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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에게 우리도 속고 국민도 속았다"

무기력한 민주당, 뒤통수 맞고 분풀이만

헌법재판소 창립 이래 처음으로 헌법재판관 선출안이 국회에서 부결되는 사상 초유의 일을 '눈 뜨고' 당한 민주통합당은 흉흉한 분위기다. 9일 본회의 도중 의원총회를 긴급 소집해 대응책 마련에 부심했지만 이틀 간의 본회의 보이콧 외에 뚜렷한 대응책을 내놓지 못했다.

비판은 양갈래로 모두 쏟아져 나오고 있다. 새누리당을 향한 것이 첫째고, 내줄 건 다 내주고도 조용환 헌법재판관 후보자 임명동의안 하나도 얻어내지 못한 원내 지도부에 대한 비판이 또 한 갈래다.

"박근혜와 새누리당, 본성이 수구·꼴통·보수임 스스로 드러냈다"

민주통합당은 조용환 임명동의안 부결 이후 예정됐던 대정부질문 중단을 요청하고 긴급 의총을 진행했다. 민주통합당은 '설마 했는데 완전히 당했다'는 분위기다.

김진표 원내대표는 "분노와 참담함에 가득한 심정을 가눌 길이 없다"며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과 새누리당은 그동안 개혁, 쇄신 운운하며 요란을 떨었지만 그 본성은 시대착오적인 냉전, 수구, 꼴통, 보수라는 것을 스스로 드러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도 김 원내대표는 허탈감을 감추지 못했다. 김 원내대표는 "한나라당이 의회주의를 신봉하는 정당이라면 최소한 야당 추천 몫의 헌법재판관은 존중해주리라 믿었다"고 토로했다.

특히 민주통합당은 지난해 손학규 대표 체제 하에서 양승태 대법원장 임명동의안을 먼저 처리해주는 댓가로 새누리당이 조용환 헌법재판관 후보자 임명동의안 처리를 약속해 놓고도 이를 지키지 않았다는 점을 부각시켰다.

박지원 최고위원은 "지금까지 우리 국회사에 야당이 약속을 파기한 적은 있어도 집권여당이 이렇게 파렴치한 행동을 한 적은 없다"고 맹비난했다. 박 최고위원은 "투쟁의 강도를 높여 새누리당의 파렴치함과 이명박 대통령을 꼭 빼닮은 박근혜 비대위원장의 치사한 정치 행태를 국민 앞에 고발하겠다"고 주장했다. 김재윤 의원도 "박근혜 위원장에게 민주통합당도 속았고 국민도 속았다"고 비판했다.

민주통합당은 의원총회에서 9일 정회된 본회의와 10일로 예정된 본회의를 모두 보이콧 하기로 했다. 김 원내대표는 "10일까지 본회의는 거부하고 다시 일정을 잡을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예정된 상임위는 양당 간사간 협의를 거쳐 그대로 진행하기로 했다. 전면 일정 거부에 들어가지 않은 것은 '보이콧'의 실리가 사실상 전무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18대 국회에서 처리할 수 있는 법안은 사실상 모두 끝났고 오히려 선거구 획정 등 총선을 앞두고 시급한 현안들이 있어 보이콧이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인 것.

"김진표, 내줄 때만 치밀하고 받아낼 때는 허술하기 짝이 없다"

민주통합당은 "야당의 존재를 부인하는 초유의 일이자 헌법과 민주주의를 파괴한 것"이라며 비난의 칼날을 박근혜 비대위원장을 향해 겨눴지만 내부 비판 목소리도 없지 않다. 일각에서 "역시 양승태 대법원장 임명동의안을 처리할 때 연계해서 통과 시켰어야 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9월 양승태 대법원장 후보자 임명 동의안이 국회를 통과할 때 민주당 일각에서는 조용환 헌법재판관 후보자 선출안과 동시 처리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었지만 손학규 당시 지도부는 입장을 바꿔 대법원장 임명동의안 통과에 협조했다.

당시 손학규 대표는 직접 본회의 의사진행 발언에 나서 당내 '반발' 기류 단속에 나서기도 했다. 손 대표는 임명동의안 처리에 협조하는 배경을 설명하면서 한나라당을 향해 "오늘 민주당이 큰 결정을 한 만큼 조속한 시일 내에 (조용환 헌법재판관 후보자 임명동의안을) 처리해 달라"고 호소했다.

양 대법원장 임명동의안에 대한 반대표는 17명에 불과했다. 그러나 5개월 뒤 가까스로 본회의장에 오른 조 후보자에 대한 반대표는 무려 129명이었다. '뒷통수를 맞았다'는 분노의 이면에서 원내지도부의 무능력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강금실 전 법무부 장관도 조용환 임명동의안 부결 이후 "국민에게 버림받은 새누리 정치인들에게 조용환을 먹이로 바치다니 민주당 정체성은 뭐냐"고 민주당 지도부의 무능력을 질타했다. 한 민주통합당 관계자는 "김진표 원내지도부는 내줄 때는 치밀하고 받아내야 할 때는 허술하기 짝이 없다"고 비판했다.

새누리당은 오히려 "동의안이 부결된 것은 민주당의 이탈표 때문"이라고 역공세에 나섰다. 이명규 원내 수석부대표는 "찬성 115명 중 40~60명이 새누리당 의원"이라며 "민주당 내 반란표가 생긴 것이 부결의 원인"이라고 큰소리쳤다.

이날 본회의에 참석한 민주통합당 소속 의원은 77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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