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24일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사무처장 인사를 전격 단행했다. 자신이 서울시장 시절 서울시 경쟁력강화본부장과 대변인 등을 역임하며 두터운 신임을 받아왔던 김병일 사무처장을 이상직 호서대 교수로 교체한 것.
이 교수는 대선 당시 이 대통령의 외곽지원 조직이던 선진국민연대 공동의장 출신이다. 국내외 1만 6000여 명에 달하는 자문위원을 둔 거대조직으로, 2012년 재외국민 참정권 확대를 앞두고 정치적 영향력이 증대될 것으로 예상되는 민주평통 사무처장에 선진국민연대 출신이 포진된 것은 적잖은 울림을 남긴다.
현 정부들어 민주평통의 첫 사무처장도 선진국민연대 창립멤버인 김대식 국민권익위 부위원장이었다.
이날 내정된 이상직 교수는 영남대 경제학과 출신으로 대구산업정보대 교수를 거쳐 호서대 벤처전문대학워 노인복지학과 교수를 지내고 있는 인물로 민주평통의 소관 업무와 직접적 연관성이 없다. 하지만 여권에선 조직장악력을 인정받는 인물이다.
그는 지난 2006년 초, 대구에서 이명박 대통령의 지지모임인 '선진한국 국민포럼'을 창립하는데 주도적인 역할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14개 지역에서 국민포럼을 결성해 선진국민연대의 기반을 닦았고 공동의장까지 지냈다.
'영포라인' 논란 등으로 선진국민연대 출신 인사들이 맹비난을 받은 후인 지난 1월에는 선진국민연대 중심의 (가칭) 대통합국민연대를 추진하며 준비위원장을 맡았다. 요컨대 'TK 친이라인 조직통'인 것.
전날까지만 해도 공식행사에 참석했던 김병일 사무처장과 이상직 내정자의 갑작스런 교체를 두고 여권에선 고개를 갸웃거리는 인사들이 많다. 민주평통 유관 부처인 통일부 쪽에서도 "잘 몰랐다"는 반응이다. 김병일 전 사무처장이 이기택 민주평통 수석부의장과 껄끄러웠던 사이였다는 이야기도 들리지만 이상직 내정자에세 새로운 '롤'이 부여될 것이라는 관측도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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