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동당, 박원순 선대위 불참 선언

"야권연대 정신에 부합하지 않는 선대위 구성, 수용하기 어려워"

민주노동당(대표 이정희)이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무소속) 선거대책위원회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10일 밝혔다. 민노당은 최규엽 후보가 야권 단일후보 경선에 참여했던만큼 당연히 공동선대위에도 참여할 것으로 예측됐지만 이를 거부한 것.

우위영 민주노동당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고 "민노당은 상호 존중과 호혜라는 야권연대 정신에 부합하지 않는 선대귀 구성을 수용하기 어렵다"며 "박원순 후보의 선대위원장 및 선대본부장 등은 맡지 않기로 최고위원회에서 결정했다"고 밝혔다.

우 대변인은 이어 "선대위 형식에 관계없이 '일하는 사람들의 선본'과 지역에서 박원순 후보의 당선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민주노동당의 갑작스런 결정에는 "박원순 선대위가 지나치게 민주당 중심으로 꾸려지고 있다"는 불만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민주노동당 관계자는 "손학규 대표와 이인영 최고위원 등이 선대위의 상임위원장, 상임본부장 등의 직책을 맡고 이정희 대표에게는 공동위원장 정도를 제안하는데 이는 연대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박영선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와 함께 단일화 경선에 참여했던 최규엽 민주노동당 후보도 선대위에서 어떤 직책도 맡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박원순 측 "전쟁 중에 자리싸움, 안타깝다"

박원순 선대위는 이르면 11일 공식 발족할 예정이다. 우상호 박원순 선대위 대변인은 이날 "워낙 참여하겠다는 '매머드급' 인사들이 많아 조율에 시간이 걸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민주노동당의 이같은 결정에 대해 우 대변인은 "안타깝다"고 말했다. 우 대변인은 "한나라당과 맞선 전쟁에서 총이든 칼이든 잡고 다같이 싸워야 하는 상황에서 자리싸움을 하는 것은 옳지 않다"며 "민주노동당이 오해하고 있는 부분이 있을 수도 있는만큼 최대한 함께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민노, 인제군수 단일화 불발로 강원 공동정부도 '파기'

민노당은 이에 앞서 지난 5일 인제군수 보궐선거 후보 단일화가 불발된 사유를 들어 민주당과의 강원도 공동지방정부 합의를 파기하기도 했다. 강원도 공동정부는 지난 4.27 강원도지사 보궐 선거 직후 구성돼 6개월을 채 넘지 못하고 파투난 것이다.

핵심 이유는 10.26 인제군수 보궐선거에서 민주당이 야권 단일화에 협조적이지 않다는 것이었다. 민주노동당은 박승흡 전 대변인을 인제군수 후보로 내놓았다. 민주노동당 관계자는 "지난 4.27 보궐선거에서 최문순 강원도지사 후보로의 단일화를 전제로 인제군수를 양보하기로 했었는데 민주당이 이제와서 '나몰라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정희 민주노동당 대표는 당시 "지켜지지 않는 약속, 깨어진 신의 위에서 더이상 연대의 마당을 만들 수 없다"며 "민주당이 펼칠 생각 없는 연대의 마당을 강원도에서 열어달라고 더이상 말 붙이지 않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