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이용섭 대변인은 이날 오후 기자간담회를 통해 "이명박 대통령이 내일까지 책임 규명 방안을 분명하게 국민들에게 밝히지 않을 경우, 검찰 고발, 수사 의뢰 등 법적 절차에 들어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민주당 '내곡동MB사저 불법조성 진상조사특별위원회'는 오전에 회의를 열고 "특위에서 의원 및 법률 전문가의 의견을 수렴한 결과 청와대의 해명에 따르더라도 이명박 대통령 부부나 이시형 씨 중 한 당사자는 '부동산실권리자명의등기에관한법률' 위반 또는 편법 증여에 해당한다"며 고발의 필요성에 대해 설명했다.
특위는 "감정평가기관의 감정평가 결과를 보더라도 사저 구입비 일부를 예산에서 지원한 것이 확실한 것으로 밝혀졌다"며 임태희 비서실장, 김백준 총무비서관, 김인종 경호처장 및 경호처 소속 재무관도 형법상 배임 및 횡령 혐의로 고발할 수 있음을 밝혔다. 특히 배임과 관련해 이용섭 대변인은 "이시형 씨나 김윤옥 여사와 (청와대 경호처가) 사전에 협으했다면 공범 처벌도 가능하다"고 밝혔다.
내곡동 이주 계획 백지화 등 청와대의 조치와 관계 없이 야당은 이명박 대통령 아들에 대한 청와대의 불법 국고 지원 의혹, 이 대통령과 김윤옥 여사의 편법 증여 의혹 및 부동산 실명제 위반 의혹 등에 화력을 집중하고 있는 것. 앞서 민주당 원내지도부는 검찰 고발과 별도로 국정조사를 추진키로 했다.
▲ 미국을 방문한 이 대통령과 김윤옥 여사 ⓒAP=뉴시스 |
시민사회단체도 법적 대응을 검토하고 있다. 참여연대는 이날 내곡동 사저 부지를 찾아 기자회견을 열고 "사저 백지화로 끝낼 문제가 아니라 명백한 형사범죄인만큼 국회 국정조사를 통해 진실을 규명해야 한다"며 "국정조사 진행 상황을 지켜보고 시형 씨와 청와대 관계자들을 국고 횡령, 배임, 부동산실명제 위반 등의 혐의로 형사고발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참여연대는 "이 대통령의 사저 부지 구입 과정을 지켜보면 대통령과 청와대가 얼마나 권력을 사유화했는지 알 수 있다"며 "이 대통령이 아니라 장남인 이시형 씨 명의로 구입한 이유는 편법증여 또는 부동산 거래로 인한 재산증식과 같은 사적 이익을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참여연대는 관련해 "사저부지는 이 대통령이 서울시장 시절 그린벨트를 해제한 지역으로 보금자리주택 건립, 고속도로 개통 등 개발을 앞두고 있어 사저 부지를 구입해 시세 차익을 노리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고, "사저 부지 인근에는 (이명박 대통령의 형) 이상득 의원 땅도 있어 이는 개발이익을 사유화하려는 것이라는 의혹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이 자리에서 '여기는 범죄가 발생한 현장이니 각별한 주의를 바랄 것'이라는 문구를 적은 팻말을 들고 사진을 찍는 퍼포먼스도 벌였다.
퇴임후 내곡동 입주 계획을 백지화시킨 이 대통령이 이인종 경호처장을 사실상 경질하는 등 사태 수습에 나서고 있지만, 이미 매입이 끝나버린 상황이라 내곡동 땅 사건 관련 파동은 쉽게 사그러지지 않을 전망이다. 정무적인 수습이 안되는 상황인 것이다.
또 이 대통령이 이날 "본의 아니게 사저 문제로 많은 사람들에게 걱정을 끼치게 되어 대단히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말하면서 자신의 의지와 무관함을 강조했지만 <조선일보>가 이 대통령 부부와 경호처가 직접 협의했다고 보도하는 등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청와대와 한나라당이 '수렁'에 빠진 모양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