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인민군 수뇌부를 모두 교체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북한이 비핵화 프로세스를 진행하기 위해 인적구성을 교체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정 전 장관은 4일 교통방송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이번에 인민무력부장이 된 노광철은 노동당 제2경제위원회 위원장이었다. 즉 군사 경제의 책임자였고 핵무기와 미사일을 만드는 데 총지휘자 역할을 했던 인물"이라고 말했다.
그는 "실무적으로 전문성을 가지고 있는 인물이기 때문에 비핵화를 빠른 속도로 할 수 있다. 본인이 직접 결론을 내서 김정은 위원장에게 (결재를) 받으면 되기 때문"이라며 "그러니까 빨리하기 위한 일종의 기술적인 조치라고 본다"고 분석했다.
앞서 지난 3일 일본 <아사히신문>은 북한 인민무력상이 박영식에서 노광철 노동당 제2경제위원장으로 교체됐으며, 리명수 총참모장의 경질설도 나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어 신문은 총정치국장이 김정각에서 평양시 당 위원장이었던 김수길로 교체된 것을 언급하며, 만약 인민무력상과 총참모장이 바뀌었다면 북한은 반년 사이에 군의 핵심 인사를 교체한 것이 된다고 설명했다.
총정치국장 교체와 관련해 정 전 장관은 "군부 내에서 비핵화 프로세스를 빨리 진행하는 것에 대한 비판적 시각이나 반론 등을 사전에 누르는 의미가 있다"면서 "이런 부분을 미국과 우리 쪽에서 제대로 읽어줘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편 북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남북미 정상회담 또는 종전선언이 연이어 이뤄질지 관심이 모아지는 가운데 정 전 장관은 중국과 북한이 어떤 입장을 보일지가 관건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중국이 이번에는 자기들이 빠지지만 평화협정에는 반드시 들어가야 한다는 식으로 조건을 걸고 양해가 되면 가능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정 전 장관은 미국이 중국을 배제하려는 것과 중국이 여기에 끼어들겠다는 것 모두 주도권 싸움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처음부터 미국이 주도하다가 나중에 끼어드는 것과 처음부터 함께하는 것은 이야기가 다르다. (북한의) 비핵화 이후 동북아 국제 질서를 두고 주도권 싸움이 시작이 된 것"이라고 말했다.
정 전 장관은 "이렇게 되면 북한이 결정해야 한다. 북한이 중국을 설득해서 이번에는 빠져주고 평화협정 협상할 때부터 분명히 우리가 당신들의 참여를 보장하겠다. 미국과 이번에 정상회담에서 그 문제를 결판내겠다는 식으로 가야 한다. 그렇지 않고 남북미 3자만 모여서 얘기하면 뒤가 개운치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남북미가 싱가포르에서 종전선언을 해야 비핵화의 속도가 날 것"이라며 "종전을 하고 나면 미북 간 불가침으로 넘어갈 수 있다. 그렇게 해서 북한의 비핵화 속도를 높이고 초기 단계에서 비핵화 행동을 끌어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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