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전 대통령의 둘째형 이상득 전 의원이 24일 자택에서 의식을 잃고 쓰러져 병원으로 옮겨졌다.
이 전 의원은 이날 오후 자택에서 의식을 잃어 서울의 한 종합병원 응급실로 옮겨졌으며, 현재는 중환자실에서 치료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이상득 전 의원은 억 원대의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를 수수한 혐의로 이날 검찰 조사를 받기로 했다. 검찰은 지난 22일 이 전 의원의 자택 등에 검사와 수사관을 보내 컴퓨터 하드디스크 등 관련 자료를 확보하면서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했다. 검찰은 국정원 관계자들을 조사하던 중 거액의 특활비가 원 전 원장 지시에 따라 이 전 의원 측으로 지급된 정황을 포착하고 이 전 의원을 불러 조사를 진행하기로 했다.
이 전 의원 측은 그러나 이틀 전 이뤄진 검찰의 자택 수색으로 충격을 받은 데다 소환과 관련한 준비를 못했다는 이유로 조사 연기 신청을 했고 26일로 다시 조사 일정이 잡힌 상황에서 쓰러졌다.
이 전 의원은 최근까지 강남 압구정동 한 대형교회 예배에 선글라스를 쓰고 부축 등 도움 없이 가족들과 일요일 낮 예배에 출석했던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날 갑작스러운 입원은 검찰 조사를 피하기 위한 연출 아니냐는 비난 여론이 일고 있다.
이 전 의원의 갑작스런 병원 입원으로 검찰 수사에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검찰은 아직 이 전 의원에 대한 소환 방침 변경 여부는 밝히지 않고 있다. 그러나 과거 이 전 의원이 포스코 비리 의혹을 받을 당시 '건강상의 이유'가 참작됐다는 점에서 이번 입원에도 노림수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심이 적지 않다.
지난 2015년 제3자 뇌물 수수혐의로 이 전 의원이 수사를 받을 당시, 검찰은 이 전 의원을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은 당시 이 전 의원 측근이 실소유주인 티엠테크를 비롯한 업체 3곳이 정준양 전 회장이 재임 중이던 2009년부터 2012년 사이 포스코로부터 일감을 특혜 수주했고, 업체가 거둔 수익의 일부인 30억 원이 이상득 전 의원 측에 흘러간 정황을 포착해 수사하던 중이었다.
당시 불기소 결정을 내린 검찰은 "이상득 전 의원의 혐의가 중대하고 비난 가능성이 높지만 여든 살의 고령인 데다 지병을 앓고 있는 등 건강상의 이유를 고려했다"고 설명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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