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시안>에 '해림 한정선의 천일우화(千一寓話)'(☞바로가기)를 연재했던 해림 한정선 작가의 개인전 '야생의 사고 - 두 번째 이야기'가 오는 12일부터 18일까지 백악미술관 1층에서 열린다.
작가는 이번 개인전에 대해 "자본주의 사회라는 정글 속에서 하루하루 생존해 나가면서 지속적으로 마모되는, 피로하고 무기력한, 그리하여 길들여진 인간 군상을 '늑대의 시선'으로 우화적 표현 방식을 빌려" 그려냈다.
이를 반영하듯 작품의 공간적 배경은 현대인의 일상이 응축된 지하철 혹은 지하철을 기다리는 벤치다. 작가는 "누군가가 수많은 사람들의 일상과 욕망을 자신의 의도대로 조직하거나 사육하는 거대한 힘이 작동하는 동시에, 그 힘의 결과가 노출되는 공간이 바로" 지하철이라며, "이 힘에 의해 사람들은 점차 가축화된다"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가축화된 사람들을 향해 "이 세상 사물들을 비싼 값에 사고팔고 옮겨주는 일을 하면서도 주인이 주는 마른 짚을 받아 먹고 달가워하는 당나귀에 다름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야생의 사고란 야만인의 사고도 아니고 미개인의 사고도 아니다. 효율을 높이기 위해서 재배종화되거나 가축화된 사고와도 다른 길들여지지 않은 상태의 사고다."(레비-스트로스)
작가는 개인전 부제로 프랑스 문화인류학자 레비-스트로스의 저서 <야생의 사고>를 인용했는데, 가축화되지 않으려면 '늑대의 시선'을 빌어 '야생의 사고'를 가져야 한다고 보기 때문이다.
작가에게 '늑대'는 야생적 사고의 상징적인 동물로, 작품 대부분에 등장한다. "자본주의 세계의 일상성에 길들여 신성과 신화를 잃어버린 현대인의 남루한 순간들을 응시"하는 늑대는 "저항 정신이며, 삶을 성찰하는 눈동자"다.소설가 한승원은 이렇게 평했다.
"오늘날 글로벌 자본주의 정글 세상 속에서 그녀의 그림은 외롭다. 그녀의 그림은 시장의 거래질서를 도발적으로 고집스럽게 외면하는, 아득한 신화 속에서 당나귀를 끌고 와 지하철을 타고 다니는, 생명력 왕성한 늑대소녀의 풍경 해석하기다. 그것은 슬픈 눈으로 냉엄하게 세상 응시하기이다."
한정선 작가의 개인전 오픈식은 12일 오후 5시 30분 백악미술관 1층에서 진행된다.
작가 소개
전남 장흥 출생
아산 조방원 선생 사사
전남대학교 사범대학 미술교육과 졸업, 동양화 전공
개인전
2004년 제1회 여행, 삶의 탐험 (조형 갤러리)
2006년 제2회 야생의 사고 1 (경인 미술관)
2018년 제3회 야생의 사고 2 (백악 미술관)
단체전
2016년 한․스 현대미술교류전 외 다수
언론사 연재
2012년~2015년 <프레시안> 해림 한정선의 천일우화(千一寓話) 연재(☞ 바로 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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