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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턴의 폭로 "트럼프, 시진핑에 선거 도와달라 간곡히 부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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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턴의 폭로 "트럼프, 시진핑에 선거 도와달라 간곡히 부탁"

존 볼턴, 회고록 통해 폭로...백악관, 출판 막으려 소송 안간힘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17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작년 중국 시진핑 주석에게 2020년 대선에서 이길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직접 요청했다고 주장하고 나서 논란이 예상된다.

볼턴 전 보좌관(이하 직함 생략)은 오는 23일 출간 예정인 신간 <그것이 일어난 방: 백악관 회고록>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해 6월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시진핑 주석에게 자신이 대선에게 이기게 해달라고 간곡히 부탁했다고 밝혔다. 이같은 내용은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이날 책 내용의 일부를 보도하면서 알려졌다.

볼턴 "트럼프, 안보의 전 분야에서 개인과 국가를 혼동...폼페이오도 대북외교에 비관적"

볼턴은 "두 정상이 만난 자리에서 트럼프는 오는 2020년 선거로 대화를 놀랍게 전환했다"며 "선거 결과에서 농민의 중요성을 언급하고 중국의 콩과 밀 구매를 늘리겠다고 밝히면서 대선 결과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고 밝혔다. 볼턴은 트럼프의 이같은 발언은 정부가 공개 여부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빠지게 됐다고 주장했다.

볼턴은 "트럼프가 시진핑과 나눈 대화에는 미국의 국익에 대한 내용 뿐 아니라 자신의 정치적 이익도 반영됐다"며 "트럼프는 무역 문제뿐만 아니라 안보의 전 분야에서 개인과 국가를 혼동했다"고 비판했다.

지난해 하반기를 떠들썩하게 했던 '우크라이나 스캔들'에 이전에 이미 트럼프가 중국 정부도 미국 대선에 끌어들이려 했다는 주장은 적잖은 논란이 예상된다. 트럼프는 지난해 7월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전화 통화에서 자신의 정치적 경쟁자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 부자에 대한 수사를 요청한 사실이 드러나 권력 남용 등으로 하원에서 탄핵 소추안이 통과되기도 했다. 하지만 올해 1월 여당인 공화당이 다수인 상원의 탄핵재판에서 해임 결정이 내려지는 것은 면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트럼프가 외국 정부를 미국 대선에 끌어들이려 했다는 사실은 탄핵 과정에서 확인됐다. 트럼프가 중국 정부를 상대로도 똑같은 행위를 했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권력 남용 논란이 다시 불거질 가능성도 크다. 특히 그 대상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트럼프 정부가 노골적으로 압박하고 있는 중국이라는 점에서 그를 더욱 곤혹스럽게 만들 수도 있다. 앞서 볼턴은 탄핵 사태의 빌미가 된 '우크라이나 스캔들' 때도 상원 탄핵재판의 증인으로 거론됐으나 공화당의 반대로 성사되지는 않았다.

한편, 볼턴은 회고록에서 트럼프의 대북 정상외교에 대해 강도높게 비판했다. 그는 트럼프가 북한의 김정은이나 러시아의 푸틴 등에게 외교적으로 추파를 던지는 것에 대해 경솔하고 바보 같았다며 트럼프가 나쁜 거래를 하는 것을 막으려고 노력했다고 밝혔다. 그는 2018년 트럼프가 김정은과 정상회담을 할 때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자신에게 트럼프가 "허풍쟁이"라고 비하하는 쪽지를 전했으며, 한달 정도 뒤에도 폼페이오는 트럼프의 대북외교에 대해 "성공할 확률이 제로"라고 말했다고 폭로했다.

백악관, 회고록 출간 막아달라며 소송 제기

백악관은 16일 워싱턴DC 연방법원에 이처럼 폭발적인 내용이 담긴 볼턴의 회고록의 출간을 막기 위해 소송을 제기했다.

WSJ에 따르면, 백악관은 법무부와 법무장관실 명의로 제기된 소송에서 볼턴이 기밀 누설 금지와 관련해 고용 당시 계약을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도 15일 백악관에서 볼턴의 회고록 출간 계획에 대한 질문을 받고 "그가 책을 쓰고 책이 출간된다면 법을 어기는 것이다. 형사상 문제를 안게 되는 것이다. 그러길 바란다"고 경고했다.

하지만 볼턴의 변호사 찰스 쿠퍼는 볼턴이 기밀누설 금지 규정을 위반하지 않도록 지난 수개월간 전문가와 검토 작업을 했다고 반박했다. 그는 올해 4월27일 NSC의 한 관리가 원고에 대한 예비 검토를 마쳤다고 알려왔음에도 NSC가 출판에 대한 공식 승인 통보를 하지 않는 것은 정치적인 이유라고 주장했다.

▲존 볼턴 전 안보보좌관.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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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홍기혜

프레시안 편집·발행인. 2001년 공채 1기로 입사한 뒤 편집국장, 워싱턴 특파원 등을 역임했습니다. <삼성왕국의 게릴라들>, <한국의 워킹푸어>, <안철수를 생각한다>, <아이들 파는 나라>, <아노크라시> 등 책을 썼습니다. 국제엠네스티 언론상(2017년), 인권보도상(2018년), 대통령표창(2018년) 등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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