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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영 "호남 불출마…공천혁명 기폭제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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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영 "호남 불출마…공천혁명 기폭제 되겠다"

부산 출마 유력 검토, 호남 중진 '물갈이' 신호탄?

정동영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이 17일 "공천혁명의 기폭제가 되겠다"며 이번 총선에서 자신의 지역구인 전주 덕진 출마를 포기하겠다고 선언했다. 그 대신 검토하고 있는 곳은 한진중공업이 위치하고 있는 부산 영도나 한나라당의 초강세 지역인 서울 강남이다.

민주통합당에서는 이미 정장선, 장세환 의원이 19대 총선 불출마 의사를 밝혔고 김부겸 최고위원은 대구 출마를 선언한 바 있다. 그러나 이런 흐름은 현재까지 소수다. 일부 호남 중진들이 '호남 물갈이론'에 맞서 수도권 출마를 선언했으나 이들이 선택한 지역은 상대적으로 민주당세가 강한 곳이었다.

이런 분위기 속에 지난 15일 끝난 민주통합당의 대표 최고위원 경선 과정에서 일부 출마자들은 "대선 주자는 총선에 나오지 말거나 제일 어려운 지역구를 선택해 희생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같은 요구에 정동영 상임고문이 '격전지행(行)'을 선언하고 나선 것이다. 정 고문은 "60만 전주시민의 열망과 이번 전당대회에 참여한 80만 시민 선거인단의 요구가 다르지 않을 것"이라며 "그것은 바로 공천혁명"이라고 말했다.

"뼈이자 살이고 제 호흡"이라는 전주 버린 까닭은?

▲ 정동영 민주통합당 상임고문.ⓒ프레시안(최형락)
정동영 상임고문은 이날 전북도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대선에서 실패해 못난 모습으로 돌아왔을 때 '돌아온 탕아'를 품을 벌려 안아줬던 어머니의 품을 떠나 비장한 각오로 새 길을 떠나고자 한다"고 선언했다.

정 상임고문은 "모든 기득권을 내려놓고 역사와 시대가 요구하는 길로 떨쳐나서고자 한다"며 "새롭게 출범한 지도부가 시민의 바람을 실현하는 데 힘을 모을 것이며 무엇보다 총선에서 한나라당 완파를 위해 어떤 역할도 마다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전주 덕진은 정 고문이 정치를 시작한 곳이다. 지난 2007년 대선 패배 이후에 칩거하던 정 고문이 다시 중앙 정치로 돌아온 바탕도 전주 덕진이었다. 정 고문은 지난 2009년 4.29 재선거 때 당과 당시 정세균 대표의 거센 반대와 설득을 무릅쓰고 무소속으로 전주 덕진에서 출마해 당선됐다. "전주는 제 뼈이자 살이고 제 호흡"이라는 말은 이런 배경 때문이다.

그런 그가 전주 덕진을 포기한 것은 최근 제기되고 있는 호남 물갈이론과 중진의 희생 요구 때문으로 풀이된다. 호남의 다선 의원들에 대한 물갈이론에 덧붙여 4월 총선이 야권에 더 유리하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중진들의 사지 출마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끊이지 않고 있는 것.

김부겸 최고위원은 지도부 경선 과정에서 여러 차례 "당내 대선 후보군이 서울 강남 등 한나라당 강세지역에 출마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했었다. 특히 호남을 버리고 '수도권행'을 선택한 김효석 의원이 서울 강서을을 선택하면서 "사지로 가야 희생이다"라는 목소리가 힘을 얻었다.

이같은 요구에 화답한 정 고문의 '결단'으로 한명숙 지도부의 '공천혁명'도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민주통합당 한 관계자는 "더이상 호남 중진들이 버티기 어려운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고 말했다.

정 고문에 앞서 민주통합당의 또 다른 대선주자인 정세균 상임고문이 호남을 버리고 서울 종로에서 뛰고 있다. 지난해 4.27 재보궐 선거에서 경기도 분당에서 당선된 손학규 상임고문은 불출마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 영도行' 걸림돌은?…"당 지도부와 충분히 상의해 결정하겠다"

다만 정 고문은 아직 도전지를 확실히 정하지는 못했다. 한진중공업이 위치한 부산 영도와 대표적인 민주통합당의 불모지 서울 강남을 놓고 당 지도부 등과 충분히 상의해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정 고문이 마음에 두고 있는 곳은 부산 영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국회 상임위를 환경노동위원회로 옮긴 뒤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문제에 사활을 걸었던 만큼 영도에 대한 애착이 있는 것.

한 가지 걸림돌은 문재인 이사장 등 이미 부산에서 뛰고 있는 사람들의 경계 기류다. 내년 총선에서 부산 등 영남권이 들썩일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이미 부산에는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 문성근 최고위원, 김정길 전 장관, 김영춘 전 최고위원 등 친노 인사들이 결집해 '친노 영남 벨트'로 분위기 띄우기에 부심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문재인 이사장 측은 부산 승리를 발판으로 대권행에 날개를 달겠다는 구상인데, 역시 대권 도전 의지를 갖고 있는 정동영 고문의 등장이 반갑지 않은 것. 영도가 한진중공업이 위치한 노동자 밀집지역인 탓에 진보정당 등 외부의 '곱지 않은 시선'도 존재하지만 핵심 걸림돌은 당내에 있는 셈이다.

물론 반론도 만만치 않다. 한 민주통합당 관계자는 "부산이 들썩인다고 하지만 실제로 살아 돌아오는 이들은 소수일 것"이라며 "당선 가능성이 높지 않은 곳에 도전해 최전선에서 뛰겠다는 것을 경계하는 분위기는 옳지 않다"고 비판했다.

정 고문은 이런 탓에 "최종 출마지는 당 지도부 등과 충분히 상의해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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