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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정도, 탁현민도 등돌린 최강욱, 꼼수 정당서 국회 입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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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정도, 탁현민도 등돌린 최강욱, 꼼수 정당서 국회 입성

'부동산 투기 의혹' 김의겸은 또다시 낙마

청와대를 떠나 열린민주당에서 비례대표 선거에 출마한 최강욱·김의겸 두 사람의 희비가 엇갈렸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아들에게 허위 인턴활동 증명서를 발급한 혐의로 기소된 뒤 청와대에서 불명예 퇴직한 최강욱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은 금배지를 달았다. 열린민주당이 4.15 총선 비례대표 선거에서 3석을 확보하면서, 2순위에 배치됐던 최 전 비서관이 국회 입성에 성공한 것.

반면, 같은 당에서 4순위였던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은 당선권에 들지 못했다. 더불어민주당서 공천이 좌절된 뒤 당을 옮겨 재도전했지만 이마저도 실패하면서 사실상 정치적 재기는 힘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최강욱, '꼼수 선거'의 최고 수혜자로 등극

최 전 비서관은 지난 달 1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장문의 글을 올려 사퇴 의사를 밝혔다. 그는 “더이상 대통령님께 부담을 드리는 일이 없어야 한다 생각했다”며 검찰 기소로 인한 부담감을 토로했다. 기소 이후 계속된 거취 논란에도 굳건하게 버텨왔던 그가 돌연 사의를 표하자, 총선 출마를 위한 수순이란 분석이 흘러나왔다. 마침 사표를 낸 날이 4.15 총선 비례대표 출마자의 공직 사퇴 마지막날이었다. 대다수 언론이 그의 비례대표 출마를 점쳤다.

다만 그가 향한 곳은 문 대통령의 본진인 더불어민주당이 아닌 열린민주당이었다. 더불어민주당의 부름을 받지 못한 이들이 의기투합해 만든 비례당이다. 최 전 비서관은 여기서 당선권인 비례 후보 2번에 전진 배치됐다. “대통령님께 부담을 드리는 일이 없어야 한다”던 청와대 출신 인사의 돌출 행보에 더불어민주당은 물론 청와대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더불어민주당의 선거 전략을 총지휘했던 양정철 민주연구원장은 "무엇이 노무현 정신이고 문재인 정신이고 민주당 정신인지 좀 깊이 살펴보고 그런 선택을 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며 "참 안타깝다"고 비판했다.

청와대를 떠나기 직전까지 손발을 맞췄던 청와대 동료조차 난감해했다. 더불어민주당에서 험지인 광진을 선거에 출마한 고민정 전 청와대 대변인은 “아름다운 뒷모습을 보여주시면, 더 큰 박수도 받으실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간곡한 당부와 부탁을 드린다”고 호소했다. 탁현민 대통령행사기획자문위원도 "자신들의 당선을 위해 대통령을 가져다 쓰는 것은 충정이 아니“라며 "대통령을 이용하지 말라"고 말했다.

최 전 비서관은 이러한 비판에도 아랑곳 않았다. '조국 수호', '윤석열 심판'을 내걸고 극렬 지지층의 표심을 자극한 열린민주당은 비례대표 개표 결과 3석을 확보했다. 그리고 비례 후보 2번이었던 최 비서관은 누구보다 손쉽게 당선권을 따냈다. 공직선거법 개정으로 인한 혼란을 틈타 꼼수가 판쳤던 21대 총선의 최대 수혜자가 아닐 수 없다.

▲열린민주당 비례 후보로 나선 최강욱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 결과는 당선과 낙선, 둘의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렸다. ⓒ연합뉴스

김의겸, 불명예-불운의 아이콘으로

똑같이 꼼수 선거를 치렀지만, 결과는 달랐다. 최 전 비서관이 배지를 획득한 것과 달리, 김 전 대변인은 끝끝내 운이 따르지 않았다. 더불어민주당에서 공천이 좌절된 후 열린민주당을 통해 재등판해 '역전(歷戰)의 용사'를 꿈꿨지만, 그 꿈은 한 끗 차이로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

그의 운명은 그러나 스스로 자초한 것이었다. 김 전 대변인은 청와대 재직 시절 불거진 흑석동 상가 투기 의혹으로 더불어민주당 공천이 불투명해지자, 스스로 출마를 포기했다. 군산 지역구 당내 예비 후보 경쟁 상대였던 신영대 후보에 대한 지지 의사를 밝히는 등 '아름다운 뒷모습'을 남기는 듯했다.

그러나 그는 불출마 선언을 번복했다. 더불어민주당이 아닌 열린민주당으로 가 비례 후보로 이름을 올렸다. “문재인 정신이 무엇이냐”는 양정철 원장의 일갈, 고민정 전 대변인과 탁현민 위원의 비판은 최 전 비서관뿐 아니라 김 전 비서관을 향하는 것이기도 했다. 그러나 그는 꿋꿋하게 열린민주당의 후보로 비례 순번을 받았다.

김 전 대변인이 받아든 순번은 4번이었다. 당시 10%를 상회하는 여론조사 지지율을 감안하면 당선권이 유력해보였다. 그러나 실망스러운 행보의 끝은 당선 실패였다. 열린민주당의 꼼수는 김 전 대변인의 바로 앞 순번인 비례 후보 3번까지만 허용됐다.

21대 총선을 치르며 그는 명분도 잃고 실리도 잃었다. 그를 향한 여론은 매우 부정적이다. 현재로선 선거 과정에서 여권의 눈밖에 난 그가 정치를 재개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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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어리

매일 어리버리, 좌충우돌 성장기를 쓰는 씩씩한 기자입니다. 간첩 조작 사건의 유우성, 일본군 ‘위안부’ 여성, 외주 업체 PD, 소방 공무원, 세월호 유가족 등 다양한 취재원들과의 만남 속에서 저는 오늘도 좋은 기자, 좋은 어른이 되는 법을 배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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