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19일 오후 인천지검장을 지낸 정진영 김앤장 법률사무소 변호사를 대통령 민정수석 비서관에 임명했다.
청와대 박정하 대변인은 "원만한 성품과 탁월한 업무 능력을 가진 내정자가 민정수석으로 공직기강과 법질서를 확립하고 법무부, 검찰, 감사원 등 관계기관과 유기적 협조 체계를 구축하며 원활한 소통을 도모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내정 사실을 밝혔다.
정 변호사는 대구 경북고와 서울법대를 졸업하고 서울 서부지검장, 인천지검장을 거쳐 김앤장에서 근무 중인 인물이다.
'선박왕'으로 불리는 시도상선 권혁 회장 사건을 수임하면서 거액의 수임료를 받았다는 논란에 대해 박 대변인은 "검증 결과 문제가 없었다"면서 "로펌에서 6명이 공동으로 수임했고 그 중 한 명이었던 것"이라고 답했다.
공정사회론 이후 이 대통령이 줄곧 전관예우 타파를 주장해 온 데 대해 박 대변인은 "법률가들이 (재조에서 나와) 개인적으로 개업하는 것보다 검증된 로펌에 들어가는 것이 덜 문제가 된다고 봤다"면서 "김앤장에서 1년 정도 있었는데 민정수석을 지내는데 큰 걸림돌이 된지 않는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법복이나 검사복을 벗고 '회전문'을 거쳐 돌아오는 인사들은 대체로 로펌 출신이다. 개인 개업을 하는 인사들은 아예 돌아올 생각을 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감사원장 후보자로 지명됐다 전관예우 논란에 봉착했던 정동기 전 민정수석 역시 법무법인 바른 소속이었다.
한편 경북고를 졸업한 정통 TK출신인 정 변호사의 민정수석 내정으로 인해 이명박 정부 임기말 '사정 라인업'은 재구축을 완료했다.
경북고와 서울대를 졸업하고 청와대를 거친 권재진 법무부 장관을 정점으로, 서울 출신으로 고려대를 졸업한 한상대 검찰총장과 권 장관의 경북고와 서울대 후배인 정 내정자가 삼각 편대를 이루게 된 것. 권 장관은 민정수석 시절에도 사시 후배인 이귀남 전 법무장관, 김준규 전 검찰총장과 호흡을 맞췄었다. 장관에 올라서도 사시 후배들을 총장과 민정수석으로 두게 된 것.
이같은 라인업이 얼마 전 부터 어 윤곽을 드러내면서 언론 등을 통해 우려가 많이 제기됐지만 결국 이명박 대통령은 '안전판 인사'를 단행했다.
또한 금요일 오후 다섯시가 넘은 시각, 종합 일간지 마감도 넘겨 이 같은 발표를 한 것은 '꼼수'라는 지적을 피하기 힘들어 보인다. 청와대 관계자는 "주중에 털고 가자는 뜻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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