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장 보궐선거가 있던 지난 10월 26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에 디도스 공격을 자행한 혐의로 구속된 최구식 한나라당 의원의 공모 비서와 공범 강모 씨에 대한 압수수색 과정에서 현직 국회의원의 명함이 나온 것으로 5일 알려졌다.
민주당 진상조사위원회 백원우 위원장은 이날 경찰청을 방문한 후 관련 브리핑을 갖고 "압수물품 목록 가운데 명함이 있었다는 제보를 받고 경찰에 물어봤더니 '확인해 줄 수 없다'고 했다"며 이같은 사실을 밝혔다.
"최구식 의원의 명함이었냐", "당시 나경원 캠프와 관련이 있는 의원이었냐"는 질문에 백 의원은 대답은 피했으나 "정황상 뻔한 것 아니냐"고 답했다.
공모 비서가 선거 당일 제3자와 20여 통의 통화를 했다는 의혹과 관련 이들은 경찰청을 방문한 자리에서 이 제3자의 실체와 사실 여부를 물었으나 경찰 측은 "확인해 주기 어렵다"고 답했다고 백 의원은 전했다.
"경찰 분위기, 최초 수사 브리핑 때와 달라져"
공모 비서와 강 씨의 '윗선'에 대한 의혹이 날로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강 씨가 월 300만 원을 들여 1억4100만 원 상당의 외제 승용차 벤츠 E클래스를 몰았던 사실도 확인됐다.
백원우 위원장은 "27세로 특별한 수입이 잡히지 않는 강 씨가 벤츠를 끌고 다닌 것만 보더라도 이 사람이 돈 되는 일은 무엇이든 다 했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며 "그런 사람이 서비스 차원에서 돈도 받지 않고 선관위 홈페이지에 디도스 공격을 했다는 말이 안 된다"고 말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경찰이 공 비서와 강 씨로부터 압수한 물품을 공개하라고 요구했지만 경찰 측은 이를 거부했다. 조현오 경찰청장은 "지위 고하와 이념을 가리지 않고 법과 원칙에 따라 공정하게 수사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이석현 민주당 의원은 경찰청 방문 후 가진 브리핑에서 "지난 2일과 경찰 측의 분위기가 많이 다른 것 같다"며 "대체로 마무리하고 봉합하려는 분위기로 읽혔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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