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백선엽 장군(예비역 육군 대장)의 안장과 관련해 정치권을 중심으로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국방부는 안장 장소를 국립대전현충원으로 결정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13일 문홍식 국방부 부대변인은 미래통합당을 비롯해 (사)육군협회 등에서 백 장군을 대전현충원이 아닌 서울현충원으로 모셔야 한다는 주장을 하고 있는 것에 대한 국방부의 입장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국가보훈처가 유가족과 협의를 통해서 국립대전현충원으로 안장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서울 현충원은 국방부가 관할하고 있고 대전 현충원은 보훈처의 소관인 만큼 국방부가 안장 장소에 대한 의견을 낼 필요가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문 부대변인은 "서울 현충원이 만장된 상태였기 때문에 보훈처에서 (유족과) 그렇게 협의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서울 현충원의 장군 묘역의 경우 1996년 이미 공간이 다 차버린 상태라 추가적인 안장이 불가능하다는 것이 국방부의 설명이다. 지난 2013년 별세한 채명신 장군의 경우 서울 현충원에 안장됐으나, '파월(베트남전 파병) 장병과 함께 묻히고 싶다'는 고인의 유언에 따라 장군 묘역이 아닌 사병 묘역에 안장된 바 있다.
이같은 상황속에 미래통합당을 비롯해 군 관련 단체에서는 백 장군을 서울 현충원에 안장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백 장군의 유족인 백남혁 씨는 12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아버지도 그렇고 가족도 그렇고 대전현충원에 안장된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었다"며 "아버지도 생전 대전현충원 안장에 만족했다"고 밝혔다.
백 씨는 "서울이나 대전이나 다 대한민국 땅이고 둘 다 현충원이다. 아버지가 지난해 건강했을 때 이미 대전에 안장되는 것으로 마음을 먹었다"며 유족이 서울 현충원 안장을 요구하고 있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 "명백히 아니다"라고 손사래를 쳤다.
그는 "아버지는 국가에서 하라는 대로 하는 분이다. 만약 지금 서울 가라고 하면 아버지는 '어떻게 된 거야'라고 할 분"이라며 "물론 가족들은 안장 논란에 대해 각자의 입장을 다 이해한다"고 말했다.
한편 12일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는 백 장군의 안장과 관련해 본인의 페이스북 계정에 "백 장군을 동작동 국립 현충원에 모시지 못한다면, 이게 나라인가"라며 서울 현충원 안장을 주장하고 있다.
반면 백 장군이 해방 이전 일제 만주군 간도특설대에서 복무한 이력으로 '친일 논란'이 있는 만큼, 현충원 안장 자체를 금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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