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안상수 체제'로 가면 총선 해보나 마나"

홍준표 "특정계파 공작정치" VS 원희룡 "책임 질 수 있나"

내달 4일 열리는 한나라당 전당대회가 역시 계파간 대결로 흐르고 있다. 친이계 구주류의 집중 지원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한나라당 원희룡 의원에 대한 견제가 시작된 것. 홍준표 의원은 "권력 기관 동원 의혹"까지 제기했다.

홍 의원은 26일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특정 계파에서 국회의원과 당협위원장에게 특정 후보를 지지하라고 강요하고 권력기관이 특정 후보를 지지하도록 유도하는 등 공작 정치 행태가 보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홍 의원은 "지방 국회의원이나 당협위원장들이 제게 직접 전화해 특정 후보 지지를 강요하고 반협박을 하고 있다고 호소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다만 공작 정치를 펴는 진영이 어디인지는 밝히지 않았지만 "(특정 계파가)공천권을 가지고 강요 또는 협박을 한다"고 폭로했다.

홍 의원은 '특정 계파' 수장을 향해 "허수아비 대표를 세워놓고 뒤에서 수렴청정으로 당을 장악하고 19대 공천도 전횡하겠다는 뜻에서 나온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홍 의원은 임태희 대통령실장과 전화 통화 내용을 공개하며 "(내가) 극히 일부의 특정계파가 자기들의 이익을 정권 말기까지 누리려고 하는 그런 획책이 계속되면 좌시하지 않겠다'고 했고 (임 실장이) "청와대를 팔고 다니는 사람은 용납치 않겠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남경필 "한나라 개혁 아이콘이던 원희룡이…"


소장파의 지지를 받고 있는 남경필 의원도 이날 기자간담회를 열고 "한나라당 개혁 아이콘으로 개혁 운동을 함께해 온 원희룡 후보가 친이계의 도움을 받아 대리인으로 출마한 모습이 너무나 안타깝고 실망스럽다"며 "정책 노선 투쟁으로 잘 가던 전대가 계파대리전으로 흐르고 있는데, 그런 세력은 앞으로 성공할 수 없다는 것을 경고한다"고 말했다.

남경필 의원을 지지하고 있는 정두언 전 최고위원은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전당대회판이 이상하게 흘러가고 있다. 선거 패배로 사퇴한 사무총장이 대표로 출마한 정당 사상 최초의 해괴한 일이 있질 않나. 그런 그를 국민의 지탄을 받는 당내 실력자들이 적극 밀면서 한나라당을 제2의 안상수체제로 몰고가고 있질않나. 이럼 내년 총선은 해보나 마나"라고 원 의원을 겨냥했다.

이에 발끈한 원 의원 역시 기자 간담회를 자청해 "누가 누구한테 공천을 무기로 협박했다는 것이냐"며 "홍 후보는 1위를 달린다고 하는데, 앞서가는 후보가 왜 그런 말을 하는지 모르겠다. 내가 거세게 추격하면서 양강 구도에 진입하자 초조해서 그런 것 아닌가"라고 반박했다.

원 의원은 "홍 후보는 구체적인 근거는 제시하지 않으면서 권력기관을 얘기하며 마치 공작정치나 불공정하고 의도적인 개입이 있었던 것처럼 주장했는데, 근거가 있다면 당당하게 제시하고 그에 따른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