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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의 고향'에서 패배, '친노' 어디로 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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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의 고향'에서 패배, '친노' 어디로 가나?

유시민 "죄송합니다. 제가 큰 죄를 지었습니다"

4.27 재보선의 또다른 이변이 벌어진 김해을에선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렸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생가와 유해가 있는 김해을에서 한나라당 김태호 후보가 신승을 거둔 것.

김해을 선거전의 참여당 후보는 이봉수였지만 유시민 대표와 천호선 전 최고위원 등도 사실상 상주하면서 '올인'했다. 여론조사도 앞섰었지만 결국 충격적 패배를 당했다.

김해을 개표 상황실에 모여 있던 당 지도부는 선거 결과가 굳어지자 별말 없이 하나 둘 자리를 떴다. 이봉수 후보는 개표 완료 직후 "제가 너무 부족해서 여러분께 실망을 드려 너무 죄송한 말씀을 드린다"며 "120일 동안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고귀한 뜻을 이어가려는 마음에서 최선을 다했지만 모든 결과는 저의 부족함에 있다"고 고개를 숙였다.

반면 역전에 성공한 김태호 후보 측은 잔치 분위기였다. 강원, 분당을 같이 한나라당의 전통적 우세지역이 아니라 도지사, 시장, 직전 의원이 모두 야당인 김해을에서 당선된 김 후보는 눈물을 글썽였다.

그는 트위터를 통해 "경남의 아들로서, 김해 일꾼으로서 다시 뛸 수 있는 김해시민 여러분께 감사드린다"며 김해를 동남권의 경제중심도시로 도약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김 후보는 "선거현장에서 시민들이 원하는 바와 어떤 기대를 갖고 있는지를 생생하게 들을 수 있었다"면서 "1년을 4년 같이 죽을 각오로 일하겠다"고 밝혔다.

내년 승부는 어떻게 될까

선거 기간 중 김 후보 측은 "내년에도 여기 출마한다"면서 "당선되면 바로 재선을 위해 열심히 뛰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하지만 친노진영도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다.

친노진영의 한 인사는 "문재인 실장이 아니라 누가 나서더라도 김해을은 내년 총선에서 꼭 되찾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문재인, 이해찬, 한명숙 등 원로그룹을 포함해 친노진영 다수가 뜻을 모았던 김경수 봉하재단 사무국장 대신 이봉수 후보를 밀어올린 유시민 대표 등 참여당과 나머지 친노 진영이 어떻게 감정 정리를 할 지도 관심사다.

민주당이나 참여당 모두에 몸을 담고 있지 않은 한 친노 인사는 "경과야 어떻든 이봉수 후보가 이겼다면, 앙금은 잊고 '앞으로 잘 하자'면 되는데 결과가 이렇게 나와서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충격적 패배를 당한 참여당이, 오히려 더 차별적 독자 노선을 강화할 경우 갈등의 골이 더 깊어질 수도 있다. 천호선 전 최고위원은 선거 며칠 전인 지난 22일 "만약 우리가 지면 통합 압력이 더 강해질 것이다"고 예견하면서도 어떻게 대응할지에 대해선 말하지 않았었다.

친노 진영 내에선 최근 보폭을 넓히기 시작한 문재인 전 실장, 김경수 사무국장 불출마 선언 이후 입을 닫고 있는 이해찬 전 총리 등이 지금보다 더 적극적으로 움직일 것이라는 이야기가 많다. 일부 인사들은 "다음 달이 (노 전 대통령) 2주기인데, 자연스럽게 내부를 추스를 수 있는 기회가 되지 않겠냐"고 기대했다.

유시민 대표는 28일 0시 40분께 자신의 트위터에 "정말 고맙습니다. 너무나 죄송합니다. 제가 큰 죄를 지었습니다"라는 글만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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