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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이제는 '책임자'…MB를 넘어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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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박근혜, 이제는 '책임자'…MB를 넘어서라"

[인터뷰] 한나라당 김성식 정책위부의장

"붉은 한나라당이 되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자"

2010년 6.2지방선거 참패 후 당시 쇄신파가 한나라당을 논쟁으로 몰아넣었던 문장이었다. 당시 쇄신을 주도했던 김성식 의원은 7월 전당대회에 나갔다가 11명 중 10등이라는 성적표를 받았다. 쇄신은 그렇게 '물 건너' 갔다. 4.27재보선 참패는 좀 더 심각했다. 쇄신 운동이 필요 없을 정도였다. 곧이은 원내대표 경선에서 쇄신파가 민 황우여-이주영 조는 예상을 뒤집고 승리했다.

'포퓰리즘', '좌클릭'이라는 용어가 난무하기 시작했다. '붉은 한나라당' 논쟁이 당내 '어르신'들에게 "불손하다"고 깨져나갔던 것을 상기하면 그야말로 격세지감이다. '반값 등록금' 논쟁은 황우여 원내대표가 촉발시켰고, 한때 친이계 핵심이었던 정태근 의원은 대기업 일감몰아주기 관행을 꾸준히 파헤쳐 결국 전경련 회장을 국회로 호출했다. '민주노동당 정책 베끼기' 논란까지 등장했다.

오른 쪽에서는 '보수의 가치를 버렸다'는 비판이, 왼쪽에서는 '무늬만 좌클릭'이라는 비판이 나왔지만, 어찌됐던 한나라당은 민주당이 지지부진한 틈을 타 불과 3개월만에 변화의 물고를 트는데 성공했다. 이 물줄기를 따라가면 '정권재창출'이 보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자멸을 피하기 위해 복지를 선택한 서구 보수 정당의 역사에 한나라당을 대입해보는 사람도 생겼다.

▲ 김성식 정책위부의장 ⓒ프레시안(최형락)

이같은 일련의 흐름 속에는 작년 전당대회 10등 초선 의원이 있다. 김성식 의원은 경제 정책을 주무르는 당내 핵심 보직, 정책위부의장(옛 제3정책조정위원장)자리에 올랐다. 김 부의장은 향후 한나라당이 주력해야 할 방안으로 "촘촘한 사회 안전망 구축"을 내세웠다. '복지가 경제 성장의 기반'이라는 논리로 이해할 수 있는데, 이는 그동안 한나라당이 주장해 왔던 '낙수 효과', '파이 키우기' 논리와는 분명히 다른 것이다.

대한민국 보수 여당의 경제관이 달라진 것일까? 일시적인 '포퓰리즘'에 불과한 것일까? 김성식 부의장을 만나 얘기를 나눠봤다.

다음은 김 부의장과 인터뷰 전문.

"낙수 효과 약화…보수, 사회 안전망 구축에 눈 돌려야"

프레시안 : 최근 미국 디폴트 위기가 고조되는 등 세계 경제가 또다시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국내 경제도 순조로운 것처럼 보이지만 물가, 가계부채 등 여러 불안 요인이 잠재돼 있는 상황이다. 이명박 정부 남은 임기 동안 한국 경제가 어떻게 흘러갈 것 같나?

김성식 : 글로벌 환경은 불확실성이 크다. 지금은 성장률에 집착하기보다 우리 경제의 체질 개선을 통해 건강한 잠재 성장 기반을 높여야 한다. 다른 측면에서는 '성장, 수출을 많이 하면 중소기업이나 영세 상인, 근로자들도 다 잘 된다' '낙수효과(트리클다운)'가 지금 약화됐다. 대중소기업 상생, 양극화 해소 등을 위한 다양한 조치를 해야 하고, 등록금 등 국민의 생활비 부담이 큰 부분을 덜어주도록 해야 한다.

프레시안 : 한나라당 정책의 변화 조짐은 4.27재보선 참패 이후였다. 이른바 '좌클릭'으로 표현되기도 했는데, 일부 보수 언론은 '포퓰리즘'이라며 일련의 복지 정책 등을 비판하고 있다. 어떻게 보나?

김성식 : '보수의 가치'든 '자유민주주의의 가치'든 용어를 어떻게 쓰든 간에 시장은 공정하지 않으면 시장이 아니다. 시장을 공정하게 만드는 것은 시장 경제에 대한 반감도 줄이는 일이다. 그 뿐 아니라 상생, (기업의) 도덕적 책임, 투명성 등을 제대로 확립하고 그 가치를 추구함으로써 자유민주주의에 대한 국민의 믿음을 높이는 게 중요한 일이다. 지금 사회 안전망은 굉장히 취약하다. 가난한 사람도 기회를 얻어 사회적 이동이 가능하도록 하는 게 민주주의의 핵심 아닌가. 기회의 사다리를 튼튼하게 하고 사회 안전망을 구축하는 일을 포퓰리즘이라고 하는 것은 적절한 비판이 아니다.

▲ "기회의 사다리를 튼튼하게 하고 사회 안전망을 구축하는 일을 포퓰리즘이라고 하는 것은 적절한 비판이 아니다."

ⓒ프레시안(최형락)
프레시안 :
'낙수 효과가 약화됐다'고 했는데, 이명박 대통령이 '747공약' 등 'MB노믹스'를 얘기하면서 내세웠던 게 '낙수 효과'였다. 지금 평가하기에 MB노믹스의 정책 방향이 잘못됐다는 것인가?

김성식 : 'MB노믹스'가 낙수효과에 근거했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그것은 한쪽의 주장이다. 97년 외환위기 이후 세계화에 우리 경제가 노출됐다. 첨예한 경쟁력 싸움이 진행되면서 우리 기업들이 고용 형태를 비정규직으로 돌린다든지, 노동을 기계로 대체하는 방향으로 간다든가 하면서 (양극화 현상이) 누적된 것이다. 국민의 정부, 참여 정부도 의미 있는 국정운영을 했지만, 양극화를 해결하지 못한 가운데 지금 (이명박 정부)까지 왔다. 현 정부도 전반적인 경제 체질 개선, 양극화 개선, 이런 쪽으로 초점을 두기보다는 환율이라든가, 기업 프렌들리에 중점을 둬 현 정부 초기에 밸런스가 깨졌던 것이다. (이제는) 균형을 잡아야 한다. 균형을 잡자는 취지에서 (낙수효과 약화) 그런 얘기를 한 것이다.

프레시안 : 양극화를 두 민주정부가 해결하지 못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국민 입장에서는 이명박 정부 들어와서 더 악화된 것으로 느끼고 있다.

김성식 : 해마다 조금씩 나빠져 왔던 것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때 우리 국민들이 참았지 않나. 그래서 (지금은) '지표 경제는 좋다는데 왜 우리는 어렵냐'는 문제 제기가 나온 것이다. 수치만 따지면 '어느 정부 때가 더 나빴다, 혹은 덜 나빴다'라고 말하기 어렵다. 그러나 집권당이 책임져야 하는 문제다. 지난 정부 얘기 하지 말고 현 정부가 잘 성찰하고 잘 들여다보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프레시안 : 경제 구조 체질을 근본적으로 바꿔야 한다고 했다. 정부 여당 입장에서 어떤 것으로 시작을 해야 하나?

김성식 : 해답은 나와 있다. 한편에서는 경제 체질 개선 통해 전반적으로 경제 건전성을 높이면서 기업들이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 문제는 건전성,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뭘 해야 하는지 문제다. 두툼한 사회적 안전망이 갖춰지지 않고서는 사회적 저항을 넘어설 수 없다는 말이다. 그렇지 않고 노동 유연화, 효율화 얘기만 하면 낭떠러지로 떨어지게 될 영세 자영업자, 근로자들이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다. 야당 역시 나눔에 대한 고민 뿐 아니라 키움에 대한 고민도 해야 한다.

프레시안 : 고용 보험 사각지대 해소 방안을 준비하고 있나?

김성식 : 비정규직 대책의 일환이기도 한데, 이를테면 30인 미만, 최저임금 130% 미만의 영세 저소득 근로자에 한해서 최대 50%까지 정부가 재정 지원을 해서 사회보험 망 안으로 끌어들이려고 한다. 법안 준비는 다 됐다. 정부에도 강력하게 요구했다.

"등록금 인하, 다음 학기 고지서 통해 확인할 수 있을 것"

프레시안 : 사회적 안전망 구축이 중요하다고 말씀하셨다. 관련된 부분인데 등록금 문제가 화두다. 한나라당 안에서도 등록금 인화 방안에 대해 다소 논란이 있다. 어떤가?

김성식 : 등록금 문제 두가지 관점에서 접근하고 있다. 첫째, 부모 재산 문제가 교육 격차로 이어지고 이것이 미래 격차로 가는 것, 이것을 완화시키자는 것이다. 두 번째, 등록금이 워낙 많이 올랐다는 것이다. 현재 재정 1조 5000억 원으로 내년도 등록금부터 15% 인하 효과를 가져오는 등록금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고, 3년에 걸쳐 30% 등록금 부담 완화를 할 수 있도록 세부적으로 설계를 하고 있다.

프레시안 : 물론 그런 게 가장 중요하지만, 사실상 당장 다음 학기 고지서에 인하된 등록금이 찍혀 나오는가 여부도 관심사다.

김성식 : 찍혀 나올 것이다. 대학 등록금 고지서를 보면 장학금 내역 등 세세한 게 다 나오지 않나. 그런 방식의 형태로 다음 학기에 눈으로 충분한 혜택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부분적으로는 명목 등록금을 인하하는 쪽으로 (재원을) 쓰게 될 것이고, 그것을 포함해 부분적으로는 장학금 확충이 믹스(mix)가 된다. 학자금 부담을 줄이는 '학자금 지원 제도'가 되는 것이다. 그리고 내년도에 내년 평균 15% 등록금 부담 완화, 반드시 한다. 큰 틀에서 예산 협의는 끝났다.

"한진重 조남호 회장, 노사합의 깬 이유 청문회서 밝혀야"

▲ "사회적으로 심각한 문제에 대해 국회가 청문회를 통해 진실을 밝히려는 문제는 조건 없이 돼야 하는 것이다."

ⓒ프레시안(최형락)

프레시안 :
재벌 개혁 이슈도 여권에서 화두다. 당장 국민에게 재벌의 횡포로 보이는 것이 최근 한진 중공업 대량해고 사태다. 이주영 정책위의장이 김진숙 지도위원이 내려오면 청문회를 하겠다고 하는데 노동계, 야당에서는 그런 전제조건 자체가 말이 안 된다는 얘기를 한다. 어떻게 풀어야 할까?

김성식 : 비정규직 문제나 정리해고 문제에 대해 우리 사회가 전반적으로 고민할 때가 됐다고 생각한다. 그와 별도로 한진중공업 건은 제가 아는 한은 명백히 사용자 측 잘못이다. 2007년을 비롯해 2차례 '더 이상 정리해고를 하지 않는다'는 노사 합의가 있었다. 그 노사 합의를 사용자측은 왜 안 지키나. 수주가 안 된다고 하는데, '고의로 수주를 안하고 필리핀 수빅 조선소로 물량을 돌린다'고 하는 의심에 대해 조남호 한진중공업 회장은 국회 청문회에 나와서 밝혀야 한다. 그런 의심을 사면서 두 차례의 노사 합의를 깨고 정리 해고를 단행하려는 것은 회사 측이 너무 심한 것이다. '개별 사업장 까지 정치인이 쫒아 다니는 게 좋으냐, 나쁘냐'고 하는 사회적 논란은 차치하고라도 적어도 사회적으로 심각한 문제에 대해 국회가 청문회를 통해 진실을 밝히려는 문제는 조건 없이 돼야 하는 것이다.

프레시안 : 이주영 정책위의장과 생각이 다른 것 같다.

김성식 : 제가 부의장이니까 상대적으로 자유롭게 얘기하는 것이다. 이주영 의장은 여야가 함께 국회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정리하자는 차원에서 조건부 주장을 했지만, 취지는 나와 같다고 본다.

프레시안 : "비정규직 문제나 정리해고 문제에 대해 우리 사회가 전반적으로 고민할 때가 됐다"고 말했다. 어떻게 고민해야 하나?

김성식 : 정리해고의 경우, 우리나라 현실에서 기업들이 굉장히 힘들어 하는 부분이 있다. 그래서 거꾸로 명퇴 제도가 일상화되는 구조가 있다. 제한적인 의미에서, 이를테면 경기가 급속도로 나빠지거나, 기술 환경이 급격히 바뀌었을 때 노동 유연성을 어느정도 확보할 수 있도록 하는 게 맞다. 그리고 대기업과 대기업 노조가 양보해가면서 중소기업과 중소기업 근로자, 비정규직에 대한 권리를 신장하는 방향이 옳다.

현대자동차 노조의 경우 '자식도 정규직으로 고용하라'는 단체협약을 강요하는 것, 이런 식은 안 된다. 몇 개의 대규모 사업장에서 발생하는 그런 행태들이 많은 기업주들로 하여금 겁먹게 만들고, 고용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않으려고 (일감을) 사내 하도급으로 돌리게 만든다. 이는 비정규직을 양산하도록 하는 것으로 연결된다. 크게 보면 대기업만 문제가 아니라 일부 대기업 강성 노조도 함께 문제라는 것이다. 균형을 가져야 한다. 비정규직 양산을 줄이고 차별을 줄이고, 고용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대기업, 그리고 대기업 노조가 모두 양보를 해야 한다고 본다. 그렇게 해서 비정규직에 대한 보호 쪽으로 정책의 무게 중심을 옮겨가야 한다. 이는 사회적 대타협이 필요한 사안이다. 그런 가운데 (사회적 대타협의 바탕 위에서) 비정규직 대책을 고민해야 한다.



"세금으로 희망근로 만들기?…기업 생태계 바꿔야 일자리 창출"

프레시안 : 재벌 개혁과 관련된 문제 중에 '왜 대기업 투자를 독려하며 혜택을 줬는데 일자리는 늘어나지 않는가'라는 의문이 늘어가고 있다.

김성식 : 과거에는 정부 예산으로 희망근로처럼 얼마나 많은 일자리를 만드느냐 하는 식으로 논의가 됐는데, 지금은 그런 측면에서 보고 있지 않다. 이를테면 청년 창업 프로그램들에 대해 좋은 정책을 만들려고 한다. 대학생들을 보면 공무원 시험에 매달리는 숫자가 많다. 이는 말이 안 되는 문제다. 엔젤 투자를 활성화시켜야 한다. 단순히 일자리를 나누는 것에 그치는 게 아니라 웹 중심의 새로운 기술 생태계가 조성되고 있는데 거기에 맞춰 기회를 창출할 수 있도록 갈 것이다.

▲ 수출 경제, 내수 경제, 창조 경제, 삼족오 경제를 만들어야 한다. ⓒ프레시안(최형락)

프레시안 : 창업 환경 얘기를 했다. 지금 기업 생태계가 대기업 형태로 꽉 짜여 있어서 뚫고 들어갈 수 없다는 얘기가 나온다.

김성식 : 옳은 지적이다. 나는 삼족오(태양 안에서 산다는 세 발 달린 상상의 까마귀)를 말한다. 지금 우리나라는 튼튼한 수출 경제, 취약한 내수 경제 두 다리로 불안하게 버티고 있다. 앞으로 창조 경제를 만들어 세 다리로 설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한국에서도 스티브 잡스와 주커버크 같은 사람이 나올 수 있어야 한다. 아이디어와 창의적 신기술을 바탕으로 한 새로운 경제 생태계를 만들어줘야 한다. 수출 경제, 내수 경제, 창조 경제, 삼족오 경제를 만들어야 한다.

프레시안 : 연대보증을 일정 부분 없애주고 엔젤 투자자를 많이 만든다는데, 이른바 시장 경제에서 리스크가 큰 곳에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투자를 하게 될까? 실효성이 있을까?

김성식 : (정부 등이 출자한) 모태 펀드(개별 기업에 투자하지 않고 중소, 벤처기업에 대한 투자를 목적으로 결성되는 각종 벤처투자조합이나 창업투자조합 등에 투자하는 이른바 '펀드에 투자하는 펀드(Fund of Fund)' 편집자 주)가 1조 원 이상이 있는데, 기업이 어느 정도 성숙할만할 때 돈이 들어간다. 예비 창업자나, 기술 숙성 단계, 이런 때에는 투자가 안 들어간다. 외국에서는 실패한 사람들을 오히려 우대하지만 우리나라는 실패하면 막장이 된다. 젊은이들에게 도전정신을 부여하지 못하게 되고, 나아가 대기업 중심의 생태 환경을 못 깨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엔젤투자 매칭펀드'도 만들고(신생 벤처기업에 민간이 투자할 경우, 정부가 투자한 만큼의 투자액을 함께 투입해주는 방식. 김성식 부의장은 2일 원내대책회의에서 "당은 정부에 앞으로 3년간 3000억 원 규모의 엔젤투자 매칭펀드를 조성할 것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편집자 주) 연대보증제도도 최대한 축소하고, 이후에 생태계 단계마다 자본 순환도 편하고 유연하게 되도록 만들 계획이다. 또 첨단 신기술 말고도 고졸자 창업 대책도 만들어야 한다. 이런 방안을 전체적인 생태계 정비의 차원에서 만들고 있다. 이런 창조 경제를 정립하자는 것이다. 이를 위해 세제도 개편할 수 있다.

프레시안 : 거대한 수출 대기업과 부실한 내수를 말했다. 특히 거대한 수출 대기업에 국민들의 불만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고 한나라당도 정책을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 "실질적으로 국민 경제 전체에 도움 주는 방향으로 (대기업이) 기여하지 않게 되면 그들만의 '갈라파고스 경제'가 된다."ⓒ프레시안(최형락)
김성식 :
대기업은 더 잘되도록 계속 하되, 그것이 중소기업에 대한 불공정 행위, 과도한 비정규직의 사용으로 가면 안 된다. 실질적으로 국민 경제 전체에 도움 주는 방향으로 (대기업이) 기여하지 않게 되면 그들만의 '갈라파고스 경제'가 된다. 특히 강조를 하는 부분은 대기업의 일감 몰아주기 부분이다. 가령 재벌 3, 4세를 중심으로 특수 관계인, 친척 등이 비상장 자회사를 만들어서 MRO가 됐건, 전산 시스템이 됐건, 물류가 됐던, 회사 급식이 됐건, 모든 분야에 있어서 일감 몰아주기를 하는 행태는 문제다.

두 가지 정책을 발표했다. 하나는 상속 증여세 과세 부분이다. 비상장 특수 관계인 회사가 상장할 때 일감 몰아주기로 인해 기업 가치가 커졌다면, 상속 증여세를 부가할 수 있는 근거 만들기로 정부와 합의를 했다. 두 번째 공시 제도를 투명화하는 것이다. 특수 관계인 지분 공개 제한을 완화하는 방안이다.

프레시안 : 프랜차이즈 문제도 최근 언급했었다.

김성식 : 영세 상인들 관련 정책이다. 대형 유통점, 백화점이나 마트 등, 대규모 사이버쇼핑몰 등에 대한 불공정 행위를 줄이기 위해 정책을 내 놓았다. 지금은 본부와 가맹점이 분쟁이 생길 경우 법원에 가는 수밖에 없다. 그러면 울며 겨자 먹기로 가맹점이 본부를 따라가야 할 수밖에 없다. 분쟁 조정 절차를 만드는 약관법을 개정하기로 해서 당의 의원 입법으로 준비중에 있다. 가맹점 거리 제한 가맹점업법 적용 대상 확대, 가맹점에 판촉 비용 떠넘기기 제한, 반품 등 사유를 본부가 입증하도록 하는 방안, 불공정 계약 해소 등 이런 것을 모아 대규모 소매업법을 제정하는 것이다.

"기업 팔 비틀기는 그만…담합하면 휘청거릴 수 있다는 것 보여줘야"

프레시안 : 차기 대선과 관련해 복지가 정치권 이슈로 부상했다. 김 부의장이 생각하는 한나라당의 복지 정책은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하나?

김성식 : 복지 제도를 셋으로 나눠서 생각한다. 첫째 보편적 복지로 설계돼야 할 4대 보험을 축으로 하는 사회 보장 부분이다. 이를 구축하는 핵심은 4대 보험의 사각 지대를 없애는 것이다. 둘째, 공적 부조가 있다. 공적 부조는 기초생활 수급자, 조금 더 나가면 차상위 계층 등 사회적으로 취약한 곳을 보완하는 것이다. 맞춤형이 될 수밖에 없는데, 이미 법안을 내 놓았다. 부양 의무자 기준을 완화해서 기초생활수급자를 10만 명 정도 늘리는 내용이다. 예산이 2500억 가량 든다. 셋째, 복지 서비스 분야다. 여기에서 제일 중요한 게 보육과 교육이다. 당에서 양육 대상 지원 확대, 보육 교사 처우 개선 등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 저출산 대책의 일환이기 때문에 더욱 예산이 강화돼야 한다고 본다.

프레시안 : 사회적 합의를 부쩍 강조한다.

김성식 : 다음 대선에서 경제가 중요하느냐, 복지가 중요하느냐, 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조화로운 국민 통합을 하는 능력, 그게 제일 중요한 것이라고 본다.

프레시안 : 노무현 정부에서도 사회적 합의를 주장했었다. 그런데 결국 하지 못한 이유에 대해 '시장의 권력이 너무 세다'고 밝혔었다. 사람들이 대기업 문제에 관심을 갖는 것도 '잘한다'는 것보다 '그게 과연 되겠느냐. 한번 지켜보겠다'고 하는 것 때문이라는 말도 나온다.

김성식 : 경제 체제에 관한 문제다. 시장도 어느 정도 제도와 문화 위에 서있다는 측면에서 일정하게 규율이 필요하다. 이를테면 출자총액제한제도가 누더기 법안이었다. 그것을 새 정부 들어서 풀어줬다. 그랬더니 대기업에 너무나 많은 계열사가 증가했다. 이런 계열사 증가는 충분히 예상했던 것이었는데, 그렇다면 내부 거래에 대한 규제를 높였어야 하는 것이다. 그래서 지금 이것(내부 거래 규제)을 하자는 것이다. 이게 안된 가운데 규제(출자총액제한제)만 푸니까 문제가 불거지는 것이다. 그리고, 독과점 규제와 관련해 팔 비틀어서 석유 값 300원 내리는 것, 이런 것은 이제 그만 해야 한다. 독과점, 담합을 한번 하면 정말 회사가 휘청거릴 정도로 법적 제제를 받는다는 것을 단호하게 보여주면 된다. 또 고기술 업종이 아닌 단순 제조 품목은 중소기업들의 집단적으로 납품가 조정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고 본다.

"친박, 박근혜 주변 개방적 인재 구조 만드는데 힘 써야"

▲ "박근혜 전 대표 주변에 보다 개방적인 인재 구조를 만드는 측면에 있어서나 그 쪽(친박)이 고민을 해야 한다."

ⓒ프레시안(최형락)

프레시안 :
법률소비자 연맹이 주관하는 '제18대 국회 3년간 의정활동 종합평가회'에서 총점 116점 만점에 105점으로 종합 1위를 기록했다. 기분이 어떤가? 앞으로 어떤 정치를 하고 싶나?

김성식 : 3년치 종합 평가에서 1등 한 것은 기분 좋은 일이고, 더 큰 책임을 요구하는 일로 받아들이고 있다. 자꾸 정책을 집행이 늦춰지게 되는 것보다 가능하고 실효성 있는 것부터 정부를 설득해서 하도록 하는 게 중요하고 그런 마음으로 야당과 대화를 하고 싶다. 한나라당 재집권을 하기 위해서는 배타적인 정치를 하려고 해서는 안 된다. 지금 구조라면 어느 정당이 집권하든 중간 선거 때마다 심판받게 된다. 심판과 응징의 반복, 이런 구조 속에서 정치 황폐화 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도 주도적으로 정권을 잡아 정책을 추진해나가되, 사실상 연립 정부를 운영한다는 생각으로 가야 한다.

프레시안 : 정권 재창출 가능하다고 보나?

김성식 : 해야죠. 작년 무렵까지 당내 계파 문제로 논란이 많은데, 저는 작년까지 친이계가 국정 운영을 일방적으로 하고 인사도 독식하고, 기득권을 놓지 않으려는 움직임이 문제였다는 주장을 계속 해 왔다. 당시 친이 주류가 문제라고 얘기했다. 지금 똑같은 심정으로 이제는 친박은 과거 친이의 자리를 차지하려는 발상을 뛰어넘어야 한다. 계파 문제 해소나 정권 재창출과 관련해 정치적 역량을 모아내려면 친박이 더 큰 책임을 지게 됐다는 사실을 직시하길 바란다.

프레시안 : 친박이 과거 친이 자리를 차지하려는, 그런 움직임이 보이는 것인가?

김성식 : 본인들이 그동안 피해자였다는 생각. 그래서 웅크리고 방어해야 한다는 생각에서 벗어나야 한다. 나는 박근혜 전 대표가 됐든 어느 지도자가 됐든, 이명박 대통령의 비전을 넘어서는 차별적이고 좋은 정책 비전을 갖고 지금부터 국민과 대화를 시작해야 한다고 본다. 친박은 그동안 피해자였지만 이제는 책임자 위치로 전환이 됐다. 계파 문제 해소 측면에서나, 박근혜 전 대표 주변에 보다 개방적인 인재 구조를 만드는 측면에 있어서나 그 쪽(친박)이 고민을 해야 한다. 국민들이 예리하게 지켜보고 있다. 그런 차원에서 지금 쇄신파나 소장파가 자기 중심을 잘 잡아야 한다고 본다. 친이 친박 따라가는 구조가 아니라 공천에 연연해하지 말고, 눈치도 보지 말고 중심을 잡아야 한다. 그래야 쇄신파, 소장파도 국민이 바라는 한나라당이 될 수 있도록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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