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맞이 특별기획 '이명박 대통령과의 대화'에 '특별한 것'은 없었다.
이명박 대통령은 8일 밤 10시 부터 11시 20분까지 80분 간 KBS1 TV를 통해 생방송된 패널 대화에서 전세난, 물가 급등 등의 문제에 대해 " 솔직히 '탁' 잡을 방법은 없다"면서 "앞으로는 잘되지 않겠냐"는 식으로 말했다. 정부는 당초 올해 물가를 3%선에서 붙잡겠다고 공언했었다. 하지만 이날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는 "연간 물가상승률 목표 4% 수준 달성은 매우 도전적이고 어려운 과제"라며 "달성하지 못할 개연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또한 이 대통령은 보편적 복지에 대한 반감, 감세 정책에 대한 호감을 감추지 않았다. 이 대통령은 이른바 '안철수 현상'에 대해선 "올 것이 왔다"고 말했고 시베리아 가스관 사업에 대해서도 긍정적 전망을 내놓았다.
"안철수 현상, 올 것이 왔다"
이 대통령은 정치권을 뒤흔든 '안철수 현상'에 대해 "올 것이 왔다는 생각을 했다"면서 "정치권에 대한 국민의 변화 요구가 안 교수를 통해 나온게 아니겠냐"고 말했다.
그는 "'정말 짧은 시간에 교수 출신이 그렇게 할 수 있을수 있나'하는 생각이 들었다"며 "이미 스마트 시대가 왔고, 국민은 상당히 앞서가고 있는데 정치는 아날로그에 머물러 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또 "이번 일을 발전적으로 나갈 수 있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면서 다가오는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대해선 "시장의 역할과 중앙정치의 역할은 많이 다른 것 같다"면서 "서울시장은 일하는 사람이다. 행정이나 일을 해 본 사람이 하는게 참 좋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현재 여권에선 김황식 현 총리, 나경원 의원 등이 후보군으로 거명되고 있는데 나 의원은 행정 경험이 없다.
이 대통령은 복지 문제에 대해선 "나도 펑펑쓰면 민심을 얻고 지지율이 올라가지만 바로 다음 세대에게 큰 부담이 된다"면서 "내년 선거를 앞두고 정치권에서 하자는 대로 하면 60~80조가 필요한데, 나라의 장래가 뻔히 어려운 것을 알고 이렇게 할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앞서 정권에서 국가부채가 12%늘었고, 그 앞의 정권에서 6%늘었지만 현 정부 들어와서는 3%늘었다"며 "지난번 금융위기 때문에 재정지출을 더했지만 이제 다시 안정기에 들어왔기 때문에 그 다음부터 균형을 맞추는 예산을 짜겠다"고 말했다. 현 정부의 재정건전성이 더 강하다는 말이다.
이 대통령은 또 "보편적 복지를 하겠다는 사람들도 정권을 잡으면 선별 복지를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우리나라 형편에 어떻게 재벌총수 아들과 가난한 집 아들에게 똑같은 혜택을 주겠나"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이제 우리 국민들도 이 것은 표를 얻기 위해 하는 것이라고 알게 됐다"며 "다음 총선에서 허황된 공약은 아마 표를 얻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물가 문제, 전세 문제에 대해선 뚜렷한 답을 내놓지 못한채 "내년에는 좀 나아질 것 같다"고 말했다.
"가스관 사업, 생각보다 빨리 될 것"
한편 이날 이 대통령은 남한으로 오는 러시아 가스관 사업과 관련해 "생각보다 빨리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북한에 의해 끊어질 경우) 러시아가 보상해야 한다는 것을 얘기하고 있다"며 "되기만 하면 아주 좋은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러시아가 북한에 지불하게 되는 통과료가 1억 달러가 넘는다"며 "중간에 끊어지면 북한도 손해고 러시아는 일본 중국 우리 외에는 팔 데가 없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홍준표 대표는 이 문제에 대해서 "11월에 좋은 일이 생길 것"이라고 애드벌룬을 띄운 바 있다. 하지만 청와대 관계자들은 "구체적으로 딱 진행되는 것은 없다"고 말했었다. 이 대통령은 이날 남북 정상회담 등에 대해서도 특별한 언급을 하지 않았다.
이날 토론회 중간에 김윤옥 여사 옆에 있는 이동관 홍보특보의 모습이 티비 카메라에 잡히기도 했다. 청와대 안팎에선 "이번 행사는 창성동(이동관, 박형준 특보) 쪽의 기획이다"는 이야기가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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