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표의 화해 기류가 무르익고 있는 가운데 김문수 경기도지사가 대권 도전을 시사했다. 김 지사는 "(내년 총선 때까지는) 지켜보겠다. 그 때까지는 도지사직을 유지할 것"이라며 "도지사직을 그만두고 대권도전에 나서는 시기를 결정하는데 있어 내년 총선이 가장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며 구체적인 시간표까지 들고 나왔다.
김 지사는 16일 <연합뉴스>와 인터뷰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그는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표를 싸잡아 비판하기도 했다. 김 지사는 "청와대는 민심 알기가 어려운 '구중궁궐'이다. (그러니) 역대 대통령들이 한 분도 행복하게 끝이 안 날 수 있는가. 소통이 안 된다"고 말했고 "당내에서도 박 전 대표를 비롯해 대체로 민심이 어느 쪽으로 가는지 감지를 잘 못하거나 감지해도 너무 자만에 차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표의 회동 내용에 대해 불쾌해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김 지사는 반면 자신의 경쟁자인 오세훈 서울시장에 대해 "정치적인 경력은 적다. 그러나 젊고 호감이 가는 이미지를 갖고 있어 정치하기에 굉장히 유리하다. 우선 보면 기분이 좋다. 영화배우 비슷한 인기스타 같다. 연령이나 여러 가지 정치적 이력을 봐서는 상당히 평가받는 분"이라고 비교적 후한 점수를 줬다.
김 지사는 경기도 공무원들에 대해 "우리는 365일 24시간 공무원들이 잠을 안 자고 버스를 타고, 열차 타고 돌아다니며 도민을 위한 서비스를 한다. 이런 면은 우리가 세계 최고라고 자부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김 지사는 지난 14일 경북 구미의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를 방문했다. 박정희 정권 하에서 반독재 투쟁을 벌였던 김 지사는 이 자리에서 "박 전 대통령과 화해의 자리"라며 "박 전 대통령이 탁월한 지도력으로 산업혁명을 성공시켰고 세계적인 기적을 이룩했다"고 극찬했다. 김 지사는 이승만 전 대통령 동상 건립에 힘을 기울이는 등 자신의 '좌파 출신' 딱지를 떼기 위해 부심하고 있다. 이같은 행보 역시 대권을 향한 포석이라는 분석이다.
정치권에서는 김 지사가 지사직을 던질 가능성을 타진하고 다니는 인사들도 있다. 일종의 '분위기 조성'을 위해 김 지사를 비롯해 김 지사 측근들이 대선 출마를 적극 거론하고 다닌다는 것이다.
오세훈 "올해 안에 대권 출마 여부 정리"
'100% 무상급식 반대'의 선봉에 서 있는 오세훈 서울시장도 애매한 화법으로 대권 도전을 시사하고 있는 중이다. 그는 지난 14일 대구를 방문한 자리에서 "단체장직을 수행하는 분들은 정치적 영향력이 일정하게 업무에 필요하기 때문에 대선 출마에 대해 시인도 부인도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전날 라디오 인터뷰를 통해서는 "(대선 출마 여부 결정 시기를) 못 박아 말하기는 어렵지만 내년이 선거(대선)니까 올해가 가기 전에는 입장이 어느 정도 정리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올해 안에 대선 출마 여부 및 서울시장직 사퇴에 대한 입장을 정리하겠다는 일종의 '시간표'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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