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지역 자치단체 공무원들이 민원인들에게 폭행당하는 사건이 잇따라 벌어지자 경찰이 엄정대응과 단호한 사법처리 방침을 밝히고 나섰다.
공공서비스 업무를 저해하는 사범에 대해서는 무관용 원칙을 적용하고, 흉기를 이용하거나 상습 또는 누적 범행의 경우 ‘폭력사범 삼진 아웃제’를 적용해 구속수사를 원칙으로 하겠다는 것이다.
잇따르는 공무원 폭행
지난 6월 2일 창원시 마산합포구청 사회복지과에서 민원인이 50대 여성 공무원에게 주먹을 휘두르는 등 폭력을 행사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긴급생계지원금 문제로 항의하던 40대 남성에게 폭행당한 여성 공무원은 뒤로 넘어지며 그 자리에서 실신한 뒤 머리를 다쳐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하지만 CCTV를 통해 확인된 당시 영상에서 이 남성은 태연하게 아이스크림을 먹고 있었고, 이 장면이 고스란히 공개되면서 비난이 빗발쳤다.
김해에서는 시청 공무원과 모 신문사 간부가 폭행 시비에 휘말리는 사건이 벌어지기도 했다. 결국 전국공무원노동조합 김해시지부가 지난 22일 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철저한 수사와 엄정처벌, 재발방지 대책을 요구하고 나서기까지 했다.
논란이 된 당시 상황은 지난 10일 김해시 주촌면 선지마을에서 열렸던 주민간담회 자리에서 발생했다. 주민과 건축주 사이에서 나무를 옮겨 심는 분쟁이 벌여졌고, 이를 조율하는 과정에서 한 공무원이 모 신문사 간부와 주민으로부터 폭언과 폭행을 당했다는 것이다.
거제시청에서도 50대 여성 공무원이 30대 남성 민원인에게 폭행을 당하는 일이 벌어졌다. 이 민원인은 지난 11일 공무원이 체납에 따른 차량번호판 영치예고문을 차량에 부착하는 과정에서 보닛에 흠집이 생겼다며 보상을 요구했고, 15일 시청 세무과를 찾아 고함을 지르며 심하게 항의하던 중 갑자기 여성 공무원에게 폭행을 행사했다.
이 민원인은 세무과를 찾기 전 민원실로 전화를 걸어 해당 공무원을 ‘죽이겠다’ ‘가만히 두지 않겠다’ 등 협박을 한 사실도 알려졌다.
경찰 “단호하게 사법처리”
경남경찰청에 따르면 최근 3년간 경남지역에서 발생한 공무집행방해사범 처리 현황을 보면 지난 2018년 751명을 검거했고, 2019년 763명에 이어 올해에는 6월 현재까지 312명으로 집계됐다. 전국적으로는 지난해의 경우 3만8,000여건에 달하고 전년도에 비해 10%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경찰은 공무원에 대한 폭행과 폭언 등이 공무원 사회의 사기를 떨어뜨리고 사회 전체의 안전을 약화시키는 중대한 불법행위인 만큼 단호하게 사법처리를 하겠다는 입장이다.
공무를 수행 중인 공무원의 멱살을 잡거나 주먹을 휘두르는 등 직접적인 폭력을 행사하면 처벌할 수 있는 최대한의 법 규정에 따라 엄중하게 처벌할 방침이다.
집행유예 이상의 전과가 포함된 3년 이내 2회 이상 폭력전과자가 다시 폭력범죄를 저지를 경우 구속수사를 원칙으로 하는 ‘폭력사범 삼진 아웃제’도 공무원 폭행 사건에 적용해 시행한다.
술에 취한 채 관공서에서 몹시 거친 말과 행동으로 소란을 피우거나 공무를 방해할 경우 ‘관공서 주취소란죄’를 적용해 처벌할 방침이다. 현행 경범죄처벌법상 ‘관공서 주취소란죄’를 적용하면 60만 원 이하의 벌금 규정에 따라 현행범 체포가 가능하다. 처벌 규정이 50만 원 이하에 해당하는 행위는 현행범 체포가 불가하다.
경남경찰청은 “정당한 공무활동을 위축시켜 국민들에게 돌아갈 기본적 권익을 침해하는 공공서비스 저해사범에 대해서는 엄정하게 대응할 방침”이라며 “특히 폭행과 난동뿐만 아니라 폭언과 성희롱 등 악성 민원인의 불법행위에 대해서도 수사 역량을 집중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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