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윤택 연출가가 18년간 단원들을 상습 성추행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연극계에 파문이 일고 있는 가운데 부산에서도 그의 기록이 점차 사라지고 있다.
부산 기장군은 극단 가마골이 위탁 운영 중인 어린이 전용극장 '안데르센 극장'의 계약 해지 절차를 밟고 있다고 21일 밝혔다.
안데르센 극장의 운영은 극단 가마골이 위탁 계약을 맺고 오는 2019년까지 운영할 계획이었으나 이연택 연출가의 성추행 파문으로 단원들이 이탈하면서 공연을 할 수 없게 되자 이같은 결정을 내리게 됐다.
기장군 관계자는 "극단 가마골은 이윤택 연출가와 실질적인 연관은 없지만 이번 성추행 파문으로 단원들이 이탈하면서 정상적인 공연이 어려워짐에 따라 새로운 운영자를 찾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윤택 연출가의 성추행 파문으로 연희단거리패가 해체를 결정하면서 기장군 일광면에 소재한 가마골 소극장 역시 매각 계획이 알려지면서 사실상 폐쇄 절차를 밟고 있다.
앞서 지난 19일에는 부산 동구 초량동 이바구길에 있던 이윤택 연출가의 동판이 철거되기도 했다.
해당 동판은 초량초등학교 출신인 이윤택 연출가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사진과 '시나리오, TV, 드라마, 신문 칼럼을 쓰고 무용 이벤트 연출도 겸하는 전방위 연출가'라는 문구와 함께 지난 2013년 설치됐다.
동구청 관계자는 "이윤택 연출가의 성추행 논란이 일어난 뒤 관광객들과 시민들로부터 많은 민원이 들어왔다"며 "고민 끝에 해당 동판을 철거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윤택 연출가의 성추행 파문으로 20년간 연극인을 양성하고 매년 여름 성대한 연극축제로 인기를 얻은 경남 밀양연극촌도 부산시에서 무상위탁 운영관리 계약을 해지하면서 사실상 문을 닫게 됐다.
잇따른 성추행 폭로에 이윤택 연출가는 지난 19일 기자회견을 열고 "18년 가까이 진행된 나쁜 행태였다"며 "피해 당사자들의 상처를 위로 할 수 있다면 그 어떤 벌도 달게 받겠다"고 피해자들에게 사과했으나 그의 몰상식한 행태가 알려지면서 지역 예술계에서도 큰 파문이 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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