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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들이 'MB 가계도' 다시 챙기는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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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들이 'MB 가계도' 다시 챙기는 까닭

[분석] 대통령 내외 친인척 비리 집중 탐구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급작스런 사망으로 국내 정치 현안이 모두 묻혀가는 듯한 분위기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대한 디도스 공격, 한나라당 비대위 출범, 민주통합당 당권 레이스 시작 등 굵직굵직한 현안들이 모두 물밑으로 가라앉았다.

하지만 미, 일, 중, 러 등 한반도 주변 4강이 북한의 안정적 권력승계를 사실상 추인하면서 일단 상황의 불안정성은 생각보다 크지 않다. 뒤집어 말하면, 28일 김정일 위원장의 장례를 기점으로 국내 정치 이슈들이 다시 터져나올 가능성이 높다는 말이다.

검찰은 지금도 이상득 의원실을 포함해 정치권 인사들에 대한 수사를 지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일 국방위원장 문제로 정신이 없는 청와대도 다른 '발등의 불'이 꺼진게 아니란 이야기다. 측근은 물론 친인척 비리가 봇물 터지고 있고 디도스 사태의 불똥까지 튀고 있기 때문이다.

▲ 지난 10.26 서울시장 재보선에 투표하는 이 대통령 내외, 이 때부터 여권 전체가 급전직하하는 모습이다ⓒ청와대

두 형과 여동생 그리고 1남 3녀의 근황은?

최근 청와대 출입기자들은 부쩍 대통령 가계도를 챙기고 있다. 이 대통령 당선 직후 보도됐던 가계도를 다시 찾아서 변동사항을 체크하는 모습들이 눈에 띈다. "검찰 출입 기자들이 챙겨달라더라"는 말이 뒤따른다.

이 대통령 직계 가족들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 다스에서 근무 중인 아들 시형 씨는 내곡동 파문과 관련해 야당으로부터 고발당한 상태다. 이 대통령 해외 순방시 동행 해 가끔 입길에 올랐던 세 딸 주연, 승연, 수연 씨는 전업주부다. 큰 사위인 이상주 씨는 검사 출신으로 삼성에 근무 중인데 최근 전무로 승진했다. 둘째 사위 최의근 씨는 서울대 병원 임상조교수로 부친 최윤식 서울대 의대 교수가 이 대통령 주치의를 맡고 있다. 사위 중 가장 말이 많은 인물은 셋째 사위인 조현범 한국타이어 사장이다. 조양래 한국타이어 회장의 아들이자 전경련 회장을 지낸 조석래 효성 회장의 조카인 조 사장은 재벌 3세들이 대거 가담한 주가조작에 동참한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은 바 있다.

이 대통령 일가 가운데 초지일관 가장 주목을 받아온 인물은 뭐니뭐니 해도 '만사형통'의 주인공 둘째 형 이상득 의원이다. 이 의원의 아들로 맥쿼리투자자문, 골드만삭스투자자문 등에 근무했던 지형 씨는 인천공항민영화 등과 관련해 구설에 오르내리다가 올 여름 싱가폴로 아예 거주지를 옮겼다. 이 의원 역시 SLS 이국철 회장의 폭로가 신빙성을 얻으면서 총선 불출마 를 선언했지만 이날엔 "의원실 여비서 계좌에서 SLS관련한 것 말고도 뭉칫돈 8억 원이 왔다갔다 한 사실이 발견됐다"는 보도까지 나왔다.

그 다음으로 언론과 일반의 관심을 모았던 인물은 이 대통령의 맏형 형 상은 씨와 지난 해 2월 사망한 막내 처남 김재정 씨다. 실소유주가 누구냐는 논란이 여전한 자동차 부품회사 다스의 동업자였던 두 사람은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 경선과 대통령 선거 기간 동안 뜨거운 감자였다. 이상은 씨의 사위 전종화 씨는 각종 주가조작, 불법적 기업 인수 합병 사건에 등장했다.

지난 1982년부터 1991년까지 전국 47곳에서 땅 68만 여 평의 땅을 사들여 그 땅의 실소유주가 누구냐는 의혹을 받았던 김재정 씨는 BBK건, 대우조선해양 남상태 사장 연임 로비 의혹에도 이름이 오르내렸다. 김재정 씨 사후 그의 딸은 강용석 의원의 처남과 혼인했다.

이 대통령의 막내 여동생 이윤진 씨는 중국 선양에 있는 생명길신학교 교장 직함으로 선교사 활동을 하면서 국내외 교회에서 간증을 하고 있다. 개신교계에선 알려진 인사지만 일반의 주목을 받진 않았다.

최근 주목받고 있는 처가 식구들

최근 비리 연루 의혹이 집중되는 쪽은 이 대통령 처가 일가들이다. 이 대통령의 세 처남과 처형은 이미 사망했다. 둘째, 셋째 처형과 손위 동서들이 생존해있다. 손위 둘째 동서인 황태섭 씨는 이 대통령이 서울 종로구에서 국회의원을 할 때부터 선거를 돕던 인물이다. 제일저축은행으로부터 최근까지 수억 원 대의 고문료를 받은 사실이 드러났다. 황 씨의 친동생은 대통령 일가임을 내세워 수차례 사기행각을 벌였다.

이 대통령의 또 다른 손위 동서 신기옥 대한적십자사 경북지사 회장은 경북고 총동문회 간부를 지내는 등 대구경북 지역에선 유명인사다. 지난 2008년 말 한상률 전 국세청장과 부적절한 식사 자리 참석으로 입길에 올랐던 신 회장은 2007년 대선 때 BBK 의혹을 폭로한 김경준씨의 '기획입국설'의 주요 근거였던 편지 조작의 배후로 의심 받고 있다.

이 대통령의 사촌 처형인 김옥희 씨는 지난 2008년 한나라당 공천 사기로 실형을 산 바 있다. 다른 사촌 처남인 김재홍 KT&G복지재단 이사장은 영업정지 된 제일저축은행으로부터 억대의 금품을 수수한 혐의로 구속됐다.

BBK 사건도 다시 재조명

이 대통령이 한나라당 대선 후보로 나섰던 시점부터 짚어보면 이상득 의원은 아예 논외로 치고, 초기엔 이상은 씨와 김재정 씨가 관심의 대상이었다. 이 대통령 취임 후에는 자녀들이 간혹 가쉽성 기사의 주인공이 된 것을 제외하면엔 재벌가 출신인 셋째 사위 조현범 한국타이어사장이 가장 언론에 자주 등장했다. 일가 중 첫 사법처리를 당한 사람은 사촌 처형 김옥희 씨였다. 현재 구치소 신세를 지고 있는 인물은 사촌 처남 김재홍 씨다.

게다가 편지 조작사건에 이어 정봉주 전 의원에 대한 대법원 판결일자가 22일로 확정되면서 BBK 이야기도 다시 관심을 받고 있다.

검찰이 칼끝을 들이대면서 지난 4년 동안 각종 '카더라'에 등장했던 대통령 일가들이 이처럼 재조명되고 있다. 대통령 당선 4주년을 넘긴 청와대의 살풍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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