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이명박 대통령과 안상수 한나라당 대표 등 당청 수뇌부의 만찬 회동 이후 한나라당 '개헌 의총'이 연기되면서 개헌에 대한 청와대의 진의에 대한 해석이 분분하다.
이에 대해 청와대는 "우리가 앞장설 일은 없겠지만 공감대는 있는 것 아니냐"는 입장을 내놓았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24일 "어제 만찬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이야기가 오갔는지 언급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면서 "어제 오후에 청와대 수석회의에서 개헌 문제에 대해 내부적으로 좀 이야기를 했다"고 전했다. 즉, 만찬 회동 이전에 청와대 입장을 정리했다는 이야기다.
이 고위관계자는 "개헌 문제에 관해 청와대로선 줄곧 유지해온 원칙 같은 것이 있다. 개헌은 국회에서 논의할 사항이라는 것"이라면서 "대통령께서 작년 8.15 경축사에서 정치관계법 개정의 필요성을 언급하면서 개헌도 국회에서 논의할 수 있을 것이란 요지로 말씀하셨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현행 헌법이 지난 1987년에 개정된 이후에 시대상황이 많이 변하지 않았나"면서 "그런 변화된 상황에 맞게 개정할 필요성이 있다는 것에 대해선 나름대로 공감대가 있어왔다고 생각한다. 시대 흐름에 맞게 개정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의미라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러나 개헌논의는 어디까지나 정치권의 몫이다. 청와대가 나서서 주도할 사항이 아니다"고 강조하면서 "청와대는 (개헌 논의에) 거리를 두고 있고, 논의에 개입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계속 지켜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이같은 발언은 두 가지 방향에서 해석이 가능하다. 첫째, 이 대통령의 '정치 거리두기' 전략의 일환이라는 것.
현재 청와대는 개헌 논의 뿐 아니라 거의 모든 정치적 현안에 대해선 거리를 두고 있는 편이다. 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 민간인 불법사찰과 '청와대 대포폰' 논란, 정동기 전 감사원장 후보자 사퇴 사태 등에 대해서도 공식적 반응은 거의 없었다. 정치적 현안들과 '얽히는 순간' 스탠스가 꼬인다는 것이 청와대의 분위기다.
둘째, 실제로 청와대는 개헌 논의에 대해 그리 적극적이지 않았다. 임태희 실장부터 수 차례 "그게 되겠냐"는 식의 심드렁한 반응을 보인 바 있다. 이재오 특임장관이나 안상수 대표와 온도 차이가 적잖았다. "되면 좋겠지만 잘 되기 힘든 일에 총대 멜 일 없다"는 분위기란 이야기다.
"부처가 말려서 백신 결단 못했다고? '오버'다"
한편 김무성 원내대표가 '대통령은 구제역 발생 초기에부터 백신 접종을 생각했는데 담당 부처 등의 만류로 결단을 못내렸었다'며 전날 회동에서 오간 이야기를 전한데 대해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손사래를 저었다.
고위 관계자는 "사태 초기에 기에 '방역만으로 되느냐', '백신으로 가면 어떻게 되냐', '청정국 지위와 관계는 어떠한가' 등 모든 것에 대해 토론하며 논의한 것은 맞다"면서도 "처음에 대통령은 백신으로 가려고 했는데 (부처 때문에 ) 못 가서 사태가 커졌다고 해석하는 것은, 우리 표현으로는 '오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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