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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일화 대의' 선택한 호남…최초 비민주 의원 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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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일화 대의' 선택한 호남…최초 비민주 의원 탄생

2012년 총선서 '민주당의 호남 독점' 무너지나

민주당의 아성, 호남에서 최초로 비민주당 의원이 탄생했다. 4.27 재보궐 선거 전남 순천 선거구에서 민주노동당 김선동 후보가 승리를 거머쥔 것이다. 민주당 출신의 무소속 후보가 당선된 적은 있지만 비민주당 후보의 당선은 처음이다.

호남 민심은 끝내 '야권 단일화'라는 대의를 선택했다. 민주당이 조건 없이 후보를 내지 않으면서 지역의 당원들 사이에서는 거센 반발이 나왔지만, 순천 유권자는 "2012년 정권교체를 위해서는 야권연대가 힘을 얻어야 한다"는 호소에 고개를 끄덕여준 것이다.

다시 한 번 호남의 전략적 선택이 확인된 순간이었다. 동시에 민주노동당은 최초로 호남 지역에서 국회의원을 배출하는 역사를 썼다.

민노당의 끈질긴 '호남 구애', 끝내 성공했다

민주노동당이 호남에 공을 들여 온 것을 오래된 일이다. 지난해 7.28 재보궐 선거에서는 전남 광주 남구에서 오병윤 후보가 나서 민주당 장병완 의원에 맞서 턱밑까지 민주당을 압박하는 이변을 일으킨 바 있다. 당시 두 후보의 득표율 격차는 11.8%포인트였다.

오병윤 후보의 선전은 "민주당 공천장만 받으면 마른 나뭇가지에서도 꽃이 핀다"던 광주 민심의 변화를 실감케 했다. 호남의 민심은 민주당의 혁신 요구기도 했다. 그리고 이런 호남의 민심은 이번 재보선에서 민주당으로 하여금 '호남 무공천'을 결단하게 했다.

호남 출신 일부 의원들의 반발도 물론 있었다. 박주선 최고위원은 "원칙과 기준에 따른 통 큰 양보는 백번, 천번 가능하지만 선거연합이나 연대 협상은 자선사업가가 기부행위 하는 방식으로 해선 안 된다"고 공개적으로 반기를 들었었다.

경남 김해을(乙)과 달리 순천에서는 경선이라는 최소한의 절차도 사실상 거치지 않고 공천 자체를 포기한 것을 지적하며 반발한 것이다. 손학규 대표는 그럼에도 순천 무공천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호남에서 양보해야 야권연대의 대의가 산다"는 이유였다.

그럼에도 쉬운 선거는 아니었다. 민주당 출신의 무소속 후보들은 김선동 후보를 향해 "종북주의자"라는 원색적인 비난을 쏟아냈다. 여론조사 결과도 낙관하기가 어려웠다.

더욱이 경력에서도 김 후보는 무소속 후보들에 비해 달렸다. 청와대 정무수석, 변호사, 장관, 대학교수 등 무소속 후보들의 화려한 이력과 달리 김 후보가 내세울 만한 경력은 민노당 사무총장이 거의 전부다. 김 후보는 고려대학 재학 중 서울 미문화원 점거투쟁을 벌이다 제적된 바 있고 이후에는 울산과 광주 등에서 노동운동을 해 왔다.

김선동 "야권연대와 정권교체의 의지 보여준 민심의 승리"

▲ 최종 승자는 김선동 후보였다.ⓒ연합뉴스
그러나 최종 승자는 김선동 후보였다. 그것도 2위 조순용 후보(무소속)을 15%포인트 넘는 차이로 너끈하게 앞질렀다.

김선동 후보는 "순천 시민이 역사적으로 위대한 선택을 했다"며 "호남의 민심이 이 나라의 민주주의를 지켜왔고 역사를 주도해 왔음을 다시금 증명해 주셨다"고 당선 소감을 밝혔다.

김 후보는 "순천 선거 결과는 순천 시민 모두의 승리이자 야권연대와 정권교체의 의지를 보여준 민심의 선택이었다"고 덧붙였다.

오랜 두드림 끝에 호남의 마음을 얻은 민주노동당도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이정희 민노당 대표는 "정권 교체를 위한 국민의 열망이 이렇게 클 줄 몰랐다"며 "큰 책임감을 느끼며 야권 연대 과정에서 겪었던 어려움을 딛고 서로 격려하며 야권연대를 더욱 전진시키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19대 총선에 미칠 영향은?

무소속 후보의 난립이라는 호조건도 있었지만, 야권 연대라는 대의의 손을 들어 준 순천의 선거 결과는 2012년 열릴 19대 총선에도 상당한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전통적인 호남 텃밭이지만 야권연대라는 대의를 무시한 사람은 인정받지 못할 것이라는 위기감이 민주당 호남 의원들에게 퍼질 수 있다. 단일화를 거부하고 무소속으로 뛰쳐 나온다고 될 일이 아니란 것이 증명됐기 때문이다.

특히 민노당은 광주에 상당한 공을 들이고 있다. 지난해 7월 재보선에 출마했던 오병윤 후보는 광주 서구을, 현재 비례대표 의원인 곽정숙 의원은 광주 남구에 출마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총선을 앞두고 벌어질 야권연대 협상에서 호남 지역의 단일화가 어려운 고비가 될 가능성도 함께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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