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40여 일 만에 북한을 전격적으로 다시 방문했다.
가시적인 목적은 북한에 억류된 미국인 3명을 데리고 귀국하는 것으로 관측되는 가운데, 폼페이오 장관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직접 만나 북미 정상회담 의제 등을 최종 조율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 사실을 알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억류 미국인들의 귀국 여부에 대해 "곧 알게 될 것이다. 만약 그들이 그렇게 한다면 그것은 엄청난 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폼페이오 장관도 방북길에 동행한 기자들에게 "우리는 17개월 동안 억류자들의 석방을 요구해왔다"며 "다시 그것에 대해 이야기 할 것이다. 만약 그들이 석방된다면 동의한다면 엄청난 일이 될 것"이라고 했다.
폼페이오 장관의 2차 방북으로 무산설까지 거론됐던 북미 정상회담은 다시 본궤도에 오를 전망이다.
그는 방북길에 트위터를 통해 "북한 지도자의 초청으로 #DPRK(북한)에 다시 가고 있다. 나는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의 성공적인 정상회담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정은 위원장의 '초청'에 의한 공개적인 방북인 만큼 순조로운 북미 정상회담을 위한 마지막 사전 조율을 암시한 대목으로 풀이된다.
폼페이오 장관은 기자들에게도 "그때(첫 방북) 이후부터 지금까지 정상회담 의제의 개략적인 내용들을 만들어왔다"며 "이번 방북에선 그 중의 몇 가지를 확정하고, 성공적인 북미 정상회담을 위한 틀을 마련하기를 희망한다"고 했다.
그가 첫 방북 때처럼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회동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폼페이오 장관은 김 위원장과의 직접 면담 여부에 대해 "모른다. 최고위급 지도자들과 만나게 될 것"이라며 "북한 정부를 대표해 우리에게 분명한 대답을 줄 수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만날 준비가 돼 있다"고 했다.
결국 폼페이오 장관이 평양에서 어떤 결과물을 얻어오느냐가 북미 정상회담의 성패를 가늠해볼 척도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가 북한 억류자들과 함께 귀국할 경우, 정상회담에 임하는 북한의 진지한 성의 표시가 될 수 있어 미국 조야에 팽배한 '북한 불신론'이 일정하게 누그러질 수도 있다. 여기에 정상회담 시기와 장소 발표가 함께 이뤄지면 북미 정상회담의 마지막 걸림돌도 사라지게 된다.
다만, 북미 정상회담의 의제를 둘러싼 신경전은 치열하게 지속될 전망이다. 폼페이오 장관은 "우리의 목표를 달성할 때까지 우리는 제재를 완화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우리는 잘게 세분화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그렇게 된다면 전 세계가 경제적 압박 완화를 강요받게 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김정은 위원장이 전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만나 '단계별·동시적 조치' 방침을 재차 분명히 한 데 대해 수용 불가 입장을 밝히며 미국이 요구하는 '일괄타결 식 해법'을 강조한 것이다.
그러면서 그는 "(단계적·동시적 해법은) 김정은이 원하는 결과로도, 트럼프 대통령이 요구하는 결과로도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는 과거에 걸었던 길을 답습하지 않을 것"이라고 분명히 했다.
그는 "나는 북미 간 안보관계에 있어 역사적이고 거대한 변화를 가져올 기회를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에게 제공할 수 있는 일련의 조건들을 만들어내길 희망한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말한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를 달성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어 그는 "이것이 미션이다. 오늘 이를 위한 조건들을 준비할 것이며 이 작업은 내일도 이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북미 정상회담의 시기와 장소에 관해선 여전히 말을 아끼면서도 발표가 임박했음을 시사했다.
그는 "최고위급 차원에서 날짜와 장소에 대한 약속이 이뤄져 있으며, 확정을 위해 노력하려고 한다"면서 "단지 (특정) 도시나 나라 차원이 아니라 (구체적으로) 어디냐에 대해 좀 더 알맹이를 채워나가려고 한다"고 했다.
청와대는 이날 "백악관(NSC)은 폼페이오 장관의 출발 시점에 맞춰 우리 정부(청와대 NSC)에 방북 사실을 알렸다"고 밝혔다.
청와대는 이날 "백악관(NSC)은 폼페이오 장관의 출발 시점에 맞춰 우리 정부(청와대 NSC)에 방북 사실을 알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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