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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 터줏대감들 '탈호남 러시',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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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 터줏대감들 '탈호남 러시', 이유는?

여야 '공천 경쟁' 신호탄…"수도권으로, 고향으로!"

여야의 내년 총선 경쟁이 가속화되고 있다. 한나라당에서는 4선의 원희룡 의원이 총선 불출마의 배수진을 쳤고, 민주당에서는 중진 의원들을 중심으로 텃밭이나 다름없는 자신의 지역구를 버리는 행보가 잇따른다.

민주당 '탈호남 러시' 왜?

일찌감치 정세균 최고위원(진안ㆍ무주ㆍ장수ㆍ임실)이 수도권 출마를 선언한 데 이어 10일에는 김효석 의원(전남 담양ㆍ곡성ㆍ구례) 수도권행을 선언했다.

김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유권자가 가장 많은 수도권에서 중산층, 이념적으로는 중도성향을 가진 사람들을 민주당 지지자로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 의원은 "내가 만든 '뉴민주당 플랜'은 서민층과 중산층, 그리고 중원을 향한 민주당의 길을 제시하는 것이었는데 그런 제가 내년 총선에서 수도권에서 전개될 치열할 싸움을 강 건너 불보듯 할 수만은 없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호남 불출마는) 영입의 물꼬를 트겠다는 취지도 있다"고 설명했다.

김 의원에 앞서 전북에서 4선을 지낸 장영달 전 의원은 "영남의 민심을 얻지 못하면 내년 총선과 대선에서 승리할 수 없다"며 경남 함안ㆍ합천ㆍ의령에 출마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최근 가속화되는 이런 흐름은 다른 호남 중진 의원들에게도 압박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호남 의원들의 이같은 '탈호남 러시'는 내년 총선을 앞두고 '호남 물갈이' 요구가 비등해진 현실과 무관치 않다. 야권 공조에 공을 들이고 있는 민주당에선 기득권 포기의 일환으로 호남 지역구의 일부를 진보정당에 양보하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다. 따라서 인지도 높은 호남 중진들의 지역구 이전은 물갈이론이 본격화되기 이전에 '자기 희생'의 명분을 선점하기 위한 공천 경쟁의 포석으로 풀이된다.

'독수리 오형제', 영남에 날개짓

수도권에서 튼튼한 아성을 구축해 온 야당 의원들이 '사지'나 다름없는 영남 출마를 검토하는 경우도 늘어나고 있다. '독수리 오형제'(노무현 정부 당시 한나라당에서 민주당으로 건너온 의원들을 일컫는 별칭)들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김영춘 최고위원이 서울의 광진을 포기하고 부산 출마를 선언한데 이어 경기도 군포의 김부겸 의원은 고향인 대구 출마를 진지하게 검토 중이다.

김부겸 의원은 지난 8일 본인의 홈페이지에 올린 칼럼을 통해 "수도권이 내년 총선의 주전장이 될 것"이라며 "계파 몫 챙기기로 공천을 해서는 못 이긴다"고 말했다.

3선의 김 의원은 "한나라당의 전당대회는 영남 권위주의 세력이 홍준표 대표의 강직하고 서민적인 이미지 뒤에 숨어 있다가 박근혜 전 대표를 통해 복권하겠다는 작전에 성공한 것"이라며 "민주당은 서서히 전면에 나설 영남 권위주의 세력을 탈지역주의와 탈권위주의 전선으로 공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노선과 지역, 세대에서 한나라당보다 더 적극적으로 변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 의원은 오는 11월로 예상되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대표 선거에 나설 계획이다.

한나라당은?

내년 총선 전망이 밝은 민주당 의원들의 활발한 움직임과 달리 한나라당은 원희룡 의원의 불출마 선언 이후 이렇다 할 '후속'이 이어지지 않는 눈치보기 국면. 전당대회를 통해 박근혜계의 우위가 확인되긴 했지만 아직 계파 간의 역관계가 정교하게 정립되지 않아 '공천의 풍향'을 가늠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한나라당에선 인적 쇄신의 전초전 격인 노선 경쟁이 보다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나경원 최고위원은 이날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친서민 복지정책으로 전환하는 게 맞지만 보수는 책임을 져야 한다"며 "한나라당이 야당과 차별화되는 점은 책임정당이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나 최고위원은 "유승민 최고위원이 현 정부와의 정책차별화를 얘기하는 것은 좋지만 책임 차별화까지는 못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나 최고위원은 "친서민 복지정책에 대한 방향이 정해진 뒤 7월 중순 이후 최고위원회에서 공천개혁 문제를 적극 제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공천은 비용이 다소 들더라도 국민과 당원에게 맡겨야 한다"며 "특정 계파라는 이유로 갈등을 증폭시키는 해당 행위에 대해서는 (공천에서) 불이익을 줘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한나라당 한편에서는 무분별한 비정규직 고용에 제동을 거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당 정책위가 주도하고 있는 이런 움직임은 나경원 최고위원의 목소리와는 배치된다.

당 정책위 관계자는 이날 "지금까지는 정부가 고용창출에만 얽매여 인턴 등 비정규직을 고용해도 세제혜택을 주고 임금의 일부를 지원했지만 앞으로는 핵심 직군까지 비정규직을 고용하는 기업에게 세제상의 불이익을 주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명박 정부의 기본적인 고용 정책과 180도 다른 방향이다.

한나라당이 내달 중순쯤 내놓을 예정인 비정규직대책은 큰 틀에서 민주당의 그것과 다르지 않다. 한나라당이 검토 중인 내용에 △사내하도급 가이드라인 제정,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정규직 채용 비중 상위 기업에 세제해택, △4대 보험 사각지대 해소 등이 들어가 있는 것이다.

이들은 민주당의 비정규직 종합대책과 마찬가지로 상당 부분 진보정당의 요구 사항과 동일하다. 때문에 <조선일보>는 지난 8일 "한나라당이 검토하고 있는 정책은 민주노동당의 핵심 공약들"이라며 "한나라당이 민노당 따라하기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도 이날 오전 KBS <일요진단>에 출연해 '대기업이라는 단어를 말하면 떠오르는 생각이나 형용사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착취"라고 말했다. 홍 대표는 "(대기업은) 많은 돈이 쌓이고 수출이 사상 최대인데 중소기업, 자영업자, 서민은 어렵다"며 이같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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