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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너 몰린 이정희, "과거를 묻지 않겠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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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너 몰린 이정희, "과거를 묻지 않겠다고?"

민노당, 이정희 행보 놓고 지도부 갈등

유시민 국민참여당 대표와의 공동 행보를 펼치고 있는 이정희 민주노동당 대표가 민주노동당 내에서도 코너로 몰리는 분위기다.

이정희 대표가 여러 차례 "원론적인 얘기였을 뿐"이라고 해명했지만, 참여당과의 비공개 협상 등 구체적인 사실관계는 전혀 반박하지 못하면서 불씨가 사그라들지 않는 것이다.

최근 속기록이 공개된 민주노동당의 76차 최고위원회에서는 이 문제를 둘러싼 지도부 내의 이견이 분명하게 확인된다. 4명의 최고위원들이 이 대표의 부적절한 행보를 문제 삼으며 "오해의 소지가 있으며 단순히 액면 그대로만 이해하라고 할 문제가 아니"라고 지적했다.

민노 최고위원들 "객관적으로 상당히 큰 파장 일으킨 것 사실"

이정희 대표는 지난 7일 국회 본회의 연설에서 진보대통합과 관련해 "과거를 묻지 않겠다"고 했다. 이를 두고 이 대표 측은 "(민주노동당 분당 당시) 선도탈당파에 대한 얘기였다"고 해명했지만, 정치권 안팎에서는 참여당을 향한 메시지라는 분석이 다수였다. 선도탈당파를 포함해 진보신당과는 이미 통합을 위한 합의문까지 마련한 마당에 다시 '과거' 운운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었다.

이 대표와 유시민 대표가 공동으로 <미래의 진보>라는 책을 출간하는 사실이 지난 9일 알려지면서 이런 분석은 더 힘을 얻었다. 논란이 존재하는 와중에 이 대표는 한 발 더 나아가 10일 조승수 진보신당 대표를 향해 "합의 정신을 왜곡하고 있다"며 직격탄을 날렸다.

▲ 이정희 민주노동당 대표. ⓒ프레시안(최형락)

이런 소동 뒤인 12일 열린 민주노동당의 최고위원회는 이 대표의 행보가 도마 위에 올랐다. 지난 14일 공개된 속기록을 보면 참석한 지도부 9명 가운데 4명의 최고위원이 "이 대표의 행보가 곤혹스럽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이정희 대표과 장원섭 사무총장을 제외하면 최고위원 7명 중 4명이 문제를 제기한 것.

정성희 최고위원은 "대표가 직접 페이스북에 공개편지를 올려 못을 박아 (진보신당을) 자극해야 했는가"라고 물으며 "공개편지가 상당한 파장을 가지고 와 우리 당과 대표의 진정성이 의심받는 굉장히 불편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영순 최고위원은 "객관적으로 봤을 때 상당히 큰 파장을 일으킨 것은 사실"이라며 "여러 해석을 낳았고 단순히 액면 그대로만 이해하라고 할 문제는 아니"라고 우려를 표명했다.

특히 참여당에 대한 이 대표의 태도도 도마 위에 올랐다. 당에서 공식적으로 참여당 문제를 결정한 적 없다는 이유였다. 정성희 최고위원은 "과거를 묻지 않겠다는 이야기가 언론에 그렇게 해석되리라는 것을 몰랐냐"며 "특히 참여당에 대해 '과거를 묻지 않겠다'고 내부에서 논의한 바 없다"고 말했다.

윤금순 최고위원도 "당의 분명한 입장을 가지고 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고 거들었다.

정성희 최고위원은 "(유시민 대표와의) 책 출간도 정치 지도자의 정치 행위가 시공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감안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장원섭 "진보신당의 기분을 최우선 과제에 두고 할 수는 없다"

이런 지적에 대해 장원섭 사무총장은 "당의 모든 것이 진보신당의 기분을 최우선 과제에 두고 할 수는 없다"고 반박했다.

장 사무총장은 "새로 만들어질 당이 6.15와 무관하게 반북적 입장을 당론으로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에 대해 우리가 침묵하고 있다면 새로운 분란의 씨앗을 안게 될 것"이라며 "이후 또 다시 시한폭탄 같은 것을 안고 살얼음판을 걷지 않으려면 정리를 해갈 때 최소한의 기본선에 대한 것이 확인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정희 대표는 "(참여당 문제는) 당의 논의를 기초로 문제를 풀어나간다는 것에는 흔들림이 없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조승수 대표에게 보낸) 편지에서 (참여당 문제를) 언급한 것도 이런 복잡한 문제가 있으니 논의를 빠른 시일 안에 해야하고 책임있는 논의가 필요하다는 차원에서 말씀드린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이날도 원론적인 답변을 반복했지만, 당내 반발이 거세지자 유 대표와의 공동 출판기념회를 진보신당 당대회 뒤인 7월 초로 연기했다.

민주노동당은 오는 18일~19일 이틀 동안 정책당대회를 연다. 이 자리에서 민주노동당은 새로운 진보정당 건설을 위한 연석회의 합의문의 최종 승인 절차를 거치게 된다.

진보신당에선 "'독자파'와 '복지파'의 이상한 연대" 비판 쏟아져

오는 26일 역시 당대회를 앞두고 있는 진보신당 내부도 시끄럽기는 마찬가지다. 전당원 총투표 등의 논의가 한창인 가운데 진보신당에서는 또 다른 내부 논쟁도 진행 중이다.

크게는 독자파와 통합파가 연석회의 합의문을 놓고 다투고 있지만 이 가운데 이른바 '복지파'의 행보에 대한 비판이 쏟아지고 있는 것이다. 박용진 부대표 등 진보신당 내의 '복지국가 진보정치연대'가 연석회의 합의문에 반대하면서 독자파와 공동 행보를 이어가는 것에 대한 의문이다.

이른바 '복지파'는 복지국가 건설이라는 가치를 중심으로 민주당을 포함해 야권 단일정당을 만들고자 하는 세력의 모임이다. 야권 단일정당을 만들자던 이들이 민주노동당과의 통합을 거부하는 것은 모순이라는 지적이다.

이기중 진보신당 관악당협 부위원장은 15일 <레디앙> 기고글에서 "독자파와 복지파의 이상한 연대는 우려스럽다"며 "연석회의 합의에 반대한다는 이유로 당대회의 기본정신인 '진보정치의 독자성'을 부정하는 세력과 손을 잡다니 이는 마치 주사파가 싫다고 뉴라이트와 손을 잡는 꼴"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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