰에 검거됐으며, 김해 A 교사는 휴대전화 등에서 또 다른 불법촬영 영상물이 발견되고 이전 근무지에서도 같은 범행을 저지른 혐의와 증거도 확보돼 수사가 확대되고 있다.
해당 두 학교와 학생‧교직사회, 학부모 등 지역사회에서는 이번 사건이 현직 교사들이 고의적이고 악의적인 불법촬영을 한 사건이라는 데 큰 충격을 받은 모습이다.
경남교육청도 도내 모든 학교에 대한 조사를 실시하고 불법촬영카메라 탐지장비 확대보급 등 대책을 세우고 긴밀하게 대응하고 있다. 하지만, 보다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교육희망경남학부모회와 전교조경남지부 등 18개 시민사회‧교육 관련 단체가 참가한 경남교육연대는 15일 경남교육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철저한 조사와 처벌, 예방대책을 촉구했다.
우선, 경남교육청이 해당학교와 전임 학교까지 피해 여부에 대해 철저히 조사를 하고 해당 교사들에 대해 ‘일벌백계가 아닌 백벌백계’를 요구했다.
또 재발방지 약속만 하지 말고 구체적인 방지대책을 공개할 것과 피해자에 대한 보호조치를 비롯해 심리치료 등의 구체적인 대책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이어 형식적인 성교육 실시가 아니라 경남교육청 내 성인지 개선팀을 강화해 실질적인 성인지감수성 향상 교육을 실시할 것도 추가로 요구했다.
경남교육연대는 “학교마저 불법촬영을 이용한 성범죄로부터 안전하지 못하다는 데 분노와 당혹감을 감출 수 없다”며 “두 교사는 검거됐지만 피해자가 됐거나 됐을지도 모를 많은 교직원들과 학생들은 분노와 당혹감과 두려움과 불안에서 쉽게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도내 학교에 설치된 불법촬영카메라가 이번에 적발된 단 두 건뿐일 것이라고 단정짓기는 어렵다”며 “이번 사건에 대한 철저한 조사뿐만 아니라 처벌과 함께 장기적인 차원에서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입장을 밝혔다.
교육희망경남학부모회도 따로 성명서를 내고 두 교사에 대해서는 관용 없는 법의 집행과 처벌을 요구했다.
경남학부모회는 “이번 일을 계기로 더 이상은 학교현장에서 이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강력한 대책을 요구한다”며 “경남교육청에서 전수조사와 함께 사후대책을 내놓았지만 더욱 근본적이고 근원적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이어 “학교 내 불법촬영 점검단을 구성해 매일 화장실과 탈의실 등을 점검하고 입구에 폐쇄회로TV(CCTV) 설치를 비롯해 몰카 필름 상시 비치 등이 필요할 것”이라며 “불법촬영에 관한 대응과 더불어 교사와 학생들에게 불법촬영이 범죄임을 인식할 수 있는 성교육을 비롯해 성평등 교육을 실효성 있게 실시하기를 바란다”고 요구했다.
이들 단체는 기자회견 이후 박종훈 경남교육감과의 면담을 진행하고 이 같은 입장을 전달했다.
박종훈 교육감은 이 자리에서 성희롱 재발방지 조치 필요에 대하여 불관용의 원칙을 철저히 적용하고 있다는 점을 밝히고, 성인지감수성 교육 필요성에 대해서도 전적으로 동의한다는 뜻을 밝혔다.
경남교육청은 이와 관련해 보다 구체적인 대책과 실질적인 내용을 담은 입장을 오는 20일 공식 기자회견을 통해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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