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정몽준 대표는 2대 3으로 사실상 패배한 재보선 결과와 관련해 "국민들이 한나라당에 격려와 채찍을 동시에 줬다고 생각한다"고 자체평가 했다. 완전한 패배는 아니라는 것이지만 당직자들의 표정은 밝지 않았다.
정 대표는 양산 재선거 판세가 '승리' 쪽으로 기울자 선거 상황실을 다시 방문해 10여 분간을 더 지켜본 후 이같이 말했다. 박희태 후보의 승리가 결정되자 정 대표와 당직자들은 선거 상황판에 종이로 만든 국회의원 배지를 달았고 당직자들은 일제히 박수를 치며 텃밭 수성에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정 대표는 "후보들이 열심히 했고 선전했다. 더 겸손하게 국민의 뜻을 하늘처럼 받들겠다"고 말하며 짧은 기자회견을 마쳤지만 기자들의 질문이 이어지자 장광근 사무총장은 "더 이상 말씀하지 마시라"고 정 대표를 만류했다.
정 대표는 간간히 웃음을 지으며 여유로운 표정으로 일관했다. 일부 당직자들은 "고생했다"라고 목소리를 높이거나 박수를 크게 쳤다.
장 사무총장은 "만족할 수 없지만 나름대로 선전했다"고 말했다. 그는 "애초에 안정권인 강릉을 제외한 네 군데는 쉽지 않은 선거를 치를 수 밖에 없다고 예측했다"며 "양당 모두 3승을 목표로 내걸었지만 못미친 부분에 대해서는 아쉽다"고 말했다.
장 사무총장은 "역대 재보선 선거에서 여당이 한번도 승리한적 없는 선례에 비춰보면 두 곳의 승리는 대단한 의미를 갖는다"고 말하면서도 "아울러 (국민의) 균형, 견제라는 유익한 교훈을 얻었다. 겸허히 받아들이겠다"고 덧붙였다.
민주, 만세 삼창…"송인배, 그래도 잘했다"
후보 4명 가운데 3명이 당선된 직후인 오후 10시 40분 경 민주당 지도부와 당직자들은 일제히 만세 삼창을 부르며 환호성을 질렀다. 이후 민주당 지도부는 기대의 끈을 놓지 않고 송인배 후보를 응원하다가 석패가 확실시 되자 "그래도 잘했다"고 서로 격려했다.
이어 정세균 대표는 "신뢰를 보여주신 국민들게 감사드린다. 앞으로도 국민의 뜻을 잘 받들겠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우리는 원래 한 석에서 세 석으로 늘었고 내용적으로도 중부권과 수도권에서 모두 이겼다"면서 "양산도 내용적으로는 사실상 이긴 것이나 다름없다"고 승리를 선언했다.
정 대표는 이명박 대통령에게 세종시 원안 추진과 미디어법 철회 등을 요구해 이날 약진을 발판으로 청와대를 강하게 압박할 뜻을 분명히 했다.
우상호 대변인은 "이번 선거결과는 이명박 정권의 오만과 독주에 대한 통렬한 심판이다"면서 "또한 국민을 두려워할 줄 모르는 위정자에게 보내는 깨어있는 시민들의 경고이다"고 말했다.
우 대변인은 "비록 분에 넘치는 큰 선물을 주셨지만 이것이 현재 민주당이 모든 것을 잘하고 있어서 주신 사랑이 아니라는 것을 잘 깨닫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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