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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발진 공화국' 대한민국…'국민 불복종'으로 시동 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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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발진 공화국' 대한민국…'국민 불복종'으로 시동 끄자"

[현장]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 2일 대규모 시국 미사

"지금의 대한민국은 '급발진 공화국'입니다. 이 광기어린 질주를 멈추는 길은 오로지 차의 열쇠를 빼는 것 밖에 없습니다." (김인국 신부)

천주교 사제들이 현 정부에 '국민 불복종'을 선언하고 나섰다. 지난달 28일 있었던 용산 참사 재판에서 철거민 9명이 중형을 선고받고, 연이어 29일 헌법재판소가 미디어 법 개정 효력 무효화 청구를 기각한 것을 놓고 "결국 국가 권력은 자본 권력의 용역일 뿐"이라며 성토하고 나선 것.

2일 오후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은 시청 앞 광장에서 '죽은 자들과 죽어가는 뭇 생명들을 위한 위령 미사'를 열고 현 정부에 대한 대규모 저항을 선언했다. 서울시청과 경찰은 '미신고 불법 집회'라며 광장 사용을 불허했지만, 미사는 시민 1000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당초 예정 시간보다 1시간 30분 늦은 오후 8시 30분께 시작됐다.

▲ 7시로 예정된 위령 미사가 시작하기도 전에 용산 범대위 회원들을 둘러싼 경찰. ⓒ프레시안

▲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이 2일 오후 서울광장에서 '죽은 자들과 죽어가는 뭇 생명들을 위한 위령 미사'를 열었다. ⓒ프레시안

이날 강론을 맡은 김인국 신부는 미사 시작 전부터 광장을 에워싼 경찰을 가리키며 "이제는 종교 의식인 미사조차 드리지 못하는 것이 대한민국의 현실이다. 어쩌다 이 지경까지 왔는지 모르겠다"고 입을 열었다.

김 신부는 이어 "지난 1월 22일 다섯 명의 무고한 이들이 목숨을 잃고, 300일이 다 되도록 냉동고에 갇혀 있는데도 누구 하나 미안하다고 하는 이가 없는 것이 이 땅의 현실"이라며 "얼마나 더 많은 사람이 죽어야 하는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종훈 신부는 "더 이상 유가족의 목소리를 들어달라고 정부에게 어떠한 호소도, 부탁도 하지 않겠다"며 "대한민국 정부는 이미 국민을 버린 정부"라고 성토했다.

"서울시·경찰·검찰·법원…국가 권력은 자본의 용역인가?"

이날 사제들은 4차 시국선언문을 통해 "지난주 용산 참사와 미디어 법, 두 건의 재판 결과는 이명박 정부가 민주주의 발전에 백해무익한 정치 집단이라는 점을 명백하게 증명했다"며 "악법도 법이라는 유신 독재와 위법도 법이라는 괴설이 부활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특히 용산 참사 재판을 두고 "공권력의 무리한 진압 작전으로 빚어진 용산 참사는 검찰과 법원이 합작한 부정한 판결로 일단락되었다"며 "용산구, 서울시, 경찰, 정부 여당, 그리고 검찰과 법원이 하나로 똘똘 뭉쳐서 재개발 건설사의 이익을 도모했다"고 강조했다.

사제단은 이어 "(용산 참사 재판은) 자본 권력의 이해에 맞서는 자는 누구나 이와 같은 최후를 맞을 것이라고 국가 기관이 공적으로 선고해버린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국민을 괴롭히고 특정 권력을 위해서만 복무하는 국가 형벌권이라면 그 위임을 철회하는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이날 1시간 30분간 경찰과의 대치 끝에 어렵게 성사된 위령 미사는 용산 참사 유가족들에 대한 격려의 박수를 끝으로 마무리됐다. 사제단은 "헌법재판소의 판결을 보며 비분강개 대신 명랑한 풍자로 대응하는 누리꾼의 태도는 시민들의 자신감과 활력이 여전함을 증명해 주었다"며 "새로운 국가 공동체를 준비하는 일에 다 같이 신명을 내자"고 마지막으로 호소했다.

한편, 남대문경찰서 측은 "서울시가 미사를 불허했고, 행사가 집회의 형태를 띠고 있다"며 몇 차례 해산을 요구했지만, 큰 충돌은 발생하지 않았다.

▲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1000여 명의 시민들이 사제단의 위령 미사에 함께했다. ⓒ프레시안

▲ 이날 서울광장에서는 1000여 명의 시민과 함께 수녀들 역시 촛불을 들었다. ⓒ프레시안

▲ 미사에 참석한 용산 참사 유가족들. ⓒ프레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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