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10.26 서울시장 보궐 선거의 마지막 변수가 되는 분위기다. 출마 의사를 밝혔다가 박원순 야권 단일후보에게 양보한 안 교수가 선거 초반에 이어 마지막에도 선거판을 뒤흔들지 주목된다.
그동안 안 교수에 대한 지원 요청을 자제해 왔던 박원순 후보는 22일 "내가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떨어지면 안 원장도 타격이 있을 것"이라며 적극적으로 안 교수의 지원을 요청하고 있다.
반면 나경원 한나라당 후보 측은 안 교수의 지원을 차단하기 위해 부심하고 있다. 나경원 선대위의 안형환 대변인은 "박원순 후보가 떨어지면 박원순 후보만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원순 "안철수와 나는 일심동체"
박원순 후보는 이날 한강 잠실기구에서 열린 서울공무원가족걷기대회에 참석해 "안철수 원장과 나는 일심동체"라고 말했다. '안 원장에게 지원을 요청할 것이냐'는 <연합뉴스>의 질문에 대한 답변이었다. 박원순 후보는 "안 원장도 (선거지원 여부를) 고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내가 떨어지면 안 원장도 타격이 있을 것"이라는 말이 논란이 되면서 관심이 집중되자 박원순 선대위는 다소 톤을 낮췄다.
박 후보는 "안 원장과 나는 처음부터 반한나라당이고, 우리 사회가 변하려면 박원순 같은 사람이 시장에 적절하다는 이야기를 했다"며 "그것으로 우리는 하나가 됐다는 의미"라고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박원순 선대위 송호창 대변인도 "안 원장이 이미 지지의 뜻을 표한 상태에서 안 원장과 박 후보가 같은 입장에 있다는 의미"라며 "지원을 요청하기는 힘들다"고 설명했다. 송호창 대변인은 23일에도 "(안철수 원장이) 언론의 집중 조명을 부담스러워하는 위치에 있기 때문에 우리가 그 부담을 더 무겁게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야권의 속내는 여전히 안 교수에게 여전히 기대고 있다. 원혜영 민주당 의원은 이날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글에서 "박원순 후보를 위해 나서달라는 것이 아니"라며 "박근혜 대표가 말하는 정치권, 정당 등을 향한 '정치의 위기'가 아니라 안철수 교수가 말하는 '리더의 부재, 공공의 위기'로 인한 '정치의 위기' 상황을 바꾸기 위해 나서달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전병헌 민주당 의원도 "안철수 교수의 참여가 지금 필요한 것은 박 후보의 승리가 불안해서가 아니"라며 "안 교수의 말처럼 거슬러 왔던 역사의 물꼬를 순리로 잡아가는 민심의 흐름에 함께하는 참여의 가치가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나경원 "안철수 나서면 본인에게 마이너스"…'효과 없다'는 자체 분석도
나경원 후보 측은 이런 분위기를 경계하고 있다. 안형환 대변인은 "자신의 상품을 팔 생각은 않고 남의 상품을 끝까지 '협찬'만 받으려고 한다"며 "차라리 안 교수 보고 서울시장에 나가라고 양보하지 왜 처음부터 자신이 하겠다고 욕심을 부렸는지 모르겠다"고 비난했다.
안 대변인은 이어 "안 교수를 다시 끌어 들여 자신의 권력욕을 만족시키는 도구로 이용하겠다는 것은 '돈 빌려주니까 이자까지 대주라는 것'처럼 뻔뻔한 짓"이라고 덧붙였다.
선대위의 정옥임 미디어본부장은 "박 후보는 이쯤에서 안 교수를 해방시켜줘야 한다"며 "순수한 안 교수에게 끝까지 족쇄를 채워 자신들과 똑같은 사람으로 만들겠다는 '물귀신 작전'을 이제는 버려야 한다"고 비판했다.
나경원 후보도 지난 18일 언론 인터뷰에서 "만약 안 원장이 나서면 박 후보에 대한 부정적 평가가 안 원장에게 전이돼 본인에게 굉장한 마이너스가 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나 후보는 "야권에서 (지원) 압박이 커 고민이 되겠지만 박 후보를 지원하는 것이 굉장히 부담스러울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나 후보 측에서는 "안 교수가 나서도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그러나 <한겨레>와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의 지난 15일 여론조사에서는 안 원장이 박 후보를 지지할 경우 박 후보를 지지하지 않던 응답자의 6.8%가 박 후보 지지로 옮길 의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었다. 전체 유권자로 환산하면 3.7%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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