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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 한미 FTA 이어 예산안까지 날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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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 한미 FTA 이어 예산안까지 날치기?

민주 "예산안 단독심사 무의미…국회 파행 사과부터 하라"

새해 정부 예산안이 정기국회 막판을 시끄럽게 할 분위기다. 한나라당이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 예산안 심사를 자유선진당과 함께 강행하면서 민주당의 반발도 커지고 있다.

예결위 계수조정소위는 지난 1일 한나라당과 자유선진당 의원만 참석한 가운데 회의를 열었다가 민주당의 반발로 40분 만에 정회됐었다. 한나라당은 2일에도 다시 회의를 연다는 계획이다.

민주당 계수조정소위 소속 의원들은 2일 "한나라당의 예산안 단독심사는 무의미하다"고 비판했다.

강기정, 박기춘, 오제세, 주승용 민주당 의원은 기자회견을 갖고 "예산안은 처리기한보다 그 내용이 중요하며 야당을 배제한 심사는 의미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예산안은 여당과 정부의 당정협의를 통해 만들어지며 여당만의 예산안 단독심사는 자신들이 만든 예산을 자신들이 삭감, 증액하겠다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들은 "단독심사는 부실심사로 이어지고 결국 날치기로 가기 위한 수순 밟기에 다름 아니다"라며 "지금 한나라당이 할 일은 예산안 단독심사가 아니라 '날치기로 인해 빚어진 국회 파행'에 대해 사죄하고 국회 정상화를 위한 책임있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현재 민주당 등 야당은 한나라당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 날치기를 비판하며 국회 모든 일정을 전면 거부하고 있다. 한미 FTA 이전까지 원활하게 진행되던 예산안 심사도 덩달아 제동이 걸렸다.

민주당이 끝까지 예산안 심사에 참여하지 않을 경우 한나라당은 다시 한 번 예산안을 단독으로 강행처리할 가능성이 높다. 한나라당은 지난 3년 내내 민주당의 반대 속에 예산안을 날치기 처리 해 왔다.

한나라당은 한 달 새 두 차례 날치기라는 초유의 사태를 막기 위해 민주당의 복귀를 압박하고 있다. 황우여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이날 주요당직자회의에서 "오늘부터라도 예산국회를 정상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황 원내대표는 새해 예산안의 법정기한 내 처리가 사실상 무산된 데 대해 "국민 앞에 송구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황 원내대표는 "일하는 예산소위를 비난하거나 방해하는 민주당의 태도를 국민이 어떻게 볼지 두렵다"고 비판했다.

이주영 한나라당 정책위의장도 "민생 정책은 결국 예산으로 귀결되는데 민주당도 입마나 열면 민생을 외치며 잘 챙기겠다고 해오지 않았냐"면서 "대학 등록금, 한미 FTA 피해보전 대책 등을 알뜰히 챙겨봐야 하는 것 아니냐"고 '회유'에 나섰다.

민주당 내부는 복잡하다. 현재까지는 한미 FTA 무효화 투쟁에 전면적으로 나서고는 있으나, 내년 총선을 앞두고 복지 예산도 점검해야 하고 자신들의 지역구 예산 등을 챙기려면 예산국회 등원이 불가피한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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