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시아에서 올림픽이 3번 연이어 열린다.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2020년 일본 도쿄 하계올림픽, 2022년 중국 베이징 동계올림픽. 26일 오전 '동아시아평화회의'가 주관한 기자회견에서 사회 원로들은 이 연속된 아시아 올림픽 이벤트를 "다시 올 수 없는 동아시아 평화의 일대 기회"라고 강조했다.
김원기 전 국회의장, 한국기독교협회 총무 김영주 목사, 대한불교 조계종 총무원장인 설정 스님, 한국천주교 주교회의 의장인 김희중 대주교, 이홍구 전 국무총리, 정강자 참여연대 공동대표, 황석영 소설가 등 각계 원로 72명이 이번 기자회견에 이름을 올렸다.
'동아시아평화회의'가 마련한 이날 기자회견에서 원로들은 성명서를 통해 "UN 총회 결의에 따라 평창 올림픽 기간 동안 미국과 북한은 일체의 군사행동을 중단할 것을 요청한다"며 "미국과 북한은 조건 없이 즉각 대화에 나서기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특히 "북한의 참가는 평창 올림픽을 평화의 장으로 만드는 첫 걸음"이라며 "평화의 평창 올림픽은 도쿄 올림픽과 베이징 올림픽과 더불어 동아시아와 세계의 평화를 이끌어 주는 통로가 될 것"이라고 했다.
원로들은 "한국, 일본, 중국에서 개최되는 3번의 올림픽을 평화의 축제로 만들기 위해 세 나라의 동아시아 평화 애호가들이 함께 평화를 위한 연대 운동에 나설 것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이부영 동아시아평화회의 운영위원장은 "한반도 전쟁 위기가 심각하게 진행 중인데도 체념하는 분위기"라며 "설마 전쟁이 나겠냐는 요행심리를 그대로 볼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위기 속에서 진영논리와 대립을 넘어설 길을 찾아야 한다"며 기자회견 취지를 밝혔다.
이홍구 전 총리는 "핵무기 공격을 받아서 많은 희생자를 낸 경우는 1945년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였다"며 "15만 명 희생자 중 약 2만 명이 한국 사람"이라고 말했다. 한반도 비핵화를 견지하고 동아시아 지역의 핵 확산을 막아야 한다는 역사적 당위를 언급 한 것이다.
정강자 참여연대 공동대표는 "시민사회가 진정 희망하는 것은 한미 연합 훈련 연기가 아니라 중단이다"며 "올림픽 기간 중 북한 핵 행동과 한미 군사 훈련이 멈춘다면 대화로 갈 수 있는 길이 열린다"고 말했다.
종교계 원로들 역시 평화올림픽을 기원했다. 김영주 목사는 "도쿄, 베이징으로 연속해서 동양문화권에서 올림픽이 이뤄지고 있다"며 "2024년 평양올림픽이 열리면 (동아시아 평화는) 완성될 것"이라고 밝혔다.
조계종 설정 총무원장은 "안정과 평화만큼 인간이 선호하는 단어는 없을 것 같다"며 "한반도 운명을 한민족이 결정할 수 있게 끝까지 밀고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천주교주교회의 김희중 대주교는 한반도 긴장완화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대화와 협상이 힘들지만, 대화에는 전제 조건이 있을 수 없다"며 "북핵을 포기해야만 대화하겠다는 건 대화 의지 없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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