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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터 '투표 독려' 15시간 후 선관위 직원 방문…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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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터 '투표 독려' 15시간 후 선관위 직원 방문…왜?

이정희 "SNS 통한 선거운동 가능하게 해야" 공직선거법 개정안 발의

한 트위터리언은 지난 18일 자신의 트위터에 남긴 글 때문에 선거관리위원회 직원의 난데없는 방문을 받아야 했다. 문제가 된 글의 내용은 이랬다.

"4.27 재보선 충북 제천 투표에 참가하고 인증샷을 지참하신 고객님께 흑삼액, 홍삼액, 흑마늘액을 30% 할인된 가격으로 드리겠습니다."

이 글을 남긴지 15시간 후에 선관위 직원 2명은 이 트위터리언을 찾아갔다. 그리고 "트위터에 글을 올리게 된 경위에 대한 확인서를 써 달라"고 요구했다. 이 사람은 자신의 황당한 경험을 역시 트위터를 통해 털어 놓으며 "투표 참가자에게 우리 제품을 할인 판매해 나름 좋은 일을 한다고 생각했는데 슬프다"고 말했다.

트위터와 같은 이른바 소셜네크워크서비스(SNS)를 통한 투표 독려나 선거운동 등은 지난해 6월 지방선거 때 처음 문제가 됐다. 당시 임옥상 화백이 투표 인증샷을 올리면 자신의 판화를 증정하는 이벤트를 열었고 이후 선관위는 이런 행위가 '기부행위에 해당한다'며 문제 삼았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정치 의사 표현의 자유를 속박하는 것"이라며 반발했다.

이번 4.27 재보궐 선거에서도 똑같은 일이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이정희 민주노동당 의원이 19일 SNS 등 인터넷을 통한 상시 선거운동을 허용하도록 하는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발의한 까닭이다.

이정희 의원의 문제의식은 "트위터나 페이스북 같은 SNS는 다양한 정보의 실시간 유통과 의견교환을 가능하게 하고 선거비용도 들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현행 공직선거법 규정은 이를 통한 네티즌들의 정치적 의사 표현을 과도하게 규제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의원은 이 개정안에서 △인터넷 선거운동을 상시적으로 가능하게 하고, △SNS 등 인터넷 소통매체에 대한 법률적 해석을 명확하게 하고, △단순투표 독려행위를 처벌의 범위에서 제하도록 했다. 개정안이 통과되면 현재는 공식 선거운동기간 동안 제한적으로만 가능한 SNS, UCC 등을 통한 선거운동이 상시 가능하게 된다.

특히 임옥상 화백의 경우나 앞선 트위터리안과 같은 투표독려 행위에 대한 처벌도 불가능해진다.

현재 공직선거법은 "특정 후보를 당선되게 하거나 못하게 하는 목적 뿐만 아니라 투표를 하게 하거나 하지 아니하게 할 목적" 모두를 불법으로 규정하고 있다. 실제 이번 재보궐 선거에서도 선관위는 민주당이 몇몇 포털 사이트에 낸 '부재자 투표 참여 독려' 광고와 박지원 민주당 원내대표의 '투표 독려' 라디오 연설을 규제하면서 이 규정을 근거로 들었다.

"재보선에도 직장인에게 '2시간 유급 휴가'를!"

정치권에서는 선거법에 대한 개정 논의가 벌어지고 있는 한편으로 개별 기업들을 중심으로 '재보선에서 2시간 유급휴가 보장'을 위한 운동도 조금씩 힘을 얻고 있다.

시민단체 '직장인작은권리찾기'(대표 정영훈 변호사, 작은권리)는 이날 "나우콤에 이어 도메인 호스팅 업체인 아사달(대표 서창녕)과 주식회사 데이터젠시스템(대표 강경원) 등이 재보선 당일 2시간 유급휴가를 보장하는데 동참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기업은 아니지만 언론인권센터(이사장 남성우) 등 시민단체들도 속속 참여 의사를 밝히고 있다.

이에 앞서 국내 기업 가운데 최초로 IT업체인 나우콤(대표이사 문용식)이 재보궐 선거 당일, 해당 지역 직원들에게 투표 참여를 위한 2시간 유급 휴가를 주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온라인에 기반한 시민단체인 작은권리는 재보궐 선거의 투표율을 높이기 위해 해당 지역 유권자인 직장인들에게 2시간 이상의 유급휴가를 주도록 법에 명문화하자는 운동을 벌이고 있다. 지난 15일에는 경기도 성남시 분당의 IT업체들을 직접 찾아가 동참을 권하기도 했다.

정영훈 대표는 "뜻은 있으나 이름을 밝히기 꺼려하는 중소기업 사장들이 적지 않다"며 "흐름이 만들어지면 동참 기업이 급격히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작은권리는 오는 20일에는 전국경제인연합회를 방문해 협조를 요청할 예정이다. 오프라인의 행동 외에도 온라인을 통할 활동도 계획하고 있다. 활발한 트위터리안으로 알려져 있는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에게 같은 날 트위터를 통해 '2시간 유급휴가 보장 기업'에 동참해 달라고 요청하겠다는 것.

현재는 개별 기업들의 동참을 촉구하는 수준이지만 장기적으로는 법개정이 필요하다는 것이 작은권리 측의 입장이다.

그러나 선관위는 소극적인 입장이라고 이들은 주장했다. 선관위는 지난 13일 작은권리가 제도 도입을 촉구하며 보낸 질의서에 대한 회신에서 "선거권 행사시간을 보장받지 못하는 사례는 신고 받아 고발조치 하는 등 지도하고 있다"며 "재보선에서 2시간 유급 휴가를 주는 문제는 향후 국회에서 법개정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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