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무장관 내정자인 마이크 폼페이오 중앙정보국(CIA) 국장이 부활절 주말 기간인 지난 3월 말에서 4월 초 극비리에 북한을 방문해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만나고 돌아온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일간지 <워싱턴포스트>는 17일(이하 현지 시각) "폼페이오 CIA 국장이 부활절 주말 트럼프 대통령의 특사 자격으로 북한을 방문해 김정은을 만났다"며 "이 방문에 대해 직접적으로 알고 있는 두 명의 소식통을 통해 이를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폼페이오 국장이 방북한 부활절 주말은 3월 31일~4월 1일이었다. 이 시기는 김정은 위원장의 방중(3월 25~28일) 직후다.
신문은 이 소식통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신임이 가장 두터운 특사와 불량 국가의 권위주의적인 지도자 사이의 만남은 트럼프와 김정은이 북한의 핵무기 프로그램에 대해 협상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고 전했다.
폼페이오 국장이 실제로 김 위원장을 만났다면, 지난 2000년 매들린 올브라이트 전 국무장관이 방북해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을 만난 이래 북미 간 최고위급 회동이다.
신문은 이어 "폼페이오 국장이 북한에 다녀온 지 일주일이 지난 이후, 미국 정부 관료들은 김정은이 잠재적인 비핵화 협상에 기꺼이 나설 생각이 있다는 점을 직접적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며 폼페이오 국장이 김 위원장에게 이같은 대답을 들었음을 시사하기도 했다.
신문은 또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미북 양측은) 정상 회담을 앞두고 새로운 통신 채널을 열었으며, 미국 정부는 북한이 정상회담을 진지하게 여기고 있다고 믿고 있다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폼페이오 국장의 방북과 관련해 CIA는 공식적인 언급을 하지 않았다. 백악관 역시 이와 관련한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플로리다 마라라고에서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 가진 정상회담의 모두발언을 통해 "최고위급에서 북한과 직접 대화를 했다"고 밝힌 만큼 폼페이오 국장이 실제 방북했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또 지난 7일 미국 방송 CNN이 복수의 정부 관료들을 인용, "폼페이오 국장 및 CIA 내부의 한 팀이 비공식 정보 채널을 통해 정상회담 준비를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는 점 등을 미뤄봤을 때 폼페이오 국장의 방북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아베 총리와 정상회담에서 북미 정상회담의 후보로 5곳의 장소가 검토되고 있다고 밝힌 것과 관련, 신문은 "정부 관료들은 한반도 이외의 동남아를 포함한 아시아 지역과 유럽 등의 장소를 물색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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