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완주공장에 근무하고 있는 직원 일부를 타 지역 공장으로 재배치하는 안이 검토되고 있어 지역 경제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7월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의 가동 중단에 이어 BYC 전주공장, 익산 넥솔론 등 전북지역 경제의 악재가 잇따랐다.
더구나 지난달 13일에는 한국지엠 군산공장 폐쇄 발표로 직격탄을 맞았다.
잇따른 악재에 전북도는 서둘러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지만 뾰족한 해법이 나오질 않고 있다.
이런 와중에 현대차 완주공장의 직원 재배치까지 결정되면 지역경제는 끝없는 수렁에 빠질 위기에 처했다.
현대차 완주공장이 위치한 완주산업단지와 인근 배후단지에서는 이미 전체 직원의 10%인 400여명을 타지역으로 옮길 것이란 소문까지 나오고 있다.
이유는 완주공장 생산량이 급감하고 있다는 것.
실제 상용차를 완주공장의 외부 적치장에는 몇 년 전부터 트럭과 버스가 눈에 띄게 늘어나 빈 공간을 찾을 수 없다.
이에 따라 공장 직원들이 잔업을 하지 못하고 있는데다 올해 초부터 회사에서는 장기휴가를 독려하고 있다고 알려지면서 올게 왔다는 분위기다.
실제 인근 부동산과 상권들은 얼어붙고 있는 지역 경제 실정을 체감하고 있다.
부동산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산단 인근 원룸 입주자가 공장 근로자에서 일용직 노동자로 바뀌고 있고 매물도 제대로 소화를 하지 못하고 있다.
또 인근 아파트(35평형 기준) 매매가격이 최고 1억8500만원, 평균 1억7500만원 수준으로 거래됐으나 최근에는 평균가가 1억6500만원, 최저가 1억5000만원 수준까지 떨어졌다.
급매로 나온 경우에는 이보다도 낮은 가격으로 나오지만 거래가 쉽게 성사되지 않고 있다.
인근 식당가의 타격은 이보다 컸다.
주변 상인들은 손님이 있는 곳은 일부에 불과하고 대부분 임대료와 인건비를 견디기 어려운 수준이다고 입을 모았다.
현대차 완주공장의 어려움은 이미 몇 년 전부터 감지되어 왔다.
2년여 전 현대차 완주공장의 근무 교대 방식이 변경되면서 자동차 생산량이 줄었고 이에 따라 근로자들의 임금도 줄기 시작했다.
이로 인해 지역경기는 급속히 나빠졌지만 이에 대한 대책은 나오지 않았다.
익명을 요구하는 현대차 완주공장 근로자는 “회사에서 울산공장으로 전근을 희망하는 사람들의 신청을 받고 있다”며 “회사와 노조에서 신청인원을 알려주지 않고 있어 정확한 규모는 알지 못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현대자동차 완주공장 관계자는 “상용차 생산량이 줄면서 완주공장 근로자를 타 지역으로 배치하는 안을 고려하고 있지만 아직 구체화되진 않았다”며 “경영 안정화 차원에서 진행되는 일로 현재 노조와 여러 방안을 놓고 논의하는 단계다”고 전했다.
이어 “인력 재배치는 지역경제에 미칠 영향 등을 고려하면 상당히 민감한 사항이라 쉽게 결정할 문제가 아니다”며 회사 측에서도 고심하고 있는 사항이라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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