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을 선거 진행 상황이 빼곡이 적힌 수첩의 주인이 특임장관실 신용갑 서기관의 것으로 확인된 가운데 야권은 "이재오 장관의 선거개입 증거가 확실하다"고 공세를 펼치고 있다. 이에 대해 이재오 장관은 "까마귀 싸우는 골에 백로야 가지 마라"고 딴청을 피우고 있다.
국민참여당 측은 김해을 지역에서 발견된 특임장관실 마크가 찍힌 수첩에 대해 "수첩을 찾는다면서 남겨둔 개인 전화번호 등을 통해 특임장관실 신 모 팀장의 것으로 확인했다"고 밝히고 있다.
신 모 팀장은 한나라당 김태호 후보와 동향인 경남 거창 출신의 신용갑 서기관인 것으로 알려졌다.
문재인 "유권자들이 냉정하게 심판할 것"
김해을 야권단일후보 이봉수 선대위 상임고문을 맡고 있는 문재인 전 청와대 비서실장은 26일 불교방송 라디오에 출연해 "과거 참여정부를 할 때, 대통령을 탄핵으로 몰아간 사유가 관건선거 개입, 이런 것이었다"면서 "그때 대통령께서 하셨던 발언의 수위나 정도에 비교를 해보면 지금 특임장관실의 선거 개입은 훨씬 정도가 심하다. 탄핵을 주도했던 세력이 지금 이 정부에 와서 다시 관건선거, 선거 개입을 자행한다는 것은 개탄스러운 일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문 전 실장은 "수첩이 특임장관실에서 근무하는 분의 수첩인 것으로 확인됐고 그 내용을 보면 김해 지역선거에 개입하고 있는 것이 명백하다"면서 "지금 김해뿐만 아니고 강원도 지역에서도 한나라당 쪽의 불법선거 운동이 드러나서 파장을 주고 있는데 유권자들이 냉정하게 심판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선대위 대변인을 맡고 있는 천호선 전 청와대 홍보수석도 전날 CBS라디오 정관용의 시사자키에 출연해 "수첩의 내용을 보면 상부의 지시에 의한 것이 분명하고, 상부에 보고할 목적으로 조사가 된 것"이라면서 "그 목적은 당연히 이재오 장관에게 보고되는 것이라고 추정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주장했다.
그는 "최근에 이재오 장관이 친이계 의원들 모아서 총력전을 펼치자, 역할을 분담하자, 라고 한 사실과 깊은 연관성이 있다고 보지 않을 수 없을 것 같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현재의 지역 이슈들이 선거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에 대한 메모도 있고 투표율 등이 관건이다, 라고 하는 어떤 전략적 조언이라고 할 수 있는 메모들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천 대변인은 "이명박 정권이 이번 선거를 진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자기 후보들을 당선시키려고 하고 있다는 것이 분명히 유권자들에게 알려져야 하고, 유권자들의 어떤 판단의 기준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딴청으로 일관하는 이재오
특임장관실에 따르면 문제의 신 서기관은, 최근 휴가를 낸 적도 없고 출장을 간 적도 없다. 무단 근무이탈이 아니라면, 업무의 일환으로 김해을 현장에 내려가서 상세한 메모를 작성했다는 이야기가 된다.
친이계 의원들을 모아놓고 선거 전략을 논의한 사실에 대해선 "뭐가 문제냐"던 이재오 장관은 이 문제에 대해선 입을 다물고 있다.
이 장관은 25일 자신의 트위터에 "말로서 말이 많으니 말 말을까 하노라. 득 생각난 옛 시조 한구절입니다"라면서 "까마귀 싸우는 골에 백로야 가지마라.ㅡ옛시조에서"라는 글을 올렸다.
그는 이어 "청렴공정사회는 권력도 분산 되어야 한다는 의견이 아주 많아졌습니다.국민들이 개헌에 관심을 많이 갖기 시작 했습니다.ㅡ최근 한 여론조사에서"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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