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 전체가 폭탄을 맞은 듯한 분위기에 이명박 대통령의 지지율도 급락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 대통령의 부인 김윤옥 여사도 편치 않은 심사를 드러냈다.
김 여사는 8일 연말을 맞이해 강원도 철원에 있는 전방 육군 3사단 22연대를 위문 방문했다. 김 여사는 장병들과 함께 식사를 하고 '소녀시대' 사인이 들어있는 브로마이드를 선물한 이후 환담을 가졌다.
이후 김 여사는 군인 아파트로 이동해 간부 부인들과 다과를 나눴다. 전방 군 부대의 열악한 환경, 내조의 중요성 등을 소재로 이야기를 나누다가 김 여사는 "남편은 가끔 칭찬도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김 여사는 "사실 대통령이라는 자리가 쉬운 자리는 아니다. 잘해도 욕먹고 못해도 욕먹고, 욕먹는 게 기본이잖냐"면서 "그래서 그런데 신경 안 쓴다"고 말했다.
그는 "대통령이 하고자 하는 일이 국민들에게 도움 되고, 나라에 도움 되는 일이면 밀고 나가는 거지 누가 욕한다고 뭐 신경 쓰면 아무 일 못하고, 매일 욕하는 것 신경 쓰면 내가 설 자리가 없어지기 때문에 인터넷에서 뭐라 그러면 저는 무조건 패스다"고 다소 직설적으로 말했다.
김 여사는 "(인터넷의 비판) 그거 들으면 괜히 병날 텐데. 그런 일도 있고"라면서 "이런 보람도 없이 어떻게 일을 유지하느냐 생각하니 이제 4년 지나 1년만 지나면 자유인이 돼가지고…"라고도 말했다. '퇴임 후'를 기다리는 듯한 이야기였던 것.
김 여사의 이 발언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특별한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니다"면서 "남편이 일을 잘 하도록 안에서 도와줘야 한다는 이야기를 쭉 하시다가 이런 이야기도 나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김 여사의 발언은 괴담, 비방 수준으로 국정 자체가 소신을 잃고 흔들려선 안 된다는 뜻"이라며 "인터넷 등에서 나오는 말에 귀를 닫겠다는 뜻이 아니다"고 말했다.
하지만 사촌오빠의 출국금지 등 좋잖은 소식이 자꾸 들리는 상황에서 김 여사의 이날 발언은 청와대 내부의 현재 분위기를 방증하는 것으로 보인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