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근 사면한 '40년 지기'이자 비선 참모인 로저 스톤이 노골적으로 트럼프에게 충성 맹세를 했다.
스톤은 13일(현지시간) <악시오스>와 인터뷰에서 "'스톤의 법칙'에 따라 법을 어기는 것만 제외하고 나의 후보자(트럼프)를 당선시키기 위해 필요한 무엇이든 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러시아 스캔들'로 40개월 징역형을 선고 받았던 스톤은 오는 14일 감옥에 수감될 예정이었지만, 트럼프는 10일 밤 대통령 권한으로 스톤을 감형해줬다. 스톤의 감형에 대해 <뉴욕타임스>(NYT) 등 현지 언론은 '워터게이트 사건'으로 하야한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과 비교하면서 "닉슨도 차마 넘지 못한 선을 트럼프가 넘었다"며 트럼프의 결정에 대해 강도 높게 비판했다.
지난 5월 또다른 측근인 마이클 플린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에 대해 법무부가 기소를 취하하도록 한 것에 이어 스톤까지 사면한 것은 오는 11월 대선에서 이들을 활용하기 위한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이에 대해 스톤은 자신의 입으로 인정한 셈이다. 스톤은 이번 대선에 대해 "매우 힘든 싸움이 될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 앞에는 유권자 사기와 나도 최근에 겪은 인터넷 검열, 기업들이 소유한 주류언론들이 주도하는 허위 보도 등 3가지 장애물이 있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스톤은 "그(트럼프 대통령)는 위대한 선거운동가이자 위대한 의사소통가"라면서 트럼프의 승리를 장담했다.
스톤, 트럼프 재선 확신..."나보다 경험 많은 사람이 없다"
스톤은 "나는 그 누구보다 선거에 대해 잘 안다"며 "나보다 대통령 선거 캠페인 경험이 많은 사람을 알고 있느냐"고 자신감을 표했다. 닉슨 전 대통령의 열렬한 지지자인 스톤은 닉슨이 당선된 1968년 대선 때부터 선거 참모로 일해왔다.
스톤은 '워터게이트 사건' 때 연루된 닉슨의 최연소 참모였다는 것을 매우 자랑스러워할 정도로 이기기 위해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
특히 올해 대선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한 팬데믹 상황에서 치러진다는 점에서 사상 초유의 일들이 벌어질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특히 상당수의 유권자들이 '우편투표'를 통해 선거에 참여할 것이 예상되면서 일찌감치 투표 결과를 둘러싼 트럼프와 조 바이든 전 부통령(민주당 대선 후보) 사이의 치열한 논쟁이 예고돼 있다.
스톤은 최종 승자가 뒤바뀐 2000년 대선에서도 선거 막판에 '물밑 작업'을 하는 역할을 하기도 했다. 당시 공화당의 조지 W. 부시와 민주당의 앨 고어가 맞붙었는데, 고어가 단순 투표에서 54만 표나 앞섰지만, 선거인단 선거에서 단 1표차로 패배하는 일이 발생했다. 고어 측에서 개표기 문제로 수만표가 개표되지 않았다는 문제가 지적되면서 재검표를 요구했고, 플로리다주에서 재검표가 실시될 예정이었다. 당시 스톤은 부시 지지자들을 조직해서 개표 장소에 난입하는 난동을 벌인 배후 세력이기도 하다. 이처럼 논란이 격렬해지고 물리적 충돌 양상까지 우려되자 고어가 패배를 인정했고, 부시는 최종 승자가 됐다.
여느 때보다 선거가 끝난 뒤 길고 복잡한 개표 과정이 예고된 이번 대선에서 스톤처럼 물불을 가리지 않고 각종 권모술수에 능한 참모는 현재 코로나19 사태로 열세를 면하지 못하고 있는 트럼프 입장에서 꼭 필요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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