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 부인 김윤옥 씨가 말했다. 어제 전방부대를 방문한 자리에서 "신경 안 쓴다"고 했다. "인터넷에서 뭐라 그러면 저는 무조건 패스다"라고 했다. "대통령이 하고자 하는 일이 국민에게 도움이 되고, 나라에 도움 되는 일이면 밀고 나가는 것이지 누가 욕한다고 신경 쓰면 아무 일도 못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바로 이것이다. 이명박 대통령이 불통인 이유는 그가 '선각자'이기 때문이다.
▲ 이명박 대통령 부부 ⓒ청와대 |
이명박 대통령은 '생이지지'한 인물이다. 국민의 목소리를 듣지 않아도 안다. "국민에게 도움이 되고 나라에 도움 되는 일"이 뭔지 훤히 알고 있다. 그런 점에서 이명박 대통령은 '선각자'다.
당연한 일이다. 이미 알고 있는데 뭣하러 듣겠는가. 더구나 그것이 어리석은 백성의 무지한 욕설이라면 더더욱 들을 이유가 없다. 힘만 빠진다. 괜히 병이 날테니까 말 그대로 '무조건 패스'다.
대통령은 국민이 뽑은 존재라고? 그러니까 국민 목소리에 귀 기울여 한다고? 웃기지 마라.
알지 않는가. 포퓰리즘이 극성을 부리는 시대다. 진정으로 "국민에게 도움이 되고, 나라에 도움 되는 일"은 어리석은 백성의 응석을 받아주는 게 아니다. 어리석은 백성의 무지함을 깨우치고 바른 길로 인도하는 게 진정으로 대통령이 가야 하는 길이다. 그래서 가뭄에 콩 나듯 마련한 TV토론 이름도 '국민과의 대화'가 아니라 '대통령과의 대화'라고 붙인 것이다. 라디오 연설을 하는 이유도 같다.
국민도 국민 나름이다. 건전한 상식과 선량한 마음을 갖고 있는 다수의 보통 국민 목소리라면 모른다. 하지만 인터넷에서 쏟아지는 목소리는 대개가 세상물정 어두운 어린 것들의 투정 섞인 비난이요, 감정 섞인 욕설이다. 이런 말을 굳이 들을 이유가 뭐란 말인가.
다른 사람은 둘째 치고 이명박 대통령을 믿고 따르던 한나라당마저 'MB노믹스' 폐기를 주장하고, 2030세대의 마음을 못 잡아 안달나지 않았느냐고? 괘념치 말라. 어차피 역사란 배신과 지조의 기록이다. 훗날 사가가 판단할 것이다. 임기 5년은 짧고 할 일은 많다.
대통령은 '봉황'이다. 동방 군자의 나라에 나서 사해 밖을 날아 물은 지주에서 마시고 깃은 약수에서 씻고 잠은 풍혈에서 자는 존재다. 백로조차 까마귀 노는 곳에 가지 않는 법이거늘 어찌 '봉황'이 저잣거리 욕설에 일일이 귀 기울이겠는가. 그래서 사해 밖을 난다. 태평양을 건너고, 인도양을 건너고, 대서양을 건너 지구촌을 누빈다. 경제영토를 확장하려면 1분1초가 아깝고, 한반도 남녘땅이 좁다.
봉황, 아니 하루에 구만 리를 나는 대붕의 기세로 일해도 모자랄 판에 어찌 저잣거리 민심에 갇혀 있겠는가. 이명박 대통령은 불통이 아니라 패스하는 것이다. 하루하루가 금쪽같기에 실용적 관점에서 패스하는 것이다. 병이 나서 일 못하면 국민과 나라의 불행이다. 그러니까 더이상 욕하지 마라. 참새가 어찌 봉황의 뜻을 알겠는가.
그나저나 청와대는 이 글도 '패스'하려나? 비록 인터넷에 올리는 글이긴 하지만 그래도 'MB어천가'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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