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전북도당의 한 간부가 공직자와 도의원이 회식하는 자리에 찾아와 폭언과 함께 갑질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빈축을 사고 있다.
특히 이 간부는 불과 몇 달 전 만취 음주운전을 한 것도 모자라 단속 경찰관에게 침을 뱉고 발길질과 욕설까지 한 것이 드러나 도민들의 따가운 눈총을 받은 바 있다.
지난 12일 오후 전주 신시가지의 한 식당. 이날 전북도청 소속 공무원 3명과 도의원 및 전 도당당직자 등 5명은 저녁 모임을 하는 자리를 가졌다.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을 때쯤, 갑자기 A 정당 간부가 허락도 없이 문을 열고 들어온 것.
복수 관계자에 따르면 당시 A 정당 간부는 그 자리에 있던 한 공무원을 향해 “아니 저 사람(전 도당당직자)이 여기 왜 있어?”라며 “어이 사람(전 도당당직자) 좀 가려가면서 만나”라고 질책했다.
현장 분위기가 싸늘해지자 B 도의원은 수습하기 위해 “양해도 구하지 않고 들어와서 무슨 실례를 하는거냐”고 따져 물었다.
하지만 A 정당 간부는 더 격양된 목소리로 B 도의원에게 “OOO의원, 내가 이번 지방선거에서 공천심사위원 간사를 맡아서, 당신 정치 못하게 해 줄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는 전언이다.
논란이 된 A 정당 간부는 “친하게 지낸 공무원이 다른 방에서 회식을 가진다고 해서 들어갔는데, 나랑 사이 좋지 않은 도의원과 전 도당 당직자가 있었다”며 “그래서 친한 공무원에게 ‘야 너 사람 가려가면서 만나’라고 했다”고 인정했다.
이어 A 정당 간부는 “전북도당에서 지금까지 비례대표는 1번만 했다. 2번 이상 한 적이 없다. 그런데 자꾸 B 도의원이 비례대표 2번 하겠다는 말을 흘리고 다녀서 '비례 도의원 2번 해야겠다고 하고 다닌다면서요? 그런데 이제껏 관례상 2번 한 적은 없어요’라고 이야기 했을 뿐이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이번 사태를 두고 A 정당 간부의 행동에 문제가 있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는 시각이 많다.
특히 도의원과 공무원간의 식사가 공적인 자리가 될 수도 있었던 만큼 A 정당 간부의 테이블도 아닌 곳에서 개인적 불만을 피력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반응이다.
게다가 비례대표 등 정당과 관련된 발언은 당시 자리에서 상황 인식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다.
싫든 좋든 홧김에 말했다는 데에 좀 더 신중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당직자로서 보다 엄격한 윤리적 잣대가 필요한데도 제 마음에 들지 않으면 모든 절차를 걷어차는 후진적 행태로 볼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한편 해당 A 정당 간부는 지난해 10월 말에도 만취 음주운전을 하다 경찰에 적발됐지만, 오히려 단속 경찰관에게 침을 뱉고 발길질을 하며 "내가 누구랑 술마신줄 알아?"라고 협박하다 쇠고랑까지 채워지는 등 갑질 논란의 당사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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