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지호, 부산저축銀 '노무현-김진표 연루설' 폭로했지만…

김진표 "출국 날짜도 틀려…면책특권 뒤에 숨지 말라"

한나라당이 민주당 핵심 인사들을 부산저축은행 사태와 연결짓기 위해 부심한 모습이다. 박지원 전 민주당 원내대표에 이어 이번에는 현직에 있는 김진표 원내대표를 건드렸다. 박 전 원내대표와 마찬가지로 김진표 원내대표도 이런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신지호 "김진표 2007년 3차례 캄보디아 방문, 부산저축은행과 관련 있다"

신지호 한나라당 의원은 2일 국회대정부질문에서 "부산저축은행그룹의 캄보디아 PF대출사업 막후에 김진표 민주당 의원이 깊이 개입했다는 제보가 현지 경제인으로부터 접수됐다"고 밝혔다.

근거는 김 원내대표의 캄보디아 방문이었다. 신지호 의원은 "2007년에만 김 원내대표는 3차례에 걸쳐 캄보디아를 방문했고, 이 가운데 두 번째와 세 번째 방문이 부산저축은행과 관련이 있다"고 주장했다.

신 의원은 "2007년 7월 김 원내대표의 두 번째 방문에 맞춰 한달 전에 부산저축은행 간부들이 캄보디아를 먼저 방문했고 방문 직후인 8월에는 프놈펜에 캄코은행을 투자설립해 개소식을 열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3차 방문한 12월은 부산저축은행이 캄보디아 신공항 및 주변지 사업의 토지구매 2차 변경이 있던 시점"이라며 "특히 12월에 김양 전 저축은행 대표도 캄보디아에 있었다"고 주장했다.

신 의원은 노무현 전 대통령까지 언급했다. 신 의원은 "노무현 전 대통령 내외가 2006년 12월에 캄보디아를 국빈 방문했고 김양 전 대표도 이 시기에 캄보디아를 방문했다"며 "이보다 두 달 전인 2006년 10월에는 신공항 주변지 개발사업이 수립됐다"고 말했다.

신 의원은 "민주당은 이 모든 것이 현정부 책임이고 부산저축은행 관계자가 현정부 인사에게 전화 한통 한 것이 문제라고 물고 늘어진다"며 "노무현 정부 실세에 대한 비리의혹도 수사해서 규명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진표 "나는 차관 때부터 캄보디아 사랑 모임의 회장이었다"

김진표 원내대표는 즉각 반박했다. 김 원내대표는 오후 대정부질문이 시작되자마자 신상발언을 자청해 "대선으로 바쁜 2007년 12월에 캄보디아를 방문했다는 것이 신 의원 의심의 출발"이라며 "나는 재경부 차관 시절부터 캄보디아 사랑 모임의 회장을 맡았으며 17대 국회에서는 한-캄보디아 부의장, 현재는 의장을 맡고 있다"고 밝혔다. 캄보디아를 여러 차례 방문한 것은 이 때문이라는 것이다.

김 원내대표는 "2007년 7월 방문 당시에는 박성범 당시 한-캄보디아 친선협회장과 김희선 한-스리랑카 친선협회장, 강길부 한나라당 의원 등 네 사람이 함께 갔다"고 말했다.

김 원내대표는 "대선으로 바쁜 해에 어떻게 캄보디아를 방문했냐고 물었지만 캄보디아를 방문한 것은 대선이 끝난 12월 28일이었다"며 "최소한 날짜는 정확히 확인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따져 물었다. 김 원내대표는 "이때 중학교 때부터 다닌 수원중앙침례교회 김장환 목사와 함께 갔으며 교회 집사인 남경필 한나라당 의원도 동행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여야 간 최소한 신뢰는 지켜야하는 것 아니냐"며 "면책특권 뒤에 숨어 아니면 말고 식으로 폭로하는 우리 정치 현실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는 "아무리 요새 언론에 청와대의 핵심부와 로비스트의 관계가 보도된다 해서 그 화살을 다른데로 돌리려고 나한테 한 마디 확인도 하지 않고 (의혹을 제기했다)"라고 개탄했다.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변인도 "김진표 원내대표는 지금까지 단 한 번도 김양을 만난사실이 없고 전화통화를 한 적도 없다"며 "한나라당 신지호 의원의 막가파식 폭로전은 유감"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