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와 MBC가 6일로 예정된 민주통합당 대표 최고위원 경선 방송3사 합동 TV 토론회를 보이콧하는 방식으로 자사의 이익을 관철하려 한다는 사실이 5일 알려져 파문이 예상된다.
민주통합당은 "책임 있는 공영방송으로서의 본분을 망각한 행위"라며 맹비난했다.
민주통합당과 전국언론노조 KBS본부(KBS새노조)의 얘기를 종합하면, KBS와 MBC는 4일 갑작스럽게 당대표 경선 토론회를 중계하지 않기로 했다. 주관방송사인 KBS가 이를 먼저 통보했고 MBC도 같은 입장을 당에 전달했다. SBS는 양사와 맺은 협약으로 인해 중계가 어려운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통상 당 지도부 경선 때면 진행되던 방송 3사 합동 TV토론회가 무산될 위기에 처한 것이다.
전례가 없는 일이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KBS와 MBC는 표면적으로는 '회사사정상 중계가 어렵다'는 입장을 피력하고 있지만 당대표 경선이 시작되면서 바로 확정된 토론 일정을 방송 이틀 전 파투낸 이유로는 설명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진짜 목적에 대한 의혹이 쏟아지는 이유다. KBS새노조에 따르면 '이해할 수 없는 중계 취소'에 대해 KBS 고대영 보도본부장은 "민주통합당이 KBS를 인정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노조는 "민주통합당이 수신료 인상에 협조하지 않고 있으니 중계방송을 해줄 수 없다는 말"이라며 "MBC는 미디어렙법, KBS는 수신료 때문에 방송을 미끼로 야권을 압박하고 있다는 소문이 사실로 드러난 것"이라고 주장했다.
노조는 "최소한의 기계적 균형마저 자사의 이익을 위해 던져버리는 KBS를 사람들이 어떻게 볼 것인지 얼굴을 들고 다닐 수 없다"고 토로했다.
민주통합당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명의의 논평을 내고 "지금이라도 KBS와 MBC는 방송의 형평성을 준수하는 차원에서라도 민주통합당의 방송토론회가 원만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하는 것이 올바른 자세라고 보며, 다시 한번 토론회 중계를 추진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언론개혁시민연대도 논평을 내고 "자기가 소속된 방송사의 이해와 맞지 않다고 반드시 해야 할 보도를 하지 않겠다고 협박하는 것은 방송사이기를 포기한 행태이며 심하게 말하면 조폭 양아치 짓거리와 다를 게 하나도 없다"며 "국회에서 하는 일이 방송사의 이해와 맞지 않을 때마다 이런 일이 되풀이되지 말라는 보장이 어디에 있을지 대단히 우려스럽다"고 개탄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