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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을 향한 노스탤지어', 우주적 변화를 요구하는 어머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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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을 향한 노스탤지어', 우주적 변화를 요구하는 어머니들

[해외입양인, 말걸기] G20국가로 진입한 한국, 계속되는 해외입양

필자는 2011 전주 영화제에서 선정된 190개의 영화 중 패트리샤 구즈만(Patricio Guzmán)의 <빛을 향한 노스탤지어>(Nostalgia for the Light)가 선택된 것이 기뻤다.

이 영화의 배경인 아타카마(Atacama) 사막에는 콜럼버스 이전 시대 거주민의 거대한 땅그림(geoglyphs)과 아우구스토 피노체트(Augusto Pinochet) 정권 당시 사막에서 사라진 정치범의 역사가 있다. 뿐만 아니라 세계에서 가장 큰 천문시설인 파라날 천문대(Paranal Observatory)가 있기도 한 곳이다.

구즈만의 영화는 아타카마 사막에 있는 지질학자, 천문학자 그리고 실종된 자식의 어머니들 등 세 그룹이 각각 현실의 취약함을 어떻게 이해하는지 날카롭게 그리고 있다. 실제로 태양계와 인류의 근원에 대해 연구하는 과학자들 밝혀냈듯이, 우리는 행성과 어머니 시신의 유골의 화학적 구성이 같다는 것을 알고 있다. 영화에서 한 정치범의 어머니가 "나는 천체 망원경이 하늘뿐만 아니라 우리 아이들을 찾을 수 있도록 지구 전체를 꿰뚫어 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라고 말한 인터뷰와 같이 인간을 물질과 에너지로 보는 역사와 칠레의 사회정치적 역사는 하나로 연결되어 있다.


한국뿐만 아니라 세계 다른 나라들에서도 영화제 이외에 다큐멘터리 영화를 보기가 어렵다. 마이클 무어의 <화씨 9/11>(2004, 미국)와 한국 다큐멘터리인 이충렬 감독의 <워낭소리>(2008, 한국)는 정도를 예외로 볼 수 있을 것이다. 관객들에게 많은 가르침을 주는 다큐멘터리 영화가 지속적으로 제작되고 있음에도 자주 접할 수 없다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감사하게도 전주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영화감독의 최신작을 보게 되었고, 지난 10년 동안 본 것 중 가장 아름다운 영화였다. 전주국제영화제에 의해 소개된 내용 중 가장 놀라웠던 것은 이 영화를 프랑스어와 한국어 자막을 넣어 상영한다는 것이었다. 한국과 칠레가 그들 스스로 독재 이후 민주화로의 이행을 용이하게 설명하며, 이는 필자가 함께 극장에서 영화를 감상한 관객들이 보이는 정서적 반응을 통해 느낄 수 있었다. 반면 필자의 제 2외국어인 불어로 감상한 본 영화에 대한 경험은 내가 한국에서 경험한 특별한 역사적 트라우마인 국외입양의 관점에서 영화에 대한 질문을 재고하도록 만들었다.

다큐멘터리 영화에서 자막은 특정한 역사적 출현과 유용성을 지닌다. 나는 미국에서 김동원 감독의 <상계동 올림픽>(1998)을 처음으로 봤던 때를 명확히 기억하며, 영어 자막이 외부의 제작 후원에 대한 필요성을 나타낼 뿐만 아니라 자국의 이슈에 대한 국제적 관심의 요청도 표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스페인어로 진행되고 프랑스어 자막이 있는 <빛을 향한 노스탤지어>의 경우 모국어도 한국어가 아니고 제2외국어도 한국어가 아닌 한국계 디아스포라들을 위해서도 제공된다. 1950년 이후 해외 입양을 받는 15개국 중 한 국가로 입양된 한국 입양인들과 같이, 나 또한 한국어가 세계에서 가장 배우기 어려운 언어 중 하나이고 스페인어와 프랑스어가 가장 쉬운 언어들 중 하나라고 순위를 매긴 미국 국무부의 조사 결과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영화에서 구즈만은 독일에서 태어난 한 기술자를 인터뷰하는데 그는 피노체트 독재 정권의 영향으로 독일에서 칠레로 망명하여 살고 있는 자신의 어머니의 같은 삶을 살고 있다. 자신을 칠레인으로 규정하는 이 기술자는 아타카마 사막에 일을 하기 위해 돌아왔고, 이 영화의 촬영 과정을 통해 자식들의 유해를 찾기를 애원하는 어머니들을 돕는 역할을 하고 있다. 우리 디아스포라의 언어들로 해석된 구즈만의 영화 속에서 나는 뜻밖에도 아이를 해외로 입양보내고 한국에서 법적 변화를 위해 몸부림치는 어머니들과의 화해의 가능성을 엿보게 되었다.

1990년대부터 많은 수의 성인 한국 입양인들이 시민단체가 후원한 모국 문화 여행, 교환학생, 사업 등으로 한국에 돌아오고 있으며 이들 중 많은 수가 그들 자신의 출생기록과 가족 기록을 찾고 있음을 주목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어떤 입양인들은 법률의 개정 혹은 국외입양을 최우선시 하는 법의 취약성 등을 바꿔야 한다고 공개적으로 주장하고 있다. 세계 2차대전 이후 사실상 해외입양국으로 세계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한국은 윤리적 기준, 전문적 실천 그리고 국제입양에 관한 헤이그협약(국회에서 만장일치로 지난 3월에 통과되었으나 법적 이행을 위한 서약이 되지 않은)을 개시하는 원칙을 비준하는 것에서는 늦었다. 게다가, 한국은 UN아동 권리 협약의 서명도 유보하고 있는 상태이다.

결과적으로, 많은 실종된 아이들의 예에서 보듯이 불법적으로 (양육이) 포기된 아이들이 국외입양을 통해 사라져왔고 이런 국제입양 시스템은 규제 받거나 감시되지 않아왔다. 실제로, 스칸디나비아의 NGO들이 한국의 전체 입양 건수를 30만 건으로 보는 것에 반해 한국 정부는 그 수를 17만 건으로 보고 있다. 입양 특례법 개정안이 성공적으로 통과되고 정부가 법원을 통해 입양을 심사하는 것을 결정하기 전까지는, 한국은 과거뿐만 아니라 현재에 대한 적절한 해명을 할 수 없을 것이다.

G20 국가로 진입한 한국에서 아직도 국외입양을 계속하고 있는 것에 대해 연구하기 위해 입양인들 그리고 입양인이 주도하는 단체인 ASK(국외입양인연대)와 TRACK(진실과 화해를 위한 해외입양인 모임)은 미혼모들의 활동에 수년째 동참하고 있다.

이런 활동의 결과로, 오늘날 국외로 입양되는 90%의 아이들은 낙태 대신 출산을 선택하고 이 사회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이 아이를 포기하는 것이라고 느끼는 미혼모들의 아이라는 것이 알려졌다. 미혼모들이 이렇게 생각하는 데에는 특히 기초생활, 주택과 교육 지원 등의 (사회)복지 지원이 한부모 보다 국내입양을 선택한 부부에게 기하급수적으로 더 많이 제공되고 있기 때문이다. UN 아동권리 협약은 국가가 아이들이 출생국 내에서 가족과 거주하도록 돕는 것이 아동의 권리 중 하나라고 옹호하고 있다.

지난 20여 년간, 한국은 입양기관들이 아무런 모니터 없이 입양하도록 허가하는 등의 역행을 해오고 있으며, 공익과 사익이 상충되어 자본을 가지고 있는 서구의 불임부부들의 수요와 로비로 인해 고아가 아닌 아이들을 고아로 만들어 입양 보내는 관행이 지속되고 있다. 실제로, 내가 아는 입양인 중에는 친부모님이 죽기 전에 꼭 아이들을 만나려고 했으나 친부모의 정보 노출을 꺼린 입양기관들이 정보를 주지 않아 만나지 못한 사람들도 있다.

한국은 지금껏 많은 트라우마들은 겪어왔고 수많은 가족들이 이러한 경험들을 감당해야만 했다. 한국 민속 문화로부터 그 트라우마의 목록을 보자면, 바닷길이 열릴 때에만 가족을 만날 수 있다는 '진도 뽕 할머니 이야기'에서부터 '오세암', '햇님 달님' 등과 같이 초자연적 현상이 일어날 때에만 가족과 다시 재회할 수 있음을 이야기하는 무수한 예를 찾아볼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공상에 가까운 해결책들에 만족할 수 없는 미혼모들의 아이들을 지켜내려는 노력과 입양인들의 부모 찾기에 대한 몸부림은 점점 더 강해지고 있다.

구즈만의 영화는 밤하늘을 찍고 사막을 조사하는 책략과 사라진 자식들을 찾아 헤매는 어머니들의 끊임없는 의지 사이를 중재한다. 그 뿐만 아니라 이 심오한 영화와 그 어머니들은 과거사를 통해 우리에게 우주적이고 철학적이며 사회 헌신적인 변화와 유사한 무엇인가를 만드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헤이그 협약을 비준하기 위한 법안이 국회를 통해 통과되고, 한부모를 위한 지원과 입양 특례법 개정에 대한 지원들이 늘어나면서 빛을 찾는 친구들(fellow light seeker)이 생겼다.

2010 유럽 영화 아카데미상 최고 다큐멘터리상 prix ARTE를 수상하고 전주국제영화제에서 4월 30일과 5월 6일에 상영된 <빛을 향한 노스탤지어>는 현재 일부 상영관에서 상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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