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27일 오전 최근 대규모 정전 사태와 관련해 최중경 지식경제부 장관의 사의를 수용했다. 단 이 대통령은 "후임자가 결정되서 인수인계를 할 때까지 업무를 잘 챙겨달라"고 당부했다.
청와대 박정하 대변인은 "곧 인선 작업에 들어간다고 보면 된다"면서 "자리를 지켜달라는 이야기는 당장 인선이 되더라도 인사청문회 등을 거치려면 짧아도 2~3주 정도의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예산 국회 등을 챙겨달라는 뜻"이라고 부연했다.
박 대변인에 따르면 최 장관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 직후 '에너지 정책을 책임지는 장관으로서 책임지고 사퇴하려 한다. 여러가지 심려를 끼쳐서 죄송하다'는 요지로 이 대통려에게 사의를 표명했다.
이 대통령은 "직접 책임은 아니지만 국무위원으로서 도의적 책임을 지게 돼 안타깝다"면서 "후임장관이 결정될 때까지 업무를 챙겨달라"고 말했다.
지난 15일 최악의 정전 사태가 벌어졌고 그 다음날인 16일 이명박 대통령이 한국전력을 방문해 "여러분은 저 후진국 수준이다"고 맹질타를 할 때부터 청와대 내에선 '최중경 경질론'이 고개를 들었었다.
그런데 "최 장관이 버틴다"는 이야기가 들렸고 최중경-청와대 정무라인 알력설도 퍼졌다. 하지만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전날 "수습은 끝났다"고 최 장관의 경질을 기정사실화했고 최 장관이 결국 사의를 다시 표명한 것.
강만수 전 기획재정부 장관과 더불어 '최강라인'으로 불리면서 이 대통령의 신임을 받았던 최 장관은 기재부 차관 당시 환율 문제 등의 책임을 지고 물러났지만 필리핀 대사로 임용됐었고 다시 지식경제부 장관으로 컴백하는 끈질긴 생명력을 과시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재기'가 힘들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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