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노무현 정부 책임자들, 용서는 해도 잊을 수 있겠는가?"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노무현 정부 책임자들, 용서는 해도 잊을 수 있겠는가?"

민노당-참여당 통합 부결…이정희-유시민 동거 '물거품'

국민참여당과 민주노동당의 통합이 무산됐다. 25일 열린 민노당 임시 당대회에서 참여당과의 통합 안건이 부결됐기 때문이다. 15표가 모자랐다.

당초 아슬아슬한 통과를 자신했던 민주노동당 지도부는 충격에 빠진 표정이다. 당장 참여당과의 통합을 밀어붙인 이정희 대표의 거취 문제도 불거질 것으로 보인다. 이정희 대표는 당 안팎의 곱지 않은 시선에도 불구하고 유시민 참여당 대표와 밀접한 스킨십을 유지하며 통합을 추진해 왔다.

민노당의 당대회 결과로 올해 초부터 추진돼 온 진보정당의 통합 움직임은 완전히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노회찬, 심상정 등 진보신당을 탈당한 진보신당 내 통합파와 참여당과의 통합을 적극 반대한 권영길, 강기갑 등 민주노동당 내 인사들의 향후 움직임이 주목된다.

'참여당과 통합' 64.9% 찬성에도 15표 모자라 부결

민주노동당은 이날 서울 성북구민회관에서 임시 당대회를 열었다.

격론 끝에 진행된 표결 결과, 재석 대의원 787명 가운데 참여당과의 통합에 찬성한 대의원은 510명(64.85%)이었다. 의결 정족수 3분의 2인 525명에 15표가 모자랐다.

현역 의원 가운데는 이정희 대표와 김선동 의원만이 찬성표에 손을 들었다. 이정희 대표 등 지도부는 투표 결과에 대해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다.

▲ ⓒ프레시안(최형락)

민주노동당 관계자는 이런 결과에 대해 "1년 가까이 논의돼 온 주제인 만큼 중간층이 현장에서 움직였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대의원 설득이 2% 부족했던 것이 핵심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권영길 전 민주노동당 대표가 직접 반대 토론에 나서 "참여당과의 통합을 결정하면 민주노총은 분열될 것이며 또 하나의 진보정당이 만들어질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인 것이 중간층 대의원들의 표심을 끌어왔다는 평가도 나왔다.

권영길 "참여당과 통합하면 또 다른 진보정당 생긴다" 직접 반대 토론

대회사, 축사 등 모든 사전행사가 생략된 이날 당대회에서 민노당 대의원들은 한 치의 양보도 없는 팽팽한 토론을 벌였다.

권영길 전 대표는 직접 반대 토론에 나서 "민주노총을 흔들어서는 안 되며, 민주노총은 분열시켜서는 안 된다"며 참여당과의 통합에 반대 의사를 피력했다. 권 전 대표는 "우리는 오늘도 (민주노총 분열의) 가능성을 확인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런 권 대표의 연설에 현장에서는 "그만하세요"라는 거센 고성이 터져 나오기도 했다.

권 전 대표는 "김주익이 목을 메 죽고 농민 전용철이 맞아 죽고 허세욱이 불타 죽는 그 비극이 언제 일어났냐"고 되물었다. 참여당의 핵심 인사들이 노무현 정부 책임자였음을 상기시키는 말이었다. 권 전 대표는 "잊을 수 있냐. 용서할 수는 있어도 잊을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김영훈 민주노총 위원장도 신상 발언을 자청해 "오늘의 결정은 민주노총의 배타적 지지와 충돌한다"며 "배타적 지지 없는 당이 함께할 수 있는지 판단해 달라"고 사실상 반대 의사를 피력했다.

찬성하는 대의원의 의견도 만만치 않았다. 핵심 이유는 진보신당의 당대회 결과였다. 한 대의원은 "최선을 다해 진보대통합을 위해 노력해 왔지만 사단이 난 것은 진보신당의 당대회 때였다"며 "지금 (참여당과 통합하지) 않으면 민노당은 이대로 갈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9개월 여의 진보대통합 여정, 다시 원점으로

비록 부결되긴 했으나, 참여당과의 통합에 대한 찬성은 64.85%의 다수로 확인됐다. 민주노동당이 이날 당대회 이후 격랑으로 치달을 수밖에 없는 이유다. 당대회 결과로 이정희 대표의 리더십에는 상처가 났다. 이정희 대표의 진퇴 여부가 거론되지 않을 수 없지만, 민주노동당으로서는 별다른 대안이 없다는 것도 고민스러운 지점이다.

민노당 관계자는 "참여당과 하지 말라는 당원들의 결정에 따라 향후 진보대통합을 추진하면 된다"며 "대의원들이 지도부 사퇴를 요구한 것이 아닌데 이 대표가 사퇴하게 되면 당은 오히려 더 심각한 내홍에 휩싸일 것"이라고 말했다.

참여당과의 통합을 반대해 온 측도 이정희 대표의 사퇴까지 바라지는 않는 분위기다. 또 다른 민노당 관계자는 "앞으로 진보대통합을 어떻게 추진할지가 더 중요한 문제"라고 말했다.

이날로, 9개월 여를 끌어 왔던 새로운 진보정당 건설 움직임도 원점으로 되돌아 왔다. 참여당과의 통합이 물거품 된 상황에서, 남은 가능성은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 내 통합파의 결합이다. 이미 노회찬, 심상정 전 진보신당 대표는 "새로운 진보통합의 길에 매진하겠다"며 탈당했다.

그러나 이같은 움직임이 얼마나 탄력을 받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양측 모두 그간 여러 고비를 겪으며 전방위적으로 지루한 싸움을 해 왔다.

참여당 "존중하고 노력 부족 성찰…진보진영 역시 혁신해야"

한편 국민참여당은 "무척 안타깝지만 민주노동당의 결정을 존중한다"고 밝혔다. 이백만 참여당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참여당은 우리의 노력이 부족했던 것은 아닌지 성찰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백만 대변인은 이어 "그러나 우리는 진보진영 역시 혁신하고 통합해야 한다는 국민의 목소리를 결코 잊지 않을 것"이라며 "진보대통합은 국민의 요구이자 민중의 염원"이라고 주장했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