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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MB는 정치만 못한다"…욕일까, 칭찬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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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MB는 정치만 못한다"…욕일까, 칭찬일까?

[분석] 'MB는 일만 아는 바보' 프레임, 살아날 수 있나

"이명박 대통령은 다 잘하는데 정치를 못한다"는 한나라당 홍준표 대표의 발언에 대해 일부 언론들은 '대통령에 대한 직격탄'으로 해석하고 있지만 청와대 분위기는 딴판이다.

홍 대표는 19일 오전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한나라 포럼' 강연에서 이 대통령의 용인술 등을 일부 비판하면서 "대통령이 정치를 잘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치를 못한다'에 방점을 찍을 경우 이날 홍 대표의 발언은 이 대통령에 대한 비판으로 해석될 수 있다. 실제로 홍 대표는 "정부 초기부터 장관 4명이 낙마하고 '고소영', '강부자' 내각이란 비판과 함께 온갖 병역 문제와 탈세, 부동산 투기 문제 등이 끊이지 않았다"며 특유의 직설적 언사를 구사했다.

하지만 홍 대표는 "이 대통령이 정치 빼고 다 잘한다"면서 "외교도 잘하고 경제도 잘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 대통령이 밤 12시에 자고 새벽 4시에 일어나면서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고도 말했다.

홍 대표의 이같은 발언에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평소에 하던 이야기고, 요즘 당청관계도 아주 잘 돌아가고 있다"는 반응을 보였다. 또 다른 관계자는 "전혀 나쁜 이야기가가 아니더라. 오히려 긍정적인 것이 많았다"면서 "당이 대표를 잘 뽑은 것 같다"고 말했다.

홍 대표의 이날 발언은 '일 잘하는 대통령' 프레임을 부활시키겠다는 전략적 구상이 깔려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정치술'은 조금 부족하지만 경제든 외교든 일은 다 잘하는 대통령이라는 이미지를 살려야한다는 것. 지난 해까지 이 대통령 지지율이 40%대 중반에서 50%초반 수준을 유지할 때만해도 이같은 이미지가 살아있었다. '여의도 정치권과 관계나 시민사회와 사이는 안 좋을지 몰라도 일은 열심히 하지 않냐'는 쪽이 이 대통령 지지의 근간이었다.

하지만 지난 해 말부터 구제역 파동, 전세값 대란, 물가 폭등, 지지부진한 고용, 아마츄어적 대북 관계, 연이은 인사 파동이 터지면서는 "일은 잘하는 줄 알았더니 무능하다"는 인식이 점점 높아졌고, 이는 광범위한 민심이반으로 이어졌다.

권재진 청와대 민정수석을 법무장관으로 내정하는 과정에서 이 대통령의 뜻을 전폭적으로 수용하고 적극적으로 방어하고 나선 홍 대표가 이날 돌연 이 대통령에 대한 '직격탄'처럼 보이는 발언을 한 것이 "그래도 MB가 일은 잘 한다"는 일종의 '고정관념'을 부활시켜 이 부분을 해결해보겠다는 의도가 깔린 것으로 보인다.

또 '대통령은 잘 하는 경제와 외교를 맡고, 정치는 당이 담당하겠다'는 역할분담론도 엿보인다. 이 대통령 역시 20일 물가 관련 장관회의를 직접 주재하고 이후 현장 활동을 강화할 계획이다.

이런 까닭에 일견 격해 보이는 홍 대표의 발언에도 청와대는 무덤덤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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