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한나라당 지도부가 총사퇴한데 이어 임태희 실장을 비롯한 청와대 수석비서관들도 사실상 사의를 표명했다.
개각이 멀지 않은 점을 감안하면 당정청이 사실상 인적쇄신에 들어가는 것이다. 하지만 인사에 있어서는 매우 '신중한 스타일'인 이명박 대통령이 청와대 비서진 개편을 단행할지는 미지수다.
"면모일신의 계기를 마련했으면 좋겠다는 뜻"
이날 오전 "이번 선거에 나타난 국민의 뜻을 무겁고 무섭게 받아들여야 한다"는 이명박 대통령의 말을 전달한 홍상표 홍보수석은 오후에 다시 기자실을 찾았다.
홍 수석은 "임태희 실장이 대통령께 건의를 했다'면서 "임 실장은 '저와 청와대 가족들은 대통령을 보필하는데 있어서 무한책임을 진다는 자세로 일하고 있다. 이번 일에 대해서도 저희들은 책임감을 느낀다. 수석들과도 의견을 나눴다. 대롱령께서 면모일신의 계기를 마련하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고 한다"고 전했다.
'사의 표명이냐'는 질문에 홍 수석은 "진용개편이 필요하다는 말씀이다"면서 "정국상황을 잘 아는 임 실장이 (이 대통령이) 선제적으로 진용개편을 하도록 건의를 드린 것이라고 본다"고 답했다.
'사실상 총사퇴로 보면 되냐'는 질문에 "그런 식은 좀 부자연스럽지 않냐. 비서들은 대통령의 뜻에 따라 일하는 사람들인데 그만두고 싶다고 그만두는 것도 부자연스럽다"면서 "그래서 건의를 드린 것이다"고 답했다. 홍 수석은 "대통령께서는 듣고만 계셨다"고 덧붙였다.
한나라당 지도부 쇄신과 연계성을 묻는 질문에 홍 수석은 "조화가 이뤄지도록 이심전심으로 잘 될 것으로 본다"고만 답했다.
몇 시간 만에 청와대 개편 카드가 추가된 이유는?
이날 오전만 하더라도 홍 수석은 "대통령께서 '청와대 직원들도 긴장감을 갖고 마음을 새롭게 가다듬어야 한다'고 말했다"면서도 청와대 인적 개편 문제에 대해선 "그 문제에 대해선 특별한 말씀은 없었다"고만 전했다.
하지만 몇 시간 만에 '청와대 비서진 재신임'카드를 추가로 들고 나온 것. 그 사이 한나라당은 지도부는 최고위원 사퇴와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을 결의하면서도 원내대표 경선은 예정대로 5월 2일에 강행키로 결정했다.
여권 내부에서 이번 재보선 패배 책임소재를 두고 복잡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이날 청와대 비서진의 사의가 '재신임'으로 이어질지, 전면적 당정청 개편으로 이어질 지는 아직은 미지수다. '혼란상이 길어져선 안 된다'는 의견이 적지 않지만, 이 대통령이 신속한 결단을 내리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한나라당 내 균형추가 박근혜 전 대표 쪽으로 급속도로 쏠릴 가능성, 비대위나 원내대표 경선 결과가 나오기 이전에 청와대 비서진을 먼저 개편하기엔 부담이 크단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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