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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 왜, 어째서, 또 탁현민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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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 왜, 어째서, 또 탁현민인가?"

여성계 "탁현민을 향한 러브콜, 강간문화 재확인" 반발

탁현민 대통령 행사기획 자문위원이 청와대를 떠난 지 1년 4개월 만에 의전비서관으로 승진 복귀한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각계에서 반발 여론이 일고 있다.

젠더정치연구소 여세연(여성정치세력민주연대)은 27일 성명서를 내고 "'페미니스트 대통령이 되겠다'는 여성시민들과의 약속이 거짓말이 아니라면 '대체 왜 어째서 또 탁현민인가'라는 질문에 청와대는 그를 내정하지 않는 것으로 답해야 한다"고 밝혔다.

문재인 정부 출범 직후 청와대에 입성한 탁 자문위원은 과거 저서에서 여성을 대상화하는 표현을 쓴 사실이 알려져 입길에 올랐다. 그는 책에 '내 성적판타지는 임신한 선생님' '첫 성 경험, 좋아하는 애가 아니라서 어떤 짓을 해도 상관없었다' '친구가 나 오늘 누구랑 했다 그러면서 자랑을 하면, 다음 날 내가 그 여자애에게 가서 왜 나랑은 안해주는 거냐고 해서 첫 경험을 했다'고 썼다.

탁 자문위원은 자신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죄송하지만 어쩌라는 것인지 잘 모르겠다"고 말해 비난 여론을 더욱 키우기도 했다.

여세연은 "실존하는 강간문화에 거짓말로 일조한 탁현민이 권력의 최고정점인 청와대로부터 지속적으로 '러브 콜'을 받는 모습은 한국정치가 강간문화에 얼마나 관대하며 강간문화를 기초로 하는 남성연대가 얼마나 견고한지 지속적으로 확인시켜 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탁현민의 청와대 복귀는 성차별과 성폭력을 끝장내자는 여성들의 외침을 무시한 것이며, 강간문화에 일조한 사람이라도 남성권력의 지지와 신뢰를 받기만 하면 얼마든 공적인 영역에서 권력을 차지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문제적"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텔레그램 n번방 성착취에 가담한 자들을 강력하게 처벌하라는 문재인 대통령의 말은 무엇이었나"라며, "술자리 '농담', 단톡방 성희롱, 텔레그램 n번방 성착취는 현재에도 공기처럼 존재하며 여성의 일상을 위협하고 있으며 여전히 많은 여성들이 그 위협 속에서 생존을 걱정하며 살아가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일상을 살아가겠다는 여성들의 절규에 응답하는 것이 강간문화를 거짓말이라며 옹호한 개인을 공직에 두는 것이라면 이는 성폭력·성착취 문제해결의 의지 없음을 보여주는 동시에 여성을 남성과 동등한 시민이자 시민 주체로 인정하지 않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녹색당 또한 이날 "이번 인사로 우리 사회의 성평등은 또 몇 걸음 퇴보했다. 그들이 말하는 국민에 진정 여성의 자리는 없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비판 성명을 냈다.

녹색당은 "차마 다시 옮기기가 꺼려지는 그의 발언과 글들은, 여성을 도구화하고 모욕하며 성적대상으로 보는 삐뚤어지고 추한 성인식을 보여준다"며 "여성들의 모멸감은 괘념치 않으며 n번방은 뿌리 깊은 강간문화가 원인이라는 목소리에 아랑곳하지 않는 청와대의 의중이 읽힌다"고 했다.

이어 "인사 검증에 여성비하와 성차별은 왜 중요한 잣대가 되지 않는가"라며 "여성혐오의 이력이 있어도 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하는 청와대 비서관까지 되는 데 아무 문제가 없다는 선례가 남는 것이 과연 옳은가"라고 일갈했다.

아울러 "시대 흐름을 예민하고 읽어내는 유능한 공연기획자들이 무수히 많다"며 "특히 여성 예술가 중에 세련된 감각의 빼어난 기획자들이 상당하다. 탁현민을 천하제일의 인재로 아는 듯한 청와대의 낡은 심미안도 참으로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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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어리

매일 어리버리, 좌충우돌 성장기를 쓰는 씩씩한 기자입니다. 간첩 조작 사건의 유우성, 일본군 ‘위안부’ 여성, 외주 업체 PD, 소방 공무원, 세월호 유가족 등 다양한 취재원들과의 만남 속에서 저는 오늘도 좋은 기자, 좋은 어른이 되는 법을 배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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