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직접 김준규 검찰총장에게 '자제'를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30일 오전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개막한 UN 세계검찰총장회의에 참석해 김 총장을 비롯한 검찰 간부들에게 "국민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성숙한 자세를 보여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최근 검찰의 집단행동과 대검 간부들의 줄 사퇴에 대한 자제요구인 것. 이에 대해 김 총장은 "알겠다"며 고개를 끄덕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통령은 이에 앞서 이날 아침 청와대에서 열린 국민경제대책회의에서도 "우리사회에 여러 갈등이 있다"면서 "모든 이해를 달리하는 계층간 마찰이 일어나 국민을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러한 때일수록 더 협력하고 대화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며 "서로 이해하고 협력하고 지혜를 나누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 역시 검찰의 집단 행동에 대한 언급으로 해석된다. 중수부 폐지 문제에서 검찰 손을 들어줬을 때와 달리 이번에는 청와대내에서도 검찰에 대한 부정적 기류가 감지된다.
대통령까지 직접 나선 마당에 검찰이 어떤 향후 행보를 가져갈지가 관심사다. 검찰 안팎에선 김준규 총장이 세계검찰총장회의를 마치고 내달 4일께 사의를 표명할 수 있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하지만 대통령이 동계올림픽유치를 위해 순방을 떠나고 자리를 비운 사이 검찰총장이 일방적으로 사표를 제출할 경우 역효과도 거셀 것으로 보인다. 여야를 넘어서 정치권 전체와 일반 민심이 검찰에서 돌아설 가능성이 높다는 이야기다. 이 대통령은 오는 2일 남아프리카공화국으로 출국한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