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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입양이 최선? 아이들의 권리를 지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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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입양이 최선? 아이들의 권리를 지키자

[해외입양인, 말걸기] 제1회 싱글맘의 날을 맞아

해외입양은 한국 사회로 하여금 오랜 동안 굴욕으로 자리매김해왔다. 이런 이유로 해서, 6전 전 한국 정부는 5월 11일을 '입양의 날'로 선포했고, 매년 이 날을 기념하는 일을 통해서 국내입양을 증진시키고자 했다.

영어에는 "죽은 말 두들겨 패기(Beating a dead horse)"라는 속담이 있다. 이미 말이 죽었다면 아무리 발로 차거나 채찍질을 해도 말은 일어나 달릴 수 없다. 영어에서 어떤 사람의 특정한 행동에 대해서 "죽은 말을 두들겨 패듯"한다고 말한다면, 그것은 그 사람이 결과를 얻을 수 없는 일에 바보처럼 지속적으로 관여하는 것을 의미한다.

'입양의 날' 제정이 바로 그런 일이다. '입양의 날'이 제정된 2005년에 2102명이었던 해외입양 아동의 숫자가 2010년에는 1013명으로 감소하는 실제로 감소하긴 했다. 그러나, 이 기간 중 처음 4년 동안 국내입양도 덩달아 감소했고, 2010년에 이르러 서야 겨우, 2005년에 비해 오직 1명(!)이 증가했을 뿐이다(1461명→1462명). 그러니 해외입양이 줄었다고 해서 국내입양이 늘었다고 볼 수는 없다. 국내입양 촉진은 결과를 얻지 못한 것이다.

그러므로 불쌍한 말은 내버려두자; 그것은 시대에 뒤떨어진 교통수단이다. 대신에 우리 시대에 걸맞은 보다 현실적인 해결책을 찾자.

아동보호의 다른 모델

국제입양에 관한 헤이그협약사무국에 제출된 국가 보고서에 따르면 북유럽의 선진국들에서는 국내입양이 거의 없다. 미혼모들이 자신들의 아이를 키우는 일에 정부로부터 지원을 받기 때문이다. 이 나라들에서 손가락으로 셀 정도로 작은 숫자의 국내입양은 가족 학대와 방치로 인해 발생하는 경우들이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엄마가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거나 성품이 못됐다든지, 아니면 아이를 학대하거나 방치하기 때문이 아니라 단순히 엄마가 결혼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아이는 엄마와 분리된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최근 몇 년 동안 해외입양아동의 약 90%가 미혼모의 아이들이다. 국내입양의 경우도 거의 같다.

캐나다, 오스트레일리아, 미국과 같은 나라들은 1970년대 초까지, 아이를 입양 보내는 것을 통해서 미혼모를 처벌했다. 하지만 이 나라들에서 점점 양성평등이 실현되면서, 아이들을 키울 싱글맘의 권리는 강화되었고, 친인척간의 입양을 제외한 아동 입양은 점점 더 줄어들었다.

여성의 권리가 아이들의 권리다

여성의 권리에 관한 한, 한국은 선진국들에 비해서 많이 뒤쳐져 있다. 2010년 세계경제포럼의 성별격차지수에 관한 보고에 의하면, 한국의 성별격차지수는 총 134개 나라 중에서 103위인 아랍에미리트와 105위 쿠웨이트 사이인 104위에 위치하고 있다. 한편 UN 아동권리협약위원회에 보고된 2010년도 한국 NGO단체들의 문서에 의하면, 2008년 한국 정부는 8800명의 아동을 사회복지시설에 배치했으며, 아동과 가족에 대한 정부예산은 전체 정부예산의 1.7%에 지나지 않았고, 이는 OECD 국가 중 최하위였다. 같은 보고서에서 아동의 권리들을 보호하도록 몇 가지의 권고사항이 제시되었는데, 그 중의 하나는 민법을 개정하여 입양인들이 친생부모와 재회할 수 있는 안전장치를 마련하라는 것이었다.

이런 와중에, 국회가 민간단체들이 입양인과 친생부모와 미혼모들의 권리보호를 담은 입양특례법 개정안을 심의하는 중, 보건복지부의 의견을 조회하자, 보건복지부는 이 법안에 대해 지난 4월 아래와 같은 입장을 국회에 제출했다.

"친생부모가 정보공개에 동의하지 않는 경우에는 입양정보를 공개할 수 없는 것으로 수정할 필요가 있고, 친생부모는 입양결정시 아동에 대한 권리와 의무를 포기한 것이므로 친생부모에게는 정보공개청구권을 인정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임."

UN 아동권리협약위원회에 보낸 정부보고서에서 정부가 자랑스럽게 주장한 것처럼 입양은 "다른 방식의 출산"일까, 아니면 (생체)절단일까? 아이들을 영구적으로 분리하는 것보다 아이가 이미 태어난 그 가족들을 강화하는 것이 명백하고 현대적이며 윤리적인 아동권리 보호를 위한 해결책이다.

아기야, 생일 축하해

결혼을 했건 하지 않았건 어떤 부모들도 아이들을 학대하는 일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결혼한 부모들과 마찬가지로 미혼모들도 공정한 기회와 약간의 격려를 받는다면, 자신들의 아이를 사랑하고 돌볼 수 있다. 이제는 골동품의 자리에 놓여 있어야 할 오래된 편견에 의해서 직업을 잃거나 사회적 관계망을 유린당하지 않는다면 말이다. 합리적인 사회복지와 창의적인 직업 문제 해결책을 제공하는 것은 싱글맘과 그들의 아이들에게만 이익이 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사회의 모든 사람에게 유익이 될 것이다.

이것이 몇몇 단체가 해외입양이나 국내입양보다 더 나은 해결책을 제안하기 위해 5월 11일을 싱글맘의 날로 선포하는 이유이다. 미혼모들을 지원하는 것을 통해서 아이들을 지원하는 것이 입양 문제를 해결하는 최선의 길이며 동시에 해외에서의 한국의 이미지를 개선하는 길이기도 하다.

세계 경제 포럼(WEF)의 2010-2011 글로벌 경쟁력에 관한 보고서에서 한국은 22위를 차지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지금껏 한국은 자기 나라 사람을 상품처럼 수출하는 나라로 매우 잘 알려진 나라이다. 그 까닭은 LCD 패널, 자동차, 컴퓨터칩들은 그 나라들에서 인간관계를 형성 할 수 없는 반면에, 입양인들은 먹으러 다니고, 대화하며 살고, 학교와 교회를 가고, 결혼하며 아이를 낳고 손자 손녀를 낳으며 인간관계를 일구어 가기 때문이다. 서양국가 내부에서 조차도 한국의 국제입양은 지속되는 하나의 유산이 되었는데, 한국이 현대 국가에 걸 맞는 행동으로서 점점 다양성이 증가하는 시민들에 대한 보호의 책임을 걸머질 때라야 비로소 자국민을 수출하는 나라라는 인식을 지워낼 수 있을 것이다.

매일, 한국에서, 아이들은 싱글맘의 자녀로 태어난다. 우리가 현재 살고 있는 이 사회에서 미혼모는 소중한 자기 아이들의 출생을 축하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다. 하지만 사회가 기꺼이 미래로 나아가길 기대하고, 한국에 살고 있는 많은 다양한 형태의 가족에게 더 관대해진다면, 우리는 모든 태어나는 아기들을 축복할 수 있다. 이 아이들을 한국사회로 기쁘게 맞이하고, 그들을 키우는 엄마들을 응원하자.
▲ 최근 국적법 개정으로 한국 국적을 회복한 입양인들. ⓒ연합

* 제1회 싱글맘의 날에 모든 분들을 초대한다. 초대된 모든 사람들에는 싱글맘의 날 축하 생일케이크 한 조각을 드릴 것이다. 이 축하행사는 5월 11일 수요일 점심시간에 광화문 교보문고 선큰가든(종로쪽 출입구)에서 열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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